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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장편, 연재] 위기의 아렌델 #17

아렌델 파수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6.19 23: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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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봤어? 난 오늘 세 놈이나 맞췄다고!"

 "나도 봤지, 그런데 한 놈도 죽은 놈은 없더라고! 네 솜씨가 형편 없었나 봐?"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남기고 도주하는 서던 제도 군대의 뒷꽁무니를 보며 아렌델 병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단 한 명의 적도 요새 내부로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고 어쩌다가 몇 발 빙벽 너머로 날아온 대포는 애꿎은 빈 막사만 두들겼을 뿐이었다. 만약 승전하게 된다면 아렌델 역사서에 길이 남을 전투가 될 것이었다.

 

엘사는 장시간 마법을 펼친 것이 피곤했는지 혹한 속에서도 땀에 온몸이 푹 젖어 있었다. 어차피 추위 같은 건 잘 타지 않는 엘사였지만.. 안나는 축전의 하이파이브를 권하는 크리스토프의 손을 탁 하고 뿌리치더니 덥썩 얼싸안고 방방 뛰었다. 검은 숲 깊은 곳에 대피해 있던 노인, 아이들과 여자들 모두 전선으로 뛰어나와 모처럼 전해진 밝은 소식에 기쁨을 나눴다.

 

 "올 테면 또 오라지! 다음번에도 우리 손으로 한 놈도 남기지 않고 쓸어버릴테니!"

 "여왕님 마법 못 봤어? 이대로라면 승리는 따논 당상 아니겠나!"

병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한껏 들떠 승리에 취해 있었다. 고지대에서 내려와 숙소로 이동하는 엘사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만세를 불렀다. 여왕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열심히 싸워준 사람들을 위해 한명 한명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조용- 진정하세요. 아직 놈들의 숫자는 우리 군대의 거의 열 배가 넘습니다."

갑자기 업된 분위기를 깨는 누군가의 발언. 장내는 순식간에 조용해지더니 군중들은 시선을 한 곳으로 집중했다.

 

 "이번 공격에 동원된 적은 전체의 30%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일은 반드시 총 공격에 나설 테고요.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엘사의 옆에서 걸어나온 필립이 흥분한 군중들 앞에서 말했다. 장내는 잠시동안 술렁술렁대더니 곧 여기저기서 야유소리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넌 누구냐?"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하던 놈이, 꺼져라!"

 

당황한 기색이 역력히 묻어나오는 필립, 그 옆에서 뭘 어찌해야할지 몰라 난처해하는 크리스토프, 웃음을 참느라 얼굴을 찌푸린 채 입을 틀어막고 어깨를 들썩거리는 안나 앞으로 엘사가 헛기침을 한두 번 하더니 사람들 앞으로 나갔다. 일순간 군중의 시선이 엘사에게 집중되자 엘사가 입을 열었다.

 "그만들 하세요."

 

다시 한번 장내가 찬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진다. 엘사는 주위를 빙 둘러보더니 정숙해진 것을 재차 확인한 뒤 필립의 등에 손을 가져다대며 마저 말했다.

 "아렌델을 위해 힘써주시는 귀한 손님이십니다. 옳은 말씀을 하신 거니 더 이상 뭐라 마세요."

 

 

 

 

 

 

 

 

 

 

 

*

친애하는 한스 서던 웨스터가드 경

 

본국은 귀국의 침략 행위를 결코 묵인할 수 없으며 특히 본국과 우방 관계인 아렌델에 대한 침략은 더더욱 비호할 수 없습니다. 또한 경이 불법적인 찬탈을 통해 즉위한 왕좌에 대해서도 본국은 용인할 의사가 없음을 이 조서를 통해 분명하게 밝히는 바입니다. 일주일 이내로 특별한 답신이 없을 시 귀국이 아렌델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간주하고 우리 코로나는 군사적인 개입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입니다.

 

코로나 공주 겸 외교부대신

라푼젤 피츠허버트 올림

 

 

 

 

 "젠장할! 빌어먹을 년 같으니라고! 뭐, 군사적 개입이 어쩌고 저째?"

