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多) 203 엔딩 추론

YR · 2012.01.19 11:29:25

1.
추락 장면은 셜록 버전의 it's showtime이다.


2.
셜록의 추락 좌표는 건물 외곽 글씨 PATHOLOGICAL DEPARTMENT에서  O.
두 번 모두 정확히 같은 자리로 발을 딛고 올라 서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3.
추락장면이 네 번 나온다.
첫 번째는 셜록과 대각선에 있으나 킬러보다는 좀 더 가까이 아래쪽에 서 있는 존의 시선.
두 번째는 셜록의 오른쪽 측면에서 존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킬러의 시선.
세 번째는 본인이 계산한 대로 직선으로 떨어지는 셜록의 시선.
네 번째는 몰리가 준비한 시체를 확인하는 셜록의 시선.


4.
추락 시 셜록은 자주색 셔츠를 입고 있다.
그러나 세 번의 추락 장면 모두 복부 근처에 흰색의 무언가가 보인다.
안전 착지 장치이다.

5.
킬러는 병원 우측 측면에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있다.
마지막에 총을 거둘 때 화각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셜록 - 병원 앞 1층 건물 - 존 - 킬러는 거의 대각선으로  일직선상에 위치한다.
최대한 킬러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존의 위치를 셜록이 정해서 알려준다.
셜록이 바이커를 통해 존이 시체까지 접근하는 시간을 지연시키고 시야를 가린 것은,
존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은 존을 주시하는 킬러를 속이기 위한 것이다.

추락 좌표에서 직선으로 떨어진다는 가정 하에
셜록이 킬러를 속일 수 있는 주어진 공간은
최대 병원 앞 1층 건물의 높이와 너비만큼만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6.
시체는 이미 바닥에  떨어져 있고 병원 1층 쯤에서 갑자기 창문턱에 앉아 있던 비둘기 두마리가 날아가는 장면이 있다.
공중에 비둘기가 갑자기 나타났다 깃털만 남기고 사라지는 Magic Trick처럼
셜록이 어떻게 살았고 시체는 어떻게 바닥에 떨어지게 된 건지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셜록이 안전장치를 당김과 동시에 몰리가 시체를 병원에서 창 밖으로 던져졌다는 이야기다.
시체가 지면에 부딪히는 것을 보면 트럭 쪽에서가  아니라 병원 쪽에서 던진 것을 알 수 있다.


7.
셜록은 지면에 착지 후 가장 가까이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전화 부스로 들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물론 트럭 위 착지는 아니다. 트럭 위 착지는 작가에게도 클리쉐할테고 무엇보다 트럭 난간이 착지용으로 쓰기에는 너무 높다.
그리고 흰색 밴으로 뛰어 들어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사각지대를 벗어난다

그럼 셜록은 어떻게, 어디로 갔을까.
마술쇼를 연상하면 빠르다. 눈속임을 위해 배경을 바꾸면 되는 것이다.
존이 바이커와 부딪혀 넘어질 때 보면 빨간 전화부스 옆에 나무문이 하나 있다.

언뜻 보면 그 문으로 시체가 수송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 나무문은 시체가 수송된 병원 건물과 셜록이 뛰어내린 병원 건물사이에 있는 단층 높이의 또 다른 문이다.

보도를 따라 일직선으로 그림을 그려 보면 다음과 같이 늘어서 있게 된다.
시체가 들어간 입구 - 나무문 - 빨간 전화부스- 착지 지점 - 시체
나무문부터 빨간 전화부스를 지나 셜록 착지 지점까지는 병원 앞 1층 건물 때문에 정확히 사각지대이다.
셜록은 착지와 동시에 나무문 뒤로 빠져나갔다.

* 201에서 셜록이 아이린에게 Happy New Year라고 문자를 보내고 난 직 후, 위에 설명한 배경이 나온다.

8.
그럼 시체가 들어간 곳은 어딜까.
시체는 전화부스 옆의 나무문이 아니라,
사각지대를 벗어나 킬러의 시선에서 아주 잘 보이는 병원 주차장 입구로 들어간다.
킬러는 존의 반응보다는 시체가 실려가는 것을 정확히 확인하고 총을 거두게 된다.

