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뷰는 아니겠지만, 일단 나름대로 국내 1호 VKB Gladiator Flight Control System 의 오너다 보니 리뷰를 작성 해 보도록 하겠음.

덧글/태클 환영

 1. 구성품과 첫 인상

 2016년 6월 말에 주문했는데, 러시아에서 미국까지 물량배송을 한 후 미국 아마존에서 한국까지 다시 배송을 해야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통해 2016년 7월 14일에야 겨우 내 손에 도착함. 무려 Amazon Prime 2-day shipping 을 썼는데도! (사실 물량확보에 1주일가량 소모가 되었기 때문에 실 배송기간은 7~8일정도임 갓마존 개꿀 ㄹㅇ) 

 총 구매 비용은, 물품값 99.99달러 + 미국내 세금 9.00달러 + 배송대행지 국제 배송비용 15.00달러

 = 도합 123.99달러 ( 한미FTA로 200불 미만 개인사용 물품은 관부가세가 면제되므로 추가 관부가세는 없음) 

 여하간, 러시아에서 미국의 플로리다 주 Ruskin의 아마존 Facility를 거쳐, CA의 Gardena 에 있는 몰테일 배송대행지를 통해 LAX ~ ICN의 국제 화물항로를 타고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VKB Gladiator 국내 1호품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컴팩트 하다는 것' 이었음. 필자의 생각으로는 대충 HOTAS Warthog 혹은 그보다 더 큰 대형 FCS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높이가 Thrustmaster 의 T.16000M과 비슷 혹은 그보다 조금 더 컴팩트한 사이즈에 놀랐고, Historical KG-12 Replica Grip 역시 의외로 손에 딱 맞는 사이즈라서 한번 더 놀람(서양인 손에 맞춰졌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니더라고. 아니면 내 손이 큰건가?) 

 기존에 사용하던 Thrustmaster T.16000M은 그립의 크기가 서양인에게 맞춰저 있어서 손이 작은 사람들은 사용하기가 힘들었다고 하는 불만이 있던걸로 아는데, 적어도 VKB Gladiator 는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정도임.

-이제 막 도착해서 Unbox한 직후의 VKB Gladiator 와 사용 설명서, 2년간 제품 보증한다는 내용의 보증서.

-조이스틱 보호를 위해 겉박스 안에 한번 더 종이박스를 통해 2중 포장이 되어있었음.

 2. 그립감과 조작감, 정밀도

-필자의 손에 딱 맞는 KG-12 Historical replica Grip 

-기존에 사용하던 Thrustmaster T.16000M 과의 사이즈 비교. T.16000M보다 좌우로는 좁고 앞 뒤로 긴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전체적인 접지면적은 비슷함.

 처음 VKB Gladiator 를 손에 쥐었을 때 든 느낌은 '가볍다, 부드럽다' 이 두개의 느낌이 동시에 들었음. 동시에, 스틱의 Base 부분은 알루미늄 금속판과 마찰용 고무조각으로 마감이 되어서 컴팩트한 면적에 비해 스틱의 밑부분을 안정적으로 고정시켜, 스틱 조작시 스틱이 들린다거나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음.

 스틱의 조작감을 이야기 하자면, 기존의 스프링 장력을 이용한 스틱들 (Saitek cyborg F.L.Y 5 / Thrustmaster T.16000M) 과 달리 아주 미세한 힘을 통한 조작만으로도 스틱이 충분하게 반응해줌과 동시에, Helical spring이 아닌 특징적인 Gimbal 을 이용한 Tension system을 통해 X, Y축과 기타 축의 스틱포스가 달라서 내가 스틱을 어느방향으로 얼마나 당기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음. 거기에, 기존의 통념과 달리 Gimbal 을 사용한 텐션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Twist rudder 기능 역시 지원하고 있으며, Twist Rudder의 텐션은 T.16000M과 비슷한 아주 묵직한 텐션감을 보여줌. 또한, 스틱 하단의 원형 고무 마감재 처리로 인해 스틱 내부로 외부 오염물질의 유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스틱 조작시 부드러움도 한층 더해준다는 느낌을 받음. 마치 옛날 수동기어 자동차의 기어조작 스틱을 조작하는 느낌?

 스틱의 키감 역시 아주 훌륭한 수준으로, 기존 Thrustmaster T.16000M의 키감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상쾌한 느낌' 을 제공해 줌. T.16000M의 그 똑딱이 버튼 위에 트리거 모양 캡만 씌워둔 트리거와는 달리 고급형 스틱의 Clicky 한 트리거 키감은 사격시 손맛을 배가시켜 줄 것으로 생각함. 실제로 써본 결과도 T.16000M에 비해 아주 우수했고. 기타 스틱의 버튼들 역시 내가 확실하게 입력했구나 하게끔 알려주는 똑딱이 형태의 버튼을 사용하여 나쁘지 않은 키감을 제공함. 그 외에, 8방향 Hat-key가 스틱 그립을 잡았을 때 정확히 오른손가락이 위치하는 곳에 존재하여 오른손가락의 동선을 최소화 하는 설계도 눈에 띔.(위의 Grip 사진에서 우측에 툭 튀어나온 버튼이 8방향 HAT-key)

 이렇게 부드럽고 약한 텐션에도 불구하고, 실제 스틱의 정밀도는 아주 우수한 수준으로, Precision tester 를 통해 정밀도 테스트를 해 본 결과 필자의 손 움직임에 거의 100% 일치하는 입력값을 보여주었음.

