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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나이트7.txt

묵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2.05 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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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이로구만."


눈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빙벽을 바라보며 간스는 중얼거렸다.

선전포고 일주일이 지난 오늘, 연합군의 함대는 아렌델의 코 앞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아렌델을 둘러싼 산만한 높이의 거대한 빙벽이었다. 거기에 더불어 연합군의 선단도 갑작스레 얼어붙기 

시작한 바다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발이 묶여버리고 말았다. 간스는 배 위의 난간에서 밑을 내려다보았다. 

수많은 병사들이 허리에 줄을 동여맨 채 곡괭이와 망치 등을 이용해 꽁꽁 얼어버린 얼음을 부수고 있었다. 

간혹 갈라지는 얼음을 피하지 못하고 물에 빠지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허리에 묶인 줄이 있어 쉽게 구출되었다.

물론 감기엔 걸리겠지만.


"작업 진척 상황은?"


"일단 선두 전함들의 얼음은 거의 다 제거했습니다. 아마 저녁쯤이면 배를 옆으로 돌릴 수 있을거 같습니다. 빙벽의 두께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충분할 것입니다."

 

"그래도 거리를 더 벌려야 해. 대포로 얼음을 부수면서 발생한 파편이 선단을 휩쓸 수도 있다. 대포의 최대 사정거리까지 쇄빙에 힘쓰도록 해

 그리고 작업 마치고 올라오는 병사들에게 따뜻한 수프라도 먹여."


"네! 왕자님."


고개를 숙이는 부하를 손을 휘휘 저어 물러나게 한 뒤 간스는 추운지 손을 주머니에 넣으며 빙벽을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이 너머에는 또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


빙벽과 아렌델 사이에 떠 있는 함선에서 엘사는 보고를 받고 있었다.


"디즈니에 우리의 입장을 정리한 성명을 보냈습니다만 크게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위즐턴에서 무슨 수를 쓴 것이 틀림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렌델의 다른 주(州)의 영주들도 지원군을 보내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알아서 해결하라는 입장이지요.

 그나마 다행인건 물자는 아낌없이 지원해주겠다는군요. 교활한 늙은이들입니다. 아직 전쟁이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으니 중간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겠죠. 우리가 밀린다는 느낌이 들면 주저없이 배신할 겁니다."


"식량 비축 상황은 어느정도죠?"


"충분합니다. 선전포고를 받자마자 중앙 정부 주도로 각 영지에 있는 비축 물자를 모두 징집했습니다. 몇 군데에서 마찰이 있긴 했지만 실제로 대관식날 여왕님의 힘을 직접 목격한 자들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순순히 내주더군요. 영지 전체가 눈에 파묻히고 싶진 않나 봅니다. 그리고 선전포고 소식을 듣고 출항하려는 배들을 모두 나포한 덕분에 아렌델은 지금 잉여 교역품이 넘치는 상황입니다.  뭐 우리 것은 아닙니다만 지금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지요. 그런고로 이후에 영주들이 공납을 중지한다고 하더라도 1년은 능히 버틸 수 있을 겁니다. 그 이후가 문제이긴 합니다만.. 너구리 같은 영주들이 돌아서지 않길 빌어야겠지요."


"결국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군요."


앉아 있던 백발의 노장군도 말을 꺼냈다. 선왕부터 아렌델을 지켜온 이 노장군은 오랜만의 전쟁이라 그런지 생기넘치는 모습이었다.


"아렌델 해군은 완벽히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노후된 전함들을 최대한 수리하고 있고, 퇴역한 군인들과 예비군들도

 다시 자원입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의 사기는 매우 높습니다. 아무리 연합군이라도 쉽게 이길 순 없을겁니다!"


"정말 든든하군요. 하지만 장군, 피를 보는 것은 마지막으로 미루고 싶어요. 그때까지는 제가 최대한 막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저는 마저 방어선을 구축한 다음 왕궁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의 방한 대책을 완벽하게 마련하세요. 

 제가 아무리 조절한다고 해도 기온자체가 내려가는 것은 어쩔수 없을 겁니다."


신하들이 물러간 뒤 테이블에 비치된 초콜렛을 한아름 손에 잡아 주머니에 넣으며 엘사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얼음으로 계단을 만들어 빙벽 근처의 얼음까지 도착한 엘사는 자신이 타고 온 함선이 충분히 멀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난 뒤

바다에 발을 딛었다. 얼어붙기 시작한 바다에서 엘사는 초콜렛을 입에 넣었다. 


'스트레스 받을땐 역시 초콜렛이지'

입속에서 초콜렛을 이리저리 굴리며 엘사가 손을 휘젓자, 여기 저기서 거대한 눈 골렘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전에 엘사가 얼음 궁전에서 만들었던 '마쉬멜로'와 똑같은 생김새를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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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씩 다가온 마쉬멜로들을 손으로 쓰다듬어 주며 엘사는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렌델을 지켜주렴."


그녀의 말에 응답이라도 하듯 마쉬멜로들은 소리를 내며 흩어져 눈덩이처럼 모습을 바꿨다.


"이 정도면 충분히 시간을 벌 수 있겠지"


엘사는 바다를 천천히 얼음으로 만들며 아렌델로 향했다.

어느새 입안에서 녹은 초콜렛은 달콤했다.


--


아렌델에서 가장 높은 산 봉우리에 위치한 숙영지에서 한스는 저 멀리 보이는 도시를 바라보았다.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개미만하게 보였다. 


"이렇게 쉽게 아렌델의 턱 밑까지 올 수 있을줄 몰랐어"


여전히 아렌델의 정규군 복장이 몸에 안 맞는지 팔을 이리저리 돌리며 단스가 다가왔다.

못보던 흉터가 몇 개 늘어난 그의 얼굴엔 아직 시커먼 멍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직 아렌델의 왕권은 안정되지 않았으니까, 작은 지방의 영주하나 구슬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럼 그곳을 통해서 아버지와 코로나 왕국의 병력이오는 것인가?"


"그래, 우리와 코로나의 정예병력이 기습을 가해 엘사 여왕을 암살할 수 있다면 그 교활한 위즐턴을 제치고 연합군의 종주국이 될 수 있겠지.

 네 계획이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저기서 간스 형님과 함께 갖혀 멍청히 손가락만 빨고 있었겠지."


단스가 아렌델 앞바다의 거대한 빙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처음 한스가 암살을 제안했을때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엘사의 힘을 간접적으로나마 보고 나니 정공법으론 힘들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전쟁에서 간스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의 무능력함이 만천하에 드러나겠지. 거기에 엘사의 목을 딸 수만 있다면 간스를 제치고 차기 왕권도 노려볼 만 하다. 단스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갔다. 흔치 않은 간스의 미소를 본 한스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했다.


"여기까지 온 것은 좋지만 성벽은 무슨 수로 넘을 생각이지? 에렌델은 지금 전시 상황이라 경계가 엄중할텐데? 많은 병력을 투입할 순 없을거야."


단스는 한스의 질문에 하늘을 가리켰다.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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