아침이 밝고 전군이 2차 전투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황, 야전 사령부에서 서신을 끝까지 읽은 한스가 고함을 질렀다. 아렌델에 선전포고를 할 때 후방을 다져놓기 위해 코로나에 우호 관계를 요구하는 조서를 쓴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 일도 거의 이주일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애초에 코로나는 아렌델과의 관계가 그다지 깊지도 않은 국가였고 오히려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던 제도와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차피 한스의 원대한 계획에는 군소 국가인 아렌델은 최소한의 군비를 들여 빠르게 떨어뜨린 뒤 위즐턴과 코로나를 차례로 먹어치우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으니 그 긴밀한 관계랄 것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었지만.

 

 "빨리 이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났다. 언제 코로나 함대가 이곳 피오르드에 진입할 지 몰라."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솟아오른 한스 주변에 잔뜩 기가 죽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다섯 명의 장교들.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한스가 다시 말했다.

 "어제 전투를 보고 느낀 게 있다. 어차피 오천 명도 안 되는 한 줌짜리 군대니 지휘는 나 혼자로도 충분해. 지금 이 순간부터 너희 다섯은 장교 같은게 아니라 일반 지휘관이다. 알아듣겠나?"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장교들. 한스는 곧바로 말을 잇는다.

 "포병부대 장교 놈은 이미 죽어버려서 내 손으로 파면시키지 못하는 게 아쉽군. 그놈이 제일 무능했는데 말이지."

 

 

 

 

 

 

 

 

 

 

 

 

*

 "총 공세라더니 군세는 어제의 두 배 정도밖에 안 되는데요?"

 "아마 일부는 뒤로 돌렸을 테지요. 후방에도 방비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조심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지도와 전장을 번갈아 바라보며, 아렌델 지휘관들과 엘사가 작전을 논의하고 있었다. 밤새 불어댄 눈보라에 빙벽은 더욱 견고하게 얼어붙었고 땅은 더 미끄러워졌다.

 

 "필립 왕자가 아까부터 안 보이는데.."

엘사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아, 그 분이라면 조금 전에 자기 아랫사람들을 데리고 진영의 뒷길을 막겠다고 했습니다. 지금쯤 검은 숲 북쪽에 있을 겁니다."

 

엘사는 다시 전방에 있는 적의 주력 병력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제 전투까지만 해도 시야 밖에서 원거리 포격을 퍼붓던 포병부대가 이번에는 눈에 보일만큼 진영 가까이에 다가와 있었다.

 "벽을 넘겨서 쏘던 곡사포 사격이 무력화되자 놈들이 머리를 썼네요. 직선상으로 포를 쏴서 벽을 직접 타격하려는 모양이군요."

 

엘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던 제도 화포들이 천지를 뒤흔들며 불을 뿜었다. 수십 대의 포들이 일제히 화력을 집중한 영역의 벽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무너진 틈으로 놈들이 밀고 들어올 거다! 그쪽으로 화력을 집중해!"

 

벽이 무너지자마자 앞에 거대한 방패를 든 돌격병들을 선두로 서던 제도 병사들이 벽 안쪽으로 물밀듯이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엘사는 즉각 벽을 다시 얼음으로 메꾼 뒤 냉기를 일으켜 화력을 지원했지만 곧바로 다른 쪽의 벽이 무너지고 그 곳으로 더 많은 적병이 들이칠 뿐이었다.

 "불!"

준비된 바닥에 미리 일렬로 깔아둔 장작에 아렌델 병사들이 기름을 뿌린 뒤 불을 붙였다. 시뻘건 불꽃이 일어나더니 이내 기다란 불의 장벽은 거의 사람 키까지 치솟으며 시야를 완벽히 차단했다. 곧바로 이어지는 일제 사격.

 

 "크아악!!"

거대한 화염막을 통과한 화살은 시뻘겋게 달아올라 말 그대로 불화살이 되어 서던 제도군 진영을 무너뜨렸다. 화살촉에는 이미 인을 비롯한 인화성 물질들의 덩어리가 매달려 있어 화살은 화염벽을 통과하는 것만으로도 불을 붙일 수 있었다.

 

 "겁먹지 마라! 저 벽만 넘으면 바로 함락시킬 수 있다! 계속 돌격해!"

