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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호접몽(胡蝶夢) 제9장

홍라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01.06 12:06:01
조회 1847 추천 71 댓글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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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부용지 연못 - 옥탑방 왕세자 OST

* 蓮花횽의 짤을 무단으로 사용합니돠 ㅠㅠㅠㅠㅠ
열심히 찾았으나 연락이 닿질 않아서 ㅠㅠㅠㅠㅠ
문제가 있을 시 바로 내리겠으니 알려주세효!! 연화횽, 알라븅;ㅁ;ㅁ;ㅁ;ㅁ;

* 트래픽 초과로 사용하는 계정 먹통 당해서리 ㅠㅠ
전부 브금저장소로 교체;;;;;
로딩이 좀 느려 터지긴 했지만 -_);;;;; 어쩔 수 없다능 ㅠㅠㅠㅠㅠ
사용하던 것보다 계정 늘릴 예정이지만, 오늘은 일욜이라;;
낼이나 모레쯤 변경되지 않을까 싶습니돠 ㅠㅠㅠㅠㅠ [웅얼]



제9장. 나비의 위기.



Written by. 홍라온




[도와주세요.]

그것은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애처로우면서도 간절한 나비의 목소리.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어쩐지 알 수 있었다. 나비는 지금 서럽게 울고 있다. 그 가슴에 어쩜 그리 한이 많은지, 서럽게 울며 박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왜요? 왜 그래요? 날 여기로 불렀잖아요. 내가 여기 있잖아요. 말해 봐요. 왜 그러는 건지.”

박하의 말에 대답을 하는 것인지, 칠흑 같은 어둠으로 감싸인 공간이 변했다. 갑작스럽게 번쩍인 빛에 놀라 눈을 질끈 감은 박하. 대체 뭔가 싶어 눈을 떴던 박하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비록 밉상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어느 새 미운 정이 들어버린 익숙한 얼굴. 숨이 턱 막히는 심정으로 눈앞에 보이는 모습을 바라보던 박하는 결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꺄아아아악!”

또 다시 꿈과 현실의 경계.

소름끼치는 느낌에 발버둥을 치는 박하였다. 왜 이런 것을 보여줬는지 원망이 들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꿈에서도. 물론 현실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한편.

갑자기 자다가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난 박하 덕에 덩달아 잠이 깬 이각은 이게 무슨 소란인가 싶어 떨떠름하게 일어났다.

“왜 그러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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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다. 그의 말에도 박하는 반응이 없다. 단지 반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이각의 목소리 자체가 인식이 안되는 것처럼 보인다.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는 잠기운이 싹 날아가며, 이각은 자세를 바로하고 박하를 살폈다.

“왜 그러는 것이냐?”

하지만 박하는 여전히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을 뿐이다. 어둔 가운데에서도 파랗게 질린 박하의 얼굴이 느껴지자, 머리에서 무어라 판단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여 떨고 있는 박하를 품에 끌어안았다.

“박하야? 무서운 꿈이라도 꾼 것이냐?”

또 다시 패닉 상태에 빠졌던 박하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깨달은 순간, 박하는 번쩍 고개를 들고 이각의 얼굴을 살폈다. 그리고 다급하게 그의 볼을 감싸고는 이리저리 살피며 그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여전히 호흡이 거칠다. 무언가에 놀란 듯 한 박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각은 저도 모르게 식은땀으로 젖은 박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무언지는 모르나 꿈이다.”
“……꿈.”

멍하니 따라 중얼거리는 박하는 여전히 정신을 차린 것 같지 않았다. 아직도 깊은 밤이라 좀 더 쉬는 것이 낫겠다 싶은 이각이 가볍게 박하의 어깨를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좀 더 쉬는 편이 좋을 것 같구나.”

그렇게 자신도 다시 자리에 누우려는 순간이었다.

“미안, 불쾌하겠지만, 끌어안고 자도 돼?”

이각의 옷깃을 부여잡으며 꺼낸 박하의 말에 이각은 숨을 들이마시며 그대로 굳어버려야 했다.

“미안해. 하지만 난 지금 네 온기가 필요해. 네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

그건 미안하다던가 불쾌하다던가, 그런 것과는 좀 다른 의미다.

하지만 아직도 가늘게 떨면서 필사적으로 이각의 옷깃을 부여 쥐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차마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이리 오거라.”

하는 수 없이 이각이 양팔을 벌리자, 박하는 그 품으로 파고들었고 그대로 두 사람은 다시 자리에 누웠다.

