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자리 욕심에 맨 1~2열에서만 보다가 

원플원 혜택도 받고 싶고, 발 잘리는 것도 아쉽고 전체적으로 한번 보고 싶어서 2층에서 봤어

사람이 콩알만해지고 쌩눈으로는 도무지 표정이 보이지 않아 오늘 관극은 노래만 듣고 오는건가? 싶었는데

오츠카와 눈싸움 해가며 잘 봤음! 

2층에서도 역시나 오열을 ㅠㅠㅠ

오늘 인상적이었던 점과, 2층에서 느낀 점을 대강 써보자면 

1막

팡틴의 I dreamed a dream 

오늘 팡틴의 아드드 정말 좋았어ㅠㅠ 내 가슴을 막 후벼파는 .. 

여름 날의 꿈같은 사랑을 추억하며 가을을 지나고 겨울이 되어 지옥에 사는 삶을 노래하는데

그 처절함이 한결 더 깊어진 것 같아

불행한 내 삶은 삶이지만, 한바탕 울고 다시 툭툭 주먹쥐고 일어나는 모습이 위태로우면서도 애처롭고 슬퍼보였어 

One day more 

이 넘버 하나만으로도 레미제라블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넘버, 언제 들어도 벅차오르는 넘버 

다른 각도에서 보니 또 새로운 모습이었다 

열을 맞추어 행진하는 민중들 모습을 전체적으로 보고 목마탄 가브로쉬, 붉은 깃발 흔드는 모습 .. 

앞에선 가브로쉬도 뒤의 민중들도 깃발도 잘 안 보였었는데 위에서 보니 더 멋있었어 

2막 

On my own 이 끝나고 두렵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는 연약하고 외로운 소녀 뒤로 다가오는 바리케이트 

내가 레미제라블에서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야 ㅠㅠ

Little fall of rain 

이제껏 레미제라블 여러번을 봤지만, 에포닌이 죽기 전 마리우스에 안겨있을 때 그 표정을 난 어째서 오늘에서야 보게 된 걸까 

총에 맞고 죽을 때가 되어서야 혼자서 짝사랑 하던 마리우스가 자신을 안아주고 바라봐준다 

다가온 죽음 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 품에 안겼다는 사실만이 중요하고 행복해하는 그 표정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대답 없는 혼자만의 사랑이었는데 이제서야 품에 안겨 얼굴 맞대고 눈을 바라보고 팔을 쓰다듬고 ... 

이제껏 지루하다 생각했던 넘버였는데 눈물 질질 ㅠㅠㅠ

Bring him home 

바리케이트 전투 장면도 정말 멋있었어 

조명으로 급박하고 역동적인 전투 장면을 잘 표현한 것 같아 

멀리 총으로 겨냥해 쏴 죽이던 적들이 총으로 찍어 누르고 발로 차 떨어뜨려야 할만큼 가까이 왔을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여자와 가족이 딸린 자를 바리케이트 밖 집으로 돌려 보낸다 

그랑테는 내내 붙어지내던 자신의 친구 가브로쉬를 돌려 보내고 슬픔과 두려움 이런 저런 감정에 뒤엉켜 다시 술병을 들고 한쪽 벽에서 힘들어하는데, 

이 때 가브로가 몰래 쪼르르 다시 바리케이트 안으로 숨어 들어온다 

그 모습에서 또 오열 ㅠㅠㅠㅠ

그랑테 반대편으로 숨어들어와서는 탄알이 부족해 거리로 나서려 하는 마리우스와 말리는 장발장의 대화를 듣고 

테이블 위에서 결심하는 가브로쉬의 모습이 너무 의젓하고 그래서 슬프고 ㅠㅠㅠㅠ

가브로쉬가 빠르게 바리케이트 밖 거리로 나가고 쟤를 붙잡아 어서!! 외쳐보지만 이미 상황은 늦었고 ... 

뜨악한 그랑테의 모습이 어찌나 슬픈지 ㅠㅠ

오열 질질 ㅠㅠㅠㅠ

오늘 진짜 바리케이트에서 완전 오열 ㅠㅠㅠ

The Sewers

멀리서 보니 진짜 하수구를 걸어나오는듯한 느낌이더라

Empty chairs at empty table 

이 장면 정말 기대했던 장면이었는데, 1열에서는 발이 모조리 잘리고 맨 앞의 촛불 외에 뒤에 촛불은 안 보여서 답답했었어

2층에서 모든 촛불을 다 보니 속이 다 시원 .. 

이 부분 연출 정말 좋아하는데 오늘도 연출의 힘을 제대로 느꼈어 

촛불에 아른거리는 ABC 동료들의 환영, 그 촛불들이 꺼지며 사라지는 동료들 ㅠㅠㅠㅠ

오늘 레미제라블도 정말 좋았어

이만큼 봐도 또 눈물 흘리고 매번 다른 부분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게 되다니 ...

1막에서 내 오츠카와 눈싸움 하느라 힘들었지만, 앞열에서는 오히려 볼 수 없던 장면과 표정도 있었고 연출도 새롭게 느껴졌어 

관크 걱정했으나 시작 전 안내멘트를 해서인지 내 주변은 비교적 청정했었어 

멀지 않은 곳에서 폰딧불이 반짝였는데 무개념 한 관객이 수 많은 주변 관객의 감상을 헤치는구나 .. 싶은 것도 새삼 느꼈고 

무튼, 좋은 작품임을 오늘도 역시 느꼈고 

새로운 각도에서 보니 또 다른 느낌이라 뭔가 작품 마스터 하기 위한 퀘스트 통과한 느낌도 든다

내년 원플원엔 레미 없는 것 같은데 막차타서 참 좋았고 2일 남았으니 혹여나 원플원 풀리거나 파티원 구하는 글 올라오면 많이들 가서 볼만한 것 같아

오늘 내가 앉은 자리가 원플원 아니면 8만원이고 할인 아무리 받아도 5,6 만원은 주고 가야 하는 자리인데 실은 그정도 돈값하는 자리는 아닌.... 것..같ㅇ...

음향은 잘 모르겠더라 무슨 차이 있는지 2층도 답답해 ㅋㅋ

대체 발이 안 잘리는 열은 몇열인지 모르겠지만 앞으론 다시 1층 앞열에서 팽팽 돌아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