하나둘씩 참호와 화염벽을 돌파하는 서던 제도 병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투의 양상은 오래 지나지 않아 백병전으로 바뀌었다. 엘사가 일으킨 강력한 눈보라 덕에 역풍을 끼고 고지대를 점한 채 싸우는 아렌델 병사들이었지만 숫자 차이가 너무 심해 차츰 밀리기 시작했다. 지휘관급 병사들까지 창칼을 쥐고 전장에서 분전했지만 전세는 서서히 기울어 가고 있었다.

 

 

 

 

 

 

 

 

 

 

 

*

 "아.... "

잘 싸웠지만 역부족이었나. 엘사는 생각했다. 한스가 군대를 일으킨 타이밍이 절묘하다고 평가하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몇몇 서던 제도 병사들이 엘사가 올라서 있는 언덕을 발견했는지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키더니 몇십 명이 대열을 이탈해 그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언니, 피해!"

뒤에서 들려오는 안나의 목소리. 엘사는 가만히 선 채로 조용히 대답한다.

 "피하긴 어디로 피하니, 이제 다 끝났는데."

 

 "아니, 이 멍청아! 돌 굴러간다고!!!!!!"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본 엘사. 안나가 크리스토프와 서 있는 북쪽, 즉 위쪽에서 수백 개의 바윗덩어리들이 낮은 지형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구르고 있었다. 울창한 수풀들 사이로 마치 스포츠카가 질주하듯 쇄도하는 바윗덩어리는 걸리는 모든 것들을 분쇄하며 점점 더 가속도를 붙이고 있었다. 엘사는 황급히 자신과 이렌델 병사들이 있는 쪽에 둥그런 돔 모양으로 얼음을 덮어씌웠다.

 

 "꺄악!"

한끝 차이로 엘사를 뭉게는 대신 엘사 위쪽의 얼음 돔을 타고 계속 굴러가는 바위들. 엘사 쪽으로 달려오던 몇십 명의 병사들이 가장 먼저 바위 물결의 희생양이 되어 죽어나갔다. 바위들 중 하나가 자신의 정수리 위로 총알같이 지나갈 때 엘사는 분명히 봤다.

 '트롤.......?"

 

 

 

 

 

 

 

 

 

 

 

 

 

*

 "산사태다!"

후방에서 충원을 오던 서던 제도 부대 하나가 완벽하게 박살나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검은 숲이 검은 숲이라고 불리운 이유는 화산 지대 덕분에 분출된 현무암의 시커먼 색 때문이었다. 트롤들 역시 현무암으로 되어 있던 터라 거친 현무암의 표면은 사람을 갈아 죽이기에는 더없이 좋은 소재였다.

 

부대 하나를 완전히 집어삼켜버린 '산사태'는 곧바로 아렌델 병사들과 서던 제도 병사들이 뒤엉킨 곳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 겁에 잔뜩 질린 서던 제도 병사들이 중구난방으로 석궁을 쏴갈겨 봤지만 화살들은 모조리 부러질 뿐이었다.

 

 "바, 바위들이 살아 있다! 우릴 모두 죽이려는 거야!"

 "저리 비켜! 멍청한 놈들!"

병사 하나가 옆의 포병을 밀친 뒤 격실에 포를 장전한 뒤 가장 앞에서 굴러오는 바위를 조준했다. 곧 다른 병사들 역시 신속하게 그를 따랐고 다시 한번 대포들이 불을 뿜었다.

 

포탄에 명중한 구르는 바윗덩어리 - 즉 트롤들은 번쩍 섬광을 뿜더니 이내 산산조각났다.

 "좋아, 계속 쏴갈겨! 제 아무리 돌덩이라도 이런 거에는 장사 없다고!"

트롤들은 계속 굴렀다. 서던 제도 병사들은 일반 보병들을 앞에서 방패막이를 삼은 채 포병들의 근접 사격을 통해 하나하나 바윗덩어리들을 격파하기 시작했다. 전장에는 갈려나가는 서던 제도 병사들과 대포에 맞고 쪼개져 비산하는 현무암 파편들, 그리고 구석에 몰린 채 분전하는 아렌델 병사들이 서로 뒤엉켜 지옥도를 이루고 있었다.

 

 

 

 

 

 

 

 

 

 

 

 

*

 "안 돼!!"

