비엔나 커피숍

"(고개 숙이며)그럼 우리 헤어지는 거 아니죠"

"왜 그런 말을 해"

"(안절부절해하며)왜 자꾸 불안해지는걸까요 전...
바보같다 그쵸"

"(선우의 손을 잡으며)안헤어질거야
공부하는 짬짬이 주말에 올거니까 그 때
잠깐잠깐이라도 보자"

보라의 말에 안심이 된다는 듯
웃는 선우

"(한숨쉬며)다행이다... 누나가 헤어지자고 할까봐
겁났어요 솔직히..."

"(웃으며)쓸데없는 소리
그래도 전보다는 만날 시간 더 줄어들거야
사실 많이"

"(웃으며)괜찮아요 만날 순 있잖아요 그래도"

"(웃으며)커피 먹어 식겠다"

"(천진난만해하며)네 누나도 빨리 먹어요"


그저 좋았다
누나와 헤어지지않는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해
철없는 난 한 가지를 아예 배제해버렸다


-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으니까 빨리 따라잡아야지
그래도 금요일 11시에 계단앞에서 보자"

그랬다
누나의 현실을 잊고있었다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긴 싸움을 시작해야할 그녀가
그에 더불어 나까지 신경써줘야했다

한번에 두가지 일은 못한다 했던 그녀가
자신을 위해 힘든 짐을 두 배로 껴안고
가려고 하고 있다

"괜찮아요 천천히 봐도돼요"

"아 됐어 11시에 만나"

"네 알겠어요 누나
안녕히 주무세요"

전화가 끊기고
실로 긴 생각에 잠겼다

-
누나가 선물로 준 파란셔츠를 입고
누나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12시 5분이 되어가자
저 멀리 치마를 입고 책가방을 맨채
숨을 헐떡이며 뛰어오는 누나의 모습이 보인다

공부에 전념하다
자신과의 약속에 늦을까봐
급히 뛰어오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적어도 몇년간은 저래야할텐데
그 순간순간마다
누나는 뛰어올 것만 같다
날 위해서

"(보라를 안으며)괜찮아요 누나 왜 뛰어왔어요
정말 괜찮은데 괜찮다니까"

괜찮았다
한편으론 괜찮지 않았다
누나에게 짐이 되는 것만 같아
괜찮지 않았고
너무 많은 짐을 진 누나의 모습이
괜찮지 않았다

"누나-


우리...


헤어져요"


"(목소리 떨며)안헤어진다고 했잖아
나 괜찮아
짬짬이 만나면 된다니까"

"내가...


(눈물 흘리며)내가 안괜찮아요

누나 한번에 두가지 일 못하잖아요
사시공부 해야죠


나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기다릴게요

1년이 됐든
2년이 됐든

누나 공부 끝마치고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

"내가 한다잖아
내가-"

"(더 꽉 안으며)그걸 내가 못보겠다구요
누나 힘들어하는 게 보이니까

2년도 기다렸어요
더 기다릴 수 있어요..
저 괜찮아요 정말..


그러니까 다녀와요.."

'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