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이돌 재기 오디션, ‘실패’ 아닌 ‘재조명’이 우선

KBS가 아이돌 재기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아이돌의 실패에 집중하기보다, 한 명이라도 더 재조명시키겠다는 목표를 이뤄내는 것이 성공을 위한 비결이다.

BS 예능국 관계자는 4일 오전 fn스타에 “아이돌 재기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이 확정됐다. 방송 시기는 오는 10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선발 인원과 최종 합격 인원은 아직 정확히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가제는 ‘더 파이널 99매치’이다. 1년 전부터 기획을 해왔으며 70억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일반인이나 기존 연습생들을 상대로 했던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앨범을 한 번이라도 발표한 경험이 있는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다. 데뷔한 이력이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을 다시 키워내겠다는 목표다.

최근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는 이미 데뷔했던 아이돌이 출연해 논란이 일었지만, 결국에는 해당 멤버들도 뜨거운 관심을 받아 기존 그룹을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사례를 보면 KBS의 ‘더 파이널 99매치’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일부 네티즌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흥행하지 못한 아이돌을 ‘실패’라고 규정짓는 것과 너무 많은 참가자들로 인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또 주목 받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이다.

지난해 ‘프로듀스 101 시즌1’이 첫 방송됐을 당시 101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참가자들을 불러 모은 게 화제가 됐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다양한 재미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편파적인 분량으로 주목 받지 못한 참가자들도 생겼다.

‘더 파이널 99매치’를 향한 조심스러운 시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프로그램은 남녀 각각 250명씩 모집, 각각 9명씩 선발해 데뷔를 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BS 예능국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된 만큼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101명을 모집했을 당시에도 이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담아내는데 무리가 있었는데, KBS는 과연 500여 명의 참가자들에게 골고루 관심을 나눠줄 수 있을까.

‘더 파이널 99매치’의 핵심은 스타가 되고 싶은 간절함을 이끌어내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이 이 핵심에 따른다면 아이돌의 모습을 ‘실패’라고 규정짓기보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만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램은 한 명이라도 더 주목해서 가능한 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재조명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할 책임이 있다. 만약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다를 바 없는 편파적인 비중과 화제성에만 집중한다면 멤버들의 간절함을 이용해 다시 한 번 상처를 주는 데에 그칠 뿐이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최종 인원에 선발되지 않아도 웃을 수 있는 진정한 ‘재기’ 프로그램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더 파이널 99매치’는 현재 ‘뮤직뱅크’ 책임 프로듀서인 한경천 CP를 필두로 ‘김승우의 승승장구’ ‘개그콘서트’ ‘해피투게더3’를 한 박지영 PD, ‘인간의 조건’ 원승연 PD, ‘노래싸움-승부’의 손수희PD가 맡는다. 심사위원과 참가자 등은 아직 미정이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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