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락햄릿이라는 제목과, 그리고 첫 넘버를 듣는 순간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아닌, 완전히 재구성된 햄릿을 기대했어. 예상과 다르게 극의 구성과 내용은 원작에 매우 충실하더라. 

첫째로 무리하게 동서양의 느낌을 접목시킨 느낌이 났고, 둘째로 극과 넘버가 너무 따로 논다는 느낌이 심했어. 햄릿 넘버 이름이 '제망매가'였다고 하면 상상이 될까. 넘버 가사들도 고려 가요나 시조에서 따온걸로 보이는게 제법 있었어. 

전체적으로 초기 창작 뮤지컬이다보니 완성도가 매우 떨어졌고 내가 봤던 회차는 박효신-진주가 각각 햄릿-오필리어 페어였는데.. 두 배우, 아니 당시에는 배우라고 말하기도 민망했지. (현재 어떤 위치인지는 차치하고, 당시에 반짝 신인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가수는 한마디로 티켓팔이를 위한 '연예인 캐스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특히 박효신 배우, 요즘은 먹금극만 해서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매우 부정확한 딕션, 과한 애드리브 그리고 부담스러운 창법으로 뮤지컬 무대에서 'R&B'를 하는게 아니냐, 하는 비판도 제법 많이 받았어. 연기력도 많이 부족했고. 

많은 아쉬움이 있던 극이었지만, 한국의 초기 창작 뮤지컬로서 이 런 시도가 없었다면 현재 올라오는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들도 없었을거라 생각하면 오히려 의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