-VKB Gladiator FCS의 Precision tester 시험 이미지. X/Y축과 기타축 텐션차이가 존재하는 Gimbal 형태의 텐션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깔끔한 원을 그릴 수 있을정도로 조작 정밀도가 우수함.

 단, 기존의 강한 텐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스틱의 조작감이 아주 밋밋하게 느껴질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함. 전체적으로 VKB Gladiator FCS의 텐션이나 스틱포스는 CH에서 제조한 CH Fighter stick과 유사하다고 봄. 즉, 개인차에 따라 손맛은 조금 덜 느껴질 수도 있음.

(사실 여기서 Force feedback 기능만 지원해줬다면 정말 갓갓스틱이었을텐데...)

-Thrustmaster T.16000M과 VKB Gladiator FCS의 텐션, 스틱포스 비교 영상. 사실 T.16000M 의 텐션이 객관적으로 강한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강텐션으로 느껴질 정도로 VKB Gladiator FCS의 텐션은 약하고, 부드럽다.

-VKB Gladiator FCS 내부에 사용된 2세대 MaRS Gimbal. 기존의 폴리머 재질 플라스틱이 아니라 유리섬유를 이용한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마모와 외부 충격에 더 강한 내구성을 띈다고 자랑하고 있는데... 글쎄..? 써 보면 알겠지.. 

-(First, we replaced the typical poly plastic material of the previous gimbal. Now the loading mechanism (gimbal) is made of reinforced plastic containing glass fibers, which is sturdier. : http://forum.vkb-sim.pro/viewtopic.php?t=2282에서 발췌)

 3. 기타 특징들

 그 외에도, VKB Gladiator FCS 는 다양한 버튼의 조합을 통해 HOTAS 가 아닌 보급형 FCS 치고는 매우 다양한 29종류의 Input Mapping 기능을 제공 해 줌. 

-VKB Gladiator FCS는 Mode 버튼과 Shift 버튼을 통해 11개의 버튼만으로 29개의 Mapping 값을 지정할 수 있음.

 사실 필자는 젯심보다는 프롭심 위주의 플레이를 즐기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매핑값을 차마 다 쓸 수 없지만, DCS 1944의 Study-sim 계통의 프롭심이나 젯심에서도 인풋값을 부족하지 않게 하나의 스틱에 매핑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함.

-KG-12 Historical Replica Grip의 가장 큰 특징, 실제 KG-12 Grip처럼 트리거 핀을 스틱 위로 젖힐 수 있다.

 또한, 2차대전 당시 Luftwaffe에서 사용했던 KG-12 Grip을 복제했다는 세일즈 포인트를 증명하듯, 우수한 재현도의 스틱 그립과 함께, 트리거 핀을 스틱 위로 젖혀서 안전모드로 만들 수 있는 기능도 구현해 주고 있음. 아쉬운점은, 저 트리거 핀을 젖힌 상태에서 스틱 헤드의 버튼을 누를 수 있다면 좋았겠으나 그것은 구현 해 주지 못함.. 아마 그건 차후 발매될 VKB Gladiator PRO 버전 혹은 Gunfighter 버전에서 구현해 줄 지도..?

-VKB 에서 제작된 다른 제품(VKB T-Rudder Mk series와 차후 개발될 장비)과의 직접 연동을 위한 케이블 어댑터

(In the front panel of the Gladiator there are two connectors. In the "Pedals" connector you can connect pedals such as the VKB T-Rudder and previous VKB Mk18-Mk21 rudder pedals. The "SYS" connector is for connecting future control devices that are still in development or on the drawing board. A throttle and additional multifunction panel come to mind : http://forum.vkb-sim.pro/viewtopic.php?t=2282 에서 발췌)

 스틱의 전면부에는 VKB 제조사의 다른 제품들 (러더페달 등) 과 USB 포트를 통하지 않고 All-in-one 형식으로 각자 연결을 통해 합체가 가능한 케이블 어댑터가 존재함. 아직까지 VKB에서 제대로 된 항공기용 러더페달이나 스로틀 관련 제품은 나오지 않았지만, 차후 그쪽 계통의 제품이 출시되면 USB 케이블 하나로도 세 종류의 제품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돋보임.

-VKB Gladiator FCS 용 Calibration program 'WIZZO'

다른 제조사의 FCS와 마찬가지로 VKB Gladiator FCS 역시 독자적인 스틱 Calibration 을 위해 'WIZZO' 라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음. 이를 통해 스틱의 Dead zone 이나, 민감도, Nonlinear(비선형성) 셋팅등을 각자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설정값은 스틱 내부의 메모리 칩에 저장되어 추가적인 설정 없이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됨.

 4. 총평

 일단 필자 입장에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제품임. 2대전 가상 파일럿을 위한 KG-12 Replica Grip, 보급형임에도 Gimbal 구조를 이용한 텐션 제공과 동시에 Twister Rudder 기능 제공, 훌륭한 키감, 유리섬유를 이용한 강화 플라스틱으로 업그레이드한 내구성까지.

 다만, 국내에서는 구하기가 조금 쉽지 않은 점(국내 구매가 불가능하고, 중국이나 미국에서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해야 함)과, 텐션의 호불호가 갈리는 점 등에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눈에 띄지만. 100달러 조금 넘는 보급형 Flight Control System 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능한 수준이며, 2대전 비행심을 즐기거나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과감히 추천할 수 있을 Quality 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함.

=KVFS=DeltaSB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