오늘 잠은 다 잤구나 싶은 이각의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박하는 더욱 이각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이각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그의 심장 소리가 느껴지자 겨우 조금은 떨림이 가신다.

‘다행이다. 살아있어.’

이각의 심장 소리에 안도하자, 다시는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다시 스르륵 수마에 빠져들었다.

이 심장 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악몽의 잔상을 떨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도 ‘나비’가 의도적으로 보여준 그 장면은…….

바로 이각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있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절대로 그럴 일은 없어. 날 여기까지 불렀다면, 네가 정말 이 남자를 사랑한다면, 날 이용해서라도 막아.’


-


생기가 넘치던 박하의 얼굴이 어둡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주위에서 자신의 눈치를 본다는 것을 알면서도, 평소의 박하답지 않게 도저히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자꾸만 심장이 불안을 호소한다. 무언가가 다가오는 느낌을 받으며, 위험하다고 속삭인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던 박하가 신경이 쓰였는지, 박하와 함께 식사를 하겠다며 찾아온 이각이었다.

정오가 되어감에도 여전히 어둔 얼굴의 박하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까불면서 사고를 치는 게 더 속이 편하겠다 싶을 정도다.

식사도 먹는 둥 마는 둥 딴 생각만 하는 박하를 보며 이각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쥐방울만한 여인이 자꾸 저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불쾌하면서도, 거기서 빠져나올 수 없다니 이게 대체 뭔가.

“치산이가 세자빈 사건에 사용된 독의 출처를 알고 있는 자를 알아냈다.”
“…….”

그제야 정신이 드는 지 이각을 바라보는 박하.

어쩐지 슬쩍 불쾌하다.

이각이 ‘눈엣가시’라며, 이 모든 걸 해결하고 어서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 가겠노라던 박하의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이각 역시 사건을 풀어 전 세자빈의 한을 풀어주고자 하였다.

뚝, 생각의 흐름을 멈춘 이각은 속으로 뜨끔했다.

전 세자빈이라니? 박하는 진짜 세자빈이 아니다. 이각의 세자빈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하던 화용이 유일하다.

그렇게 복잡한 머리를 정리할 동안, 박하는 박하대로 더욱 심장이 요동친다.

어째서인지 알 수 있었다. 이게 함정이라고 말이다. 잘못하면 꿈에서 본 모습에 현실이 되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싹했다.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글피에 만나기로 했다.”
“그 소문은 어떻게 들었대?”
“치산이가 신세를 지는 모란각에 드나들던 한 상인을 통해 들었다.”

입술을 깨물면서 생각에 잠긴 박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각이었다. 놓친 듯 했던 꼬리를 겨우 다시 붙잡았다. 이렇게 해결에 다가갈수록, 박하와는 멀어지는 길이라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지금에 와서 기분이 착잡하다.

“그 전에 내가 그거 다시 한 번 확인 해볼게.”
“……뭐라?”

잘못 들은 건가 했다. 아니, 잘못 들은 것이길 바랐다.

“이럴 때가 아니지. 우희 불러서 내 대역 좀 시키고, 치산이 불러서 같이 다녀올게.”

기가 막히다.

벌떡 일어나는 박하의 손목을 거칠게 잡은 이각은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꿈도 꾸지 말거라. 어딜 또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그럼 저하도 가지 마, 그거.”
“……?”

이각의 눈이 가늘어졌다.

“느낌이 안 좋아. 그러니 저하도 그거 가지 마.”
“어서 모든 걸 해결하고 돌아가겠다더니?”
“차라리 내가 못 돌아가고 말겠으니 가지 말라고!”
“…….”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말겠다니, 이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박하가 계속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만은 눈치 채고 있었다. 그것도 하필이면 이각 자신의 안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비약일지도 모르나 제 자신의 세상보다도 이각의 안위를 선택한 박하를 마주보며, 어째서인지 이각은 화용에게 미안해졌다.

화용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녀보다도 눈앞의 박하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 죄스러운 마음에 이각은 화용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럴 수는 없다. 나는 죽은 세자빈의 원한을 풀어주어야 하니까.”
“…….”

이각의 말을 들으며 나비를 위로하고 싶은 건지, 나비에게 위로받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아직도 죽은 세자빈을 생각하는 이 바보 같은 남자.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복잡한 마음. 박하는 자신의 팔을 붙잡고 있던 이각의 팔을 뿌리쳤다.