멀리서 전황을 지켜보던 엘사는 트롤들이 박살나는 장면을 보고 자신을 둘러싼 얼음벽을 녹인 뒤 전장을 향해 뛰쳐나갔다. 그 때 뒤에서 크리스토프와 함께 뛰어온 안나가 엘사의 손목을 부여잡고 말했다.

 

 "뭐하는 거야 언니! 지금 죽으러 들어가는거야?"

 "이거 놔, 안나! 얼마 전에 패비 할아버지랑 이야기하던 게 이런 거였어? 트롤들을 이 전쟁에 끌어들인 거냐고!"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왜냐면.... 이건 내가 부탁드린 게 아냐! 할아버지께서 직접 말씀하신 거라고!"

 "좋아, 뭐가 됐든 난 여기 안 떠나. 갈거면 너 혼자 가."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안나가 울상을 지으며 절규하든 외쳤다.

 "뭐? 혼자 가라고? 내가 언니 왕궁에 놓고 먼저 도망갈 때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그저께 언니 혼자 숲 밖으로 사라졌을 때는 얼마나 놀랐는지도 아냐고! 난 이제부터는 절대 언니 혼자 놓고 안 갈거야!"

 

 

 "아- 이런. 정말 굉장한 자매애로군. 눈물 없이는 못 봐주겠는걸."

엘사는 전신에 소름이 쫙 돋았다. 2년 만에 들어보는 낯익은 음성... 안나 역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크리스토프를 포함한 셋은 거의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 소수의 병사들을 거느린 채로, 한스가 그들의 뒤에 서 있었다.

 

 

 

 

 

 

 

 

 

 

*

 "한스.... 잘도 이런 짓을... "

안나는 이를 갈았다. 잠시라도 저런 녀석에게 마음을 빼았긴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몸서리치도록 끔찍했다. 안나는 곧바로 들고 있던 석궁에 화살을 끼우고 한스의 미간을 조준했다. 안나가 방아쇠를 거의 당기기 직전에, 한스가 큰 소리로 온 숲이 떠나가라 웃기 시작했다.

 "안나, 그 성급한 성격은 여전하군. 정말 마음에 들어. 왕위 욕심만 아니었다면 아마 그대랑 결혼까지 갔을지도 모르겠어."

 

크리스토프가 고함을 치며 앞으로 나서려는 것을 엘사가 재빨리 제지했다. 한스는 계속 말했다.

 "위즐턴 소속 군대도 와 있더군. 재미있었어. 아, 정식 군대는 아니고 그냥 민간인 같던데 전쟁이 나니 급하게 그들이라도 동원했나 봐? 크하하핫!"

엘사는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그녀는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로 한스에게 따지듯 물었다.

 "필립은, 네놈 설마 필립을 건드린 건.... 아, 아니 그보다 다른 아렌델 시민들은... 어떻게 한 거지?"

 

 "호- 그 왕자 이름이 필립이던가."

엘사는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한스가 한쪽 손을 슬쩍 들어올리니 곧 그의 뒤쪽에서 포로들이 끌려나왔다. 전원 위즐턴 소속의 선원과 사절단 일동이었다. 대부분 크고 작은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몇 명은 보이지 않았다. 무리들 속에서 피투성이가 된 새카만 머리카락을 가진 핼쑥한 남자 하나가 끌려 나와 엘사 일동 앞에 내팽개쳐졌다.

 "필립!"

 

크리스토프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필립을 일으켜 세운 뒤 그를 포박하고 있던 밧줄을 풀어 놓았다. 안나와 엘사는 흙과 피로 얼룩진 필립을 부축해 일으켰다. 연신 거칠게 기침을 쏟아내는 필립의 입에서 피 섞인 침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지막 기회를 주지. 지금 항복하면 너희를 포함한 모든 아렌델 시민들이 평생 서던 제도에서 목숨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거절한다면 -"

시종일관 능글맞은 웃음을 띄고 있던 한스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살기가 들었다. 한스는 완전히 정색을 한 채 바닥을 가리키며 일동에게 말했다.

 "이곳 아렌델을 지도에서 지워 버리는 것은 물론 단 한 놈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죽여 버릴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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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 위기의 아렌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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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발암물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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