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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위기의 아렌델 #2

아렌델 파수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5.16 23:35:15
조회 881 추천 29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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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렌델 #1
https://m.dcinside.com/view.php?id=frozen&no=1470189

 

 

 

 

*

 "이번에도 거절당했는가?"

막 아렌델로 갔던 사신의 보고를 받은 위즐턴의 국왕이 이제는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 듯, 하지만 슬픔에 젖은 얼굴으로 말했다. 책상 옆에 그가 밀쳐 놓은 서류에는 아렌델에 수출하던 담요를 생산하는 방직 공장의 대규모 파업 사태, 그리고 전국 곳곳의 대도시에서 일어나는 폭동에 관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죄송합니다...."

아렌델과의 단교 후 불과 2년 사이에 위즐턴은 심각한 경제적인 침체를 맞이했다. 이 끔찍한 일의 원흉인 공작은 모든 지위와 권한(그리고 가발)을 몰수당한 채 고향에서 근신하다가 몇 달 전에 죽었다고 했다. 끔찍한 비난과 죄책감, 그리고 스트레스때문에 공작 자리를 내놓은지 2주만에 폭삭 늙어 버렸다는 소문도 있었다. 몇 주 전부터 공업 지대를 중심으로 위즐턴 전역에 파업과 폭동, 데모가 줄을 이었고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는 이제 겉잡을 수 없이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렌델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또다시 사신을 보내 봤자 결국 또 빈손으로 오게 될 것이다, 아니 엘사 여왕의 말을 빌리면 사신을 냉동시켜서 바다에 둥둥 띄워서 돌려 보낸다고 했다.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 왕은 머리를 싸매쥐었다. 빌어먹을 공작!

 

그 때였다. 불현듯 어떤 생각이 왕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

 "카이?"

아침 조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카이의 뒤에서, 엘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란 카이는 하던 일을 멈추고 황급히 뒤로 돌아 자세를 바로잡았다.

 

 "여, 여왕님? 여기는 어쩐 일로...."

엘사가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어제 저녁의 일은 죄송했어요. 잘 아시잖아요? 제가 위즐턴 얘기만 나오면 엄청 민감해지는거...헤헤."

멋쩍게 웃는 여왕

 

 "아닙니다, 싫어하시는 줄 뻔히 알면서 늦은 시간에 실례를 범한 제 잘못이지요."

 "잘 아시네요."

 "네?"

갑자기 엘사의 입에서 튀어나온 의외의 발언에 카이는 흠칫 놀랐다. 엘사는 표정을 고치더니 목소리를 깐 채로 카이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잘 아시면, 앞으로 제 인생에 '위즐턴'이라는 단어가 엮이지 않도록 협조해 주세요."

 

 

 

 

 

 

 

 

 

*

 위즐턴 왕립 연무장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전장에는 대포와 머스킷 소총들이 등장하고 있었지만, 연무장에서의 검술, 창술 훈련은 하루도 그칠 날이 없었다. 정규군들이 진법 훈련, 기마 훈련, 사격 훈련을 받는 어지러운 풍경 속의 한켠에 한 잘 빼입은 청년이 어설프게 목검을 쥐고 교관과 대련을 하고 있었다.

 

 "에페!"

교관이 길게 뻗은 목검이 청년의 목검을 쳐냈다. 청년의 목검은 힘없이 튕겨져 나가 연무장 바닥을 뒹굴었다. 당황한 청년은 다시 칼을 주우러 허둥댔지만 이내 교관의 목검이 청년의 목을 겨누었다. 망연자실한 채로 양 손을 들어올린 청년 앞에 선 교관이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실전이었으면 그대로 죽는 겁니다, 왕자님."

 "으... 또 아버지, 아니 폐하에게 말씀드릴 건가요?"

 

교관이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말했다.

 "몇 년을 연습해도 나아지지를 않으니... 어제 가르쳐 드린 기술들은 하나도 쓰지 않으셨군요."

 "죄송해요..."

 

새카만 머리카락을 가진, 다소 유약해보이고 팔의 잔근육조차 없는 이 청년, 얼핏 보면 아직 십대로밖에 안 보이는 이 청년이 바로 다름아닌 위즐턴의 차기 왕위를 이을 왕자였던 것이다.

 "왕자님도 올해로 스무 살이십니다. 게다가 요즘은 왕자님께서도 아시다시피 나라가 흉흉하지 않습니까? 강하게 자라나셔야 대의를 받들 수 있습니다."