“나 역시 이 사건을 풀고 돌아가야 해. 이건 저하만이 아니라 내 일이기도 하니까, 방해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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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며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궁녀를 부르는 박하. 가만히 앉아있는 이각의 얼굴은 고요했으나, 그 주먹에는 힘줄이 도드라질 만큼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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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는 이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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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산을 따라 기생 복장을 차려입은 박하의 모습은 조선팔도 남정네들을 능히 후리고도 남을 기세다. 이각의 곁에 있는 삼인방도 새삼스러운 얼굴로 멍하니 박하를 바라본다.

“어때? 안 이상해?”
“아닙니다.”
“조선 최고의 명기라 하여도 믿겠습니다.”
“정말?”
“그렇다니까요.”

우울하던 것이 언제였냐는 듯 신이 나 생글거리는 박하를 보자니 어째 부글부글 속이 뒤집힌다. 사실 당장 뜯어말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는데, 지금도 이각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는 박하를 보며 애써 자제한다.

어디 맘대로 해보라지. 저러다 한번은 혼이 나봐야 정신을 차리는 거라며.

하지만 곱기만 한 박하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다른 남정네들이 저 모습을 본다는 사실이 지독히도 불쾌한 이 마음을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하는가.

아무튼 공식적인 이각의 ‘두통 유발자’답게, 오늘도 어김없이 이각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드는 박하다.

삼인방과 한참을 떠들며 생글거리던 박하가 한참만에야 이각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각은 반대로 시선을 돌려 외면한다.

“그럼, 다녀올게.”

뚱하니 그렇게 말하더니, 금세 시선을 돌린다. 저에게 와는 달리 또 생글거리는 얼굴로.

“다녀오마. 맛있는 거라도 사올 테니 걱정 말고.”

‘놀러 가는 것이 아니다. 이 철딱서니 없는 망아지야!’

부글부글, 또 속이 끓는 이각이다.

“아이고, 마마님. 그런 것 필요 없으니 지금이라도 마음 바꾸셔요, 네?”
“미안, 우희야. 다녀오마.”

그러더니 쌩, 결국 치산이와 함께 밖으로 나선다.

일부러 고개를 돌리고 있던 이각의 시선이 그제야 박하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걱정이 가득 담긴 그 눈빛은 멀어지는 박하의 뒤를 계속 쫓았다.


-


“제 곁에서 절대 떨어지지 마세요.”
“알고 있다니까.”
“마, 가 아니라 박하 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죽어요.”

마마라고 하려다 바꾼 치산의 말에 박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에도 시선은 이리저리 움직이는 건, 아무래도 이 거리는 자꾸 박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아예 저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왜 하필 심심한 궁으로 떨어졌는지 아쉽기만 하다.

치산이 신세지는 모란각으로 향하며, 박하는 문득 이각을 떠올렸다.

호적상으론 남편이지만, 사실은 남이나 마찬가지인 남자.

싸가지 없고 재수 없는 인간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자상한 모습도 있고, 제법 개구진 모습도 있고, 웃는 모습은 생각보다 해맑았으며, 그 품은 예상보다 따스했다.

‘뭘 곱씹고 있는 거니, 박하야.’

도리질을 하며 생각을 떨쳐낸 박하는 치산이 움직이는 동선을 따라 움직였다. 그가 정보를 얻었던 곳을 다시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조금 더 깊게 파고들려는 중이었다.

치산은 이정도로 하자고 했지만, 박하는 좀만 더 움직여보자고 고집을 부렸다. 무언가가 잡힐 듯 말듯 하는 것이 여엉 감질 맛이 난다. 지난밤의 꿈이 아직도 생생한 박하는 무언가를 찾아내기 전까지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치산과 함께 이리저리 움직이던 중이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에 끼어 치산과 거리가 벌어진 박하가 치산의 뒷모습을 따라잡으려는 순간.

좁은 골목에서 나타난 누군가의 팔이 박하를 휙 끌어당겼고, 박하가 소리를 지르기 전에 박하의 입을 막았다. 약이 묻어 있었는지 박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고, 그제야 박하가 사라진 것을 눈치 챈 치산은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


정신이 들자마자 느낀 것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불쾌한 기분.

숙취와도 비슷하다 생각했다. 무언가에 취했다가 깨어날 때 느꼈던 그 기분이 딱 이러했으니까.

“나으리…… 처리를…… 왕세자의…….”

저 멀리 끊기며 들려오는 목소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치산과 함께 있던 도중 누군가에게 잡혔던 것을 떠올린 박하가 등줄기가 곤두서며 몸의 감각을 깨웠다. 뒤로 묶인 손목, 빛이 느껴지지 않는 한기, 주위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은 세 명 정도. 차가운 바닥은 아무래도 땅바닥인 듯 하고, 어딘가의 창고인 듯 했다.

