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ㅇ 불쌍해 보이더라.

이제까지 그냥 개그스러워보이기만 했던 닉이

차별과 편견의 시선때문에, 케이블카에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 교활한 여우' 를 만들어 갔다는 게.

닉에게 있어서 차별은 너무도 당연한 거였음.

실제로 주디가 닉을 처음 봤을때도, 웬 차가 급하게 멈추면서 "여우!" 라고 소리지르는 장면이 있었지.

닉은 억울한 듯이 항의의 몸짓을 한번 하고 지나가 버리지만

생각해 보면 제작진은 그걸로 '차별과 편견의 지독함'을 부각시킨 것 같다.

주디 역시 아이스크림 가게로 닉을 쫓아간 계기는 특별한 게 없음. 그냥 대상이 여우였기 때문이지.

닉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주디의 여우 퇴치 스프레이를 알아챘지만 굳이 지적하지 않은 이유는

그런 대우를 받는 게 너무도 당연했기 때문이겠지.

그 경찰 보스도 닉을 보자마자 바로 "나보고 여우 말을 믿으라고?"라고 하지.

케이블카에서 주디가 "넌 나쁜 여우가 아니야" 라며 위로하자 어색해하며 황급히 말을 돌리는 것도,

난생처음으로 받은 따뜻한 대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이겠지.

그러면서 목숨을 살려준 주디를 조금씩 믿어가다가, 주디의 연설에서 그녀가 무의식중에 갖고 있던 편견을 듣고

또 스프레이에 손을 갖다대는 주디를 보고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을듯.

열심히 쓴 경찰 지원서도 팽개치고 뒤도 안 돌아본채 박차고 나가는 모습이 그가 받은 충격의 크기를 설명해 줌.

주디가 자기 잘못을 깨닫고 사과하러 갔을 때, 

굴다리 밑에서 등을 돌리고 햇빛 아래에 서 있던 닉의 뒷모습이 왠지 짠하더라.

이제까지 차별과 편견으로 인해 어떤 인생을 살아와야 했는지 그 뒷모습이 말해주는 것 같았음.

그만큼 주디의 눈물어린 사과에 화해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ㄹㅇ 디즈니 캐릭터 하나는 존나 잘 뽑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