그 나무문을 간과하게 만드는 제작진의 편집 트릭이 엄청나다.

카메라가 그 두 문을 미묘하게 따로 따로 잡거나, 나무문의 경우는 바이커를 통해서 의도적으로 가려버린다.

그리고 나무문과 시체가 들어간 주차장 입구를 보면, 앞에 연결되어 있는 도로가 비슷해서 처음엔 굉장히 혼란스럽다.

분명 다른 문이지만 마치 같은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 마술쇼 같다.

9.

시체는 셜록이 아니다. 수송될 때 보면 알 수 있다.
잠시 시체 얼굴이 나왔다가 수송하는 사람 손에 의해 다시 가려지는데, 그때 보면 셜록 얼굴이 아니다.
존의 눈에 셜록으로 보이는 건 존의 시선을 대변하는 카메라 테이크 트릭이다.

202 실험실에서 알 수 있듯이 존은 그 Drug에 노출되면 예상한 대로, 믿는 대로 보게 된다.

존이 미세스 허드슨에게 가기 전에 실험실에서 잠시 잠들어 있는 사이 셜록에 의해 202의 Drug에 노출된다.
이제 셜록이 죽었다는 상황이 적절하게 만들어지면 한치의 의심없이 그에게 그 사체는 셜록일 뿐이다.

10.

마이크로프트가 직접 관여했는지는 제작진이 제시한 fact가 없어서 그것은 그랬을 것이다라는 짐작만 가능하다.

어쨌든 이 트릭에서는 병원을 비롯해 일대 주변 건물과 도로 통제등은 마이크로프트의 공권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11.

존을 병원 앞까지가 아니라 그 어정쩡한 자리에 내려 놓은 cabbie.
존의 접근 시간을 지연시켜 킬러의 시야를 차단해 준 바이커.
존이 맥박을 확인하는 순간 존의 손을 끌어 당기던 여자.
시체를 수송하면서도 끝까지 밖을 주시하던 구조대원.
간호사 비롯해 병원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
이들은 모두 셜록의 Homeless Network이다.

12.
잠시도 눈을 떼서는 안되는 Magic Trick이다.

13.
I'm a fake.
It's a trick. Just a magic trick.
Keep your eyes fixed on me.
라는 말들을 끼워 넣으며 살아남을 준비를 해 두었고 죽는 게 아니라고 알아 들으라고 알리면서도, 셜록이 운다.
The FALL이 존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그 의미를 아는 것. 그것이 모리아티와 셜록의 미묘한 차이이다.
spider 모리아티와 human 셜록의 차이.

............................................................................................................

14. (1월 27일 추가)

존의 blog에 들어가면 셜록 죽음에 대한 BBC 가상 뉴스가 있다.

http://www.johnwatsonblog.co.uk/blog/16ajune 또는 http://www.youtube.com/watch?v=BnMmAkc1LmM&feature=related
그런데 이상한 것은 셜록의 죽음에 대한 언급만 있지,
모리어티 혹은 리차드 브룩의 죽음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모리어티 시체는 어떻게 되었을까.

SHERLOCK HOLMES라는 묘비 아래 모리아티 시체가 묻혀 있다.

항상 애태우며 먼저 come and play라고 하는 건 모리어티 쪽이다.

그러나 이번엔 셜록이, 살면서 누군가에게 한 번도 말해 본 적 없었을, 그 come and play라는 말을 모리어티에게 건넨다.

모리어티를 맞이할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서 말이다.

셜록의 I am you라는 말에 모리어티는 You're me라고 동의하고 만다.

셜록의 이름으로 묻힌 모리어티. 완벽하게 I am you. You're me.가 실현된 셈이다.

...........................................................................................

203 보고 속이 시끄러워서 천천히 정리해 봤어.

추락 장면은 이렇게 믿어버리겠다고 단정 짓지 않으면 내 머리 속에서 끝이 안나더라.

그래서 단정짓 듯 썼어. 물론 다 맞다고 생각하고 쓴 건 아니구.

갑자기 생각이 떠오르거나 하면 조금씩 더하고 있어.

댓글에 질문 있을 때마다 답해볼 게.

같이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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