즘 업계 사람 만나면 빠지지 않는 대화 주제는 단연 '송중기'다. 시청자들만 팬들만 마음 빼앗긴 건 아니다. 송중기 한번 구워삶아 작품에 넣거나 광고 찍거나 인터뷰 하고 싶은 관계자들이 널렸다. 그런데 송중기에게 줄을 대려면 당연히 매니저와 연락이 닿아야 하는데 그게 또 하늘의 별따기다. '송중기 매니저랑 통화가 안 된다'며 한숨 쉬는 소리를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겠다. 

송중기 매니저는 데뷔 때부터 함께 한 김정용 이사다. 40대 중반의 그는 과거 톱스타들의 현장 매니저로 잔뼈가 굵었다. 최지우 송승헌 손태영 등 곁에서 금이야 옥이야 챙겼던 사람이다. 한때 소속 연예인이 100명이 다 됐다는 싸이더스HQ에서 오래 일했다.

송중기가 3년 전 전 소속사 싸이더스HQ를 나와서도 김 이사와 손을 잡고 블러썸 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튼 건 그 당시 업계 미담 중 하나였다. 송중기는 군 입대 전 드라마 '착한 남자'와 영화 '늑대소년'이 잘돼 스타 반열에 오르자 김 이사에게 보은의 의미로 꽤 좋은 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둘은 떼려야 뗄 수없는 막역지간이다.

적어도 2016년 봄, 송중기 매니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매니저다. 김 이사는 국내 업무 뿐 아니라 아시아 투어나 광고 계약 등 해외 업무까지 모두 진행해야 한다. 일단 전화를 10통 걸어도 연락 닿기가 어렵다는데 이유가 대부분 통화 중, 미팅 중이어서다. 휴대폰이 제 기능을 까먹고 버벅댈 정도로 하루에도 수백 통의 전화가 몰려들고 있다는 것. 이쯤 되면 사실상 미팅 진행도 어렵다. 사람을 만나 앞에 두고 얘기라도 나눌라치면 5분마다 울리는 휴대폰 때문에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 정도니. 

한번 만나자, 얘기 좀 하자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지만 일일이 응답할 수 없는 현실. 업계에선 '김정용 이사 만나는 것보다 송중기 직접 만나는 게 더 빠를 판'이란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도리어 배우는 드라마가 사전제작된 덕에 비교적 여유롭건만 매니저는 몸이 열개라도 모자를 상황이다.

송중기는 과거 김 이사가 직접 발굴해 싸이더스에 계약시켰다.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정식 데뷔하기까지 연습생 시절도 있었다. 당시 싸이더스는 전지현 조인성 장혁 한예슬 차태현 등 톱 배우들을 비롯해 거의 100명에 가까운 연예인들이 소속된 국내 최대 기획사였다. 많은 연기자 지망생들이 왔다 갔다 했고 송중기 역시 그들 중 하나로 시작했다. 뽀얀 피부에 맑은 눈을 반짝이며 월말평가(연습생들을 대상으로 매월 내부 시험 진행)를 받고 점수표에 울고 웃던 시절이, 송중기에게도 있었다. 그 전까지 무수한 톱스타들을 관리했던 김 이사는 송중기란 원석의 가능성을 무한 신뢰하며 계속 곁을 지켰다. 드디어 '쌍화점' 조단역으로 첫 촬영 했을 때도, 2010년 드라마 '산부인과'와 '성균관 스캔들' 촬영을 할 때도 김 이사는 현장 매니저도 마다하고 직접 같이 다니며 새우잠을 잤다. 

그리고 2016년 송중기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가 모두 만나고 싶어 하는 최고의 스타가 됐다. 그 곁에 그대로 김 이사가 있다. 김 이사는 요즘 "어머니 얼굴도 본지가 너무 오래됐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한다. 그러나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정상까지 오른 그 쾌감, 과연 어떨까. 배우의 성장과 성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매니저의 오늘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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