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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픽 63화

ㅇㅇ(180.70) 2018.09.23 11:38:10
조회 807 추천 46 댓글 3

다들 메리메리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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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고, 건우야?”

 네가 내 인질이라고! 나 지금 선생님 협박하는 중이거든.”

 

얼굴에는 덕지덕지, 얄미운 미소가 한 가득이다.

 

 선생님이 제 부탁 안 들어주시면, 저 사람들한테 다 얘기해 버릴 거에요! 그럼 단원들이 루미 따라다니면서 막 이것저것 캐물을 걸요?”

 !”

 

도대체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뭐라 대꾸라도 해줄 텐데. 마에는 하도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뱉어냈다. 이제는 아주 겁을 상실하다 못해, 간을 배 밖으로 빼놓고 다니지. 아무래도 요즘, 제가 너무 오냐오냐 해줬나 싶어 이번엔 된통 야단을 칠까 생각하는데. 상황 파악이 대충 끝났는지, 루미가 자신보다 먼저 선수를 친다. 물론 저와는 대화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긴 했지만. 실소를 내뱉으면서도 그가 하고 싶은 말을 얼추 그대로 전하는 그녀였다.

 

 뭐야, 강건우. 아주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네……. 선생님, 그래서 제가 지난 번에도 말씀 드렸잖아요. 그냥 얘, 제자에서 확 잘라 버리자니까요!”

 안 그래도 지금 생각 중이야.”

 , 두 사람 아무리 그래도 진짜 너무한 거 아니에요?”

 그래서 뭐로 협박 중이신데요, 친구님?”

 “……공연.”

 공연? 무슨 공연?”

 뮤직 페스티벌 초청 공연! 선생님께 지휘해달라고 조르던 중이었거든.”

 ?”

 , 너도 혹하지? 인질 말고 아예 한 패 할래?”

 아유, 진짜…….”

 

안 그래도 꼭 좀 나와달라기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부리나케 뛰어왔더니. 그 앞에 앉아있는 마에의 뒷모습을 본 순간, 왠지 모를 싸한 느낌에 소름이 돋았달까. 그래도 설마하니, 그에게 지휘를 해달라 부탁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보아하니 마에, 그는 건우의 부탁을 단번에 거절한 눈친데. 사실, 저도 그나 다른 단원들 못지 않게 아니, 그보다 더 그와의 공연을 좋아했던 건 사실이었다. 그의 지휘를 실제로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면 더 바랄게 없는 것도 사실이었고. 그런 저의 속을 훤히 다 아는 건우는, 공연이라고 하면 제가 그의 편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 모양. 하지만 어쩐지 얄미운 그 표정에, 더 편들어주기 싫어졌다고 해야 하나.

 

 네가 선생님 설득 좀 해주라! 너도 선생님 공연하는 거 보고 싶잖아.”

 

그리고 굳이 또 서라면 제가 누구 편을 서겠어. 만날 그렇게 놀려대면서 정작 이럴 땐 마에와 제가 무슨 사이인지, 건우는 까맣게 잊은 듯 했다.

 

 난 또 급한 일이라고 해서 한참을 뛰어왔더니. 친구님, 그런 일은 독자적으로 해결하세요.”

 ?”

 난 간다.”

 

새초롬한 표정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루미에 건우는 진심으로 놀란 듯, 루미의 팔을 붙잡았다. 물론, 그녀의 그런 반응에 마에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지만. 건우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한쪽 눈썹만 치켜 올린 채, 잠자코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는 것이랄까.

 

 뭐야, 진짜 가게?”

 !”

 ?! 아니, …….”

 뭐 좀 가져다 달라고 해서, 언니 회사 가는 길에 잠깐 들른 거야. 선생님 저 가요, 이따가 연락 드릴게요.”

 

미리 구색을 맞춰놓고 저를 속이는 건 아닐 텐데. 평소와는 너무 다른 루미의 반응이나, 그걸 또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며 그녀의 말에 고개만 끄덕이는 그나,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도무지 이 상황에 따라가지 못하는 건우는 두 눈만 떼구루루, 굴릴 뿐이었다.

 

 !”

 콩쿠르 준비 잘해라!”

 

그러고는 가게는 나서는 그녀에 이번에 할 말을 잃어버린 사람은 다른 아닌 건우랄까.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더니. 설마 루미가 제 부탁을 거절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그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어째서인지 사람이 점점.

 

 쟤 아무래도 선생님 닮아가나 봐요.”

 !”

 

반쯤 넋이 나간 건우의 그 중얼거림에 마에는 혀를 한 번 차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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