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에서 일어난 후 아침 일찍 역 앞으로 호스트를 만나러 간 고갤러

이번 호스트는 여자애 두 명을 데리고 왔는데 한 명은 자기랑 현재 남자친구 사이의 애고 2살 반이고, 한 명은 남친이랑 남친의 전여친 사이의 애고 9살임

큰 애는 방학이라서 잠깐 아빠네 집으로 놀러온 거임

근데 큰 애는 나한테 친절하게 대해주고 대답도 잘 해줬는데 작은 애는 너무 쌀쌀 맞아서 좀 속상했음 내가 무슨 말을 걸어도 입 꾹 다물고 대답 안 함 엄마랑은 잘 대화하면서 시발

엄마는 애가 브르통어만 쓰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서 프랑스어를 잘 못 알아듣는 거라고 해명했지만 엄마랑 말할 때 프랑스어 쓰던데 휴

그렇게 넷이서 자가용 타고 카르나크로 멘히르를 보러 갔음

신석기 시대에 세워진 것만 알 수 있고 목적은 알 수 없다고 하는데 동쪽에서 서쪽으로 갈 수록 돌이 점점 커지는 게 뭔가 단서가 아닐까 싶음 그래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가끔 멘히르 사이로 자동차 도로가 나있던데 이건 멘히르를 치우고 만든 건가 궁금했음

어쨌든 이런 걸 굳이 공들여 세운 신석기 시대인의 기분을 느끼며 이유를 상상하려 했지만 역시 실패

그리고서 고인돌 보러 감

돌이 깔끔하게 썰린 게 신기하더라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돌을 이렇게나 깔끔하게 자른 걸까. 아니, 다듬은 건가? 어쨌든 고갤러는 돌 다듬는 것도 신석기맨한테 처발림

다음엔 큰 애 할머니를 만나고 같이 에코 박물관이란 곳을 갔는데 마침 브르통 문화 축제가 열리고 있었음 그래서 전통 방식으로 타곡하는 것고 보고 전통 가옥도 봄

그리고서 전통 음식을 먹었는데 그냥 수육이더라... 아니 진짜로 그냥 수육임. 접시 하나에 빵이랑 고기랑 야채랑 소스랑 담아서 먹음. 먹고 나면 접시가 더러워지는 것도 비슷함. 먹으면서 할머니랑 좀 친해졌는데 다음날 점심 같이 먹자고 초대 받음.

그리고서 브르타뉴 전통 춤도 배웠음. 강강술래랑 비슷했지만 다른 점은 손을 잡는 게 아니라 새끼 손가락을 거는 것. 이런 식의 춤은 어디에나 있나봄.

그리고 브르타뉴 전통 리본 만드는 법도 배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패턴인데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냥 브르타뉴 전통이라니 그런가 보다 하는 수 밖에.

1950년 컨셉 학교 가서 수업도 들음. 발표도 하고 싶었는데 의외로 수업이 수준이 있어서 결국 하진 못했다. 대신 공책에 필기함.

다 끝나고 호스트 집에 돌아가서 잠깐 낮잠 잠. 자고 나니 남자 친구가 와 있었음. 그래서 같이 모여서 밥 먹고 보드 게임 함. 카르카손이라는 게임이었는데 처음엔 조금 헷갈렸지만 내가 1등함. 운빨 좆망겜인 듯.

남친은 고갤러처럼 겜덕이라서 스팀 친추도 함.

내가 지금까지 찍은 사진 보여주고 싶었는데 우리 셋 다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