몽롱하던 몸의 감각이 돌아온 후에야 박하는 눈을 떴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자마자 눈이 마주친 남자는 이상하게도 서늘한 눈빛을 갖고 있었다.

“마침 일어났나 보군.”
“여기가 어디입니까. 어이하여 저를 이런 곳으로 데려오신 건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제법 강단이 있는 계집이구나.”

그렇게 말하며 다가오는 남자는 흥미롭다는 얼굴로 박하를 쳐다봤다. 마치 상품을 품평하는 듯 한 눈빛이었다.

“평소 이것저것 캐고 다니던 자들이야 이미 알고 있지만, 너는 누구냐. 못 보던 얼굴이긴 하다만.”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소녀는 오늘부로 모란각에 소속된 한낱 기생일 뿐입니다만. 처음이라 이것저것 배울 겸 하루를 바삐 보내고 있었는데 왜 제가 이곳에 있는 겁니까.”

그렇게 말하는 박하를 보며, 그는 진한 비웃음을 흘렸다.

입이 바싹 마르면서도, 애써 당당한 척 하고 있는 박하는 아까부터 이상하게도 이 남자가 낯익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디선가 만난 듯한 기묘한 느낌에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떠오를 듯 떠오르지 않아 애가 탔다.

“기생이라.”
“소녀에게 관심이 있으시다면, 내일이라도 모란각을 찾아주시지요.”
“왕세자의 심복과 함께 움직이는 기생이란 말이지.”
“……!”

그리고 그 순간.

드디어 기억이 났다.

남자가 박하의 턱을 쥐고 이리저리 흔드는 가운데, 희미한 기억이 드디어 수면으로 떠올랐다.

[감축드리옵니다.]

정신없던 혼인날.

너무 많은 사람을 마주쳐 전부 기억하진 못했지만,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몇 사람이 있었다.

왕세자이자 박하의 남편인 이각의 배다른 형이라던 남자.

“그리고 이상하게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것만 같단 말이지.”

‘기억났다. 무창군, 이라고 했어.’

세자빈 살인 사건을 조사하던 와중에 마주친 왕족.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였기에, 박하는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나 등장하는 두 명의 왕자, 그들의 다툼. 남의 이야기로만 보았던 그 이야기 속의 중심에 서게 된 박하는 이 상황이 전혀 달갑지 않았다.

배후에 있는 자신의 형제는 전혀 모르고 있을 이각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저 깊은 곳에서 분노가 끓어오른다. 어찌 되었든 형제가 아닌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각이 느낄 상실감과 분노를 생각하니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의 손이 닿은 곳이 무척이나 소름이 끼치는데다, 사람이 아닌 물건을 바라보는 듯한 그 시선이 불쾌하여 당장 그 손 치우라고 소리라도 지르려던 순간이었다.

“저희가 알아서 할 터이니 나으리께서는 신경 쓰지 마십시오.”

뒤에 있던 자의 그 말에 무창군은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나 박하에게서 떨어졌다. 박하가 겨우 숨을 고르는 사이 무창군은 빠져나갔고, 곧 남은 자들이 박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스르릉.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검날이 시린 빛을 발한다. 꿈을 꾸는 듯 했던 이곳이 현실이라는 자각이 들며, 정말 죽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공포심을 불러왔다.

이곳까지 온 이상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이토록 무기력하기만 한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만 박하는 신음성을 흘릴 뿐이었다.

“안됐지만 그 분의 얼굴을 본 이상 살려둘 수 없다.”
“……!”

꿀꺽, 마른 침을 삼키는 박하의 몸이 절로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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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로코삘로 가겠다고는 하였으나..
알다시피 울 손꾸락들은 로코삘로만 갈 수가 없는 아이들 ㅠㅠㅠㅠㅠㅠ
사건도 해결을 해야하지 않겠슴둥? *-_-*
나능야.. 의외성을 사랑하는 뇨자~ /ㅁ/
언제 개그 코드가 될지 언제 아련 코드가 될지 언제 긴장 모드가 될지..
그거슨 엿장수 맘대로, 라온씌 맘대로~ /ㅁ/
..........................조련 따위 한 적 없다고 생각하였으나..
맞을지도....?;; 라고 심각하게 고민했다능;;;;;

* 므헤헤헷~ 나능 언제나 설리 폭격을 원츄합니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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