 "하,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검술이며 궁술이며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요? 제가 좋은 왕이 되는 것하고 이게 무슨 상관이죠?"

 

 "후우-"

교관이 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을 이었다.

 "군주는 문무를 겸비해야 합니다. 당장 배우는 일들이 아마 평생 단 한번도 쓰실 일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왕자님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하게 될 지도 모르는 것들입니다."

 

이윽고, 저 편에서 다른 교관이 왕자를 불렀다.

 "필립 왕자님! 바로 승마 수업이 시작될 겁니다! 빨리 이쪽으로 오십시오!"

우람한 교관들의 손에 붙들려, 왕자는 연무장 안의 승마 훈련장으로 질질 이끌려갔다.

 

 

 

 

 

 

 

 

*

 "안나, 또 그거 들고 노는거에요? 위험하다고 몇 번을 말해요!"

막 뜬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고 이슬이 맺힌 풀숲 덕에 한결 촉촉한 공기가 가득한 아렌델 인근 숲. 크리스토프가 또 석궁을 들고 노는 안나를 말리는 소리였다.

 

물론 안나에게 그의 말 따위가 들릴 턱이 없었다. 일렬로 빼곡히 늘어선 과녁에, 안나가 그동안 쏘았던 것 같은 화살들이 가득 박혀 있었다. 바로 그 때, 안나의 손끝에서 떠난 화살 하나가 파공성을 울리며 날아가 과녁 한복판에 둔탁하게 박히며 파르르 떨렸다.

 "꺄하! 크리스토프! 저거 봤어요? 이번에도 10점이에요! 나, 궁술에 재능이 있나봐요!"

 "오...이런, 어떤 군기 빠진 병사가 저런 위험한 걸 흘리고 다니는지...."

얼굴을 한 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크리스토프의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껏 들떠 방방 뛰는 안나의 명랑한 목소리가 숲 속 사격장을 가득 채웠다.

 

 "공주님? 아침 조회 시간입니다. 곧 강당으로 나와 주세요."

어떻게 숲 속 한복판에 있는 간이 사격장을 찾았는지, 겔다가 안나를 부르러 왔다.

 "벌써요? 그럼, 빨리 돌아가야죠! 언니가 이번에는 무슨 얘기를 하려나?

 

 

 

 

 

 

 

 

 

*

 "큰일...큰일 났습니다...! 허...허억..."

단신으로 달려온 서던 제도 병사가 숨이 넘어가기 직전의 상태로 남부 관청의 입구를 통과했다. 그의 얼굴과 팔다리, 갑옷에는 그을음이 가득했고 몇몇 곳에는 화상의 흔적도 더러 있었다.

 "무슨 일인가? 아니, 자네 몰골이 왜 그런 거야?"

장교로 보이는 좀더 나이든 병사가 급히 계단을 내려오며 질문했다.

 

 "그...섬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어요.... 한스 왕자가 있던 오두막도 흔적도 없이 지워져 버렸고요.... 병사들도 모두 죽었습니다. 장작을 캐러 뒷쪽 산으로 올라갔던 저만 간신히 살았지만 폭발이 어찌나 셌던지 저까지 죽을 뻔 했습니다."

 "조, 좀 더 자세히 말해 보게... 한스는? 한스도 죽었나?"

 

병사가 벌벌 떨면서 말했다.

 "그, 그, 그... 그게 정말로 큰일입니다... 왕자의... 한스 왕자의 시체가 어디에서도 발견돼지 않았어요."

 

 

 

 

 

 

 

*

서던 제도의 최남단 섬.

종신 유폐형을 선고받은 열 세번째 왕자가 유배되어 있던 섬이지만, 지금은 섬의 한복판이 완전히 흔적도 없이 깨끗히 지워져 있었다. 마치 누가 섬을 지도에서 지워버리기라도 하려고 했던 것만 같았다.

 

폭발이 일어난 지는 벌써 몇 시간이 흘렀지만, 자욱히 끼어 있는 연기가 여전히 섬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원인 모를 폭발의 단서에 대한 연구는 뿌옇게 섬 주위에 서린 유황 냄새로부터 시작되었다. 

 

 

 

 

 

https://gall.dcinside.com/frozen/1482234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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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표지 그림은 아마 내일 중으로 완성될듯함

근데 컬러는 아님ㅋㅋ 흑백잼ㅋㅋ

 

*표지 그림 폰카로 찍은거 말고 스캔한거로 교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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