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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오류]에 대처하는 인간의 자세

[트릭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6.03 08:20:14
조회 386 추천 0 댓글 3

확실성은 좋은것일 수도 있고 나쁜것일 수도 있다. 애매함의 반대말인 확실성은 온정, 위로, 안정을 주는 측면에서 보면 좋을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시각과 경험의 토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도 하다. 반면, 인간이라는 커다란 오류 덩어리에게 확실성을 가정하는 것은 오히려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 국가의 이름으로 또 종교의 이름으로, 그들만의 확실성의 잣대로 얼마나 많은 인간을 학살하였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불확실함을 외면하고 확실하지 않은 확실성이라는 이름으로 (목격자 진술) 처형을 당했는가.

영장류는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탁월한 정확성을 가진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람이 그 장소에서 "본" 기억은 정확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모든 시각 정보는 뇌에 저장이 될 것이며, 복잡한 기억의 메카니즘에 의해서 관리된다. 인간의 마음이란 경이롭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주 심술궂기도 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목격자의 진술은 절대적인 객관성을 지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증언은 충분히 왜곡 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Elizabeth Lotus debunks의 <Eyewitness Testimony>라는 책에서 시각적인 관찰로 얻은 사실에 대한 진정성을 이야기 한다. 그녀는 목격자가 본 것에 대한 3가지 오류의 가능성을 지적한다. 보는 과정에서 오인이 있을 수 있고, 기억을 보존하고 다시 돌이키는 과정에서 외부에서 의도적으로 변형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한 실험에서는 40명의 학생들에게 3분짜리 비디오를 보여준다. 8명의 인물이 나오는 비디오를 통해 기억이 어떻게 외부의 의도에 의해 왜곡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험에서 그녀는 한 쪽에는 "비디오에는 12명의 인물이 모두 남성이었나요?" 라는 질문을 하고, 다른 집단에는 "비디오에는 4명의 인물이 모두 남성이었나요?" 라고 질문한다. 일주일 후, 각각의 집단에 몇명의 인물이 있었는지 대답한 결과에서, 12명의 인물 질문을 한 쪽은 평균 8.9 명의 인물이 있었다고 답을 하고, 다른 쪽은 6.4명의 인물이 있었다고 답을 한다. 실제로는 8명의 인물이 나오는 객관적인 정보가 의도를 가진 질문에 의해서 왜곡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험이었다.

결국, 우리는 시각과 정신에 의해서 보는 것, 저장하는 것, 다시 기억을 돌리는 과정이 언제든지 현혹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보는 것도 속이는 것도 쉬운 판에 기억을 왜곡하는 것은 훨씬 더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겸허와 최대한 조심하는 것과 정밀한 감독 이외에 또 다른 어떤 방법도 없다.

15살 때, 나는 가족들과 함께 서부로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 나는 와이오밍주에 있는 Devil Tower를 생생하게 기억하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수십 마일 밖에서 타워가 보일 것이라고 했다. 가이드 북에 나온대로 광활한 허허 벌판에 아찔할 정도로 위로 뻗은 타워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타워를 봤을 때는, 처음에는 조그만 형태로 보였다. 수평선 너머에 거의 사각형의 실루엣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가까이서 봤을 때는 무지막지하게 뻗은 6각형의 현무한 기둥이었다. 나는 여기서 넋을 잃을 만든 두가지 요소를 절대 잊지 못했다. 첫번째 요소는 끝없는 평활함 대지에 홀로 급격하게 솟은 모양이며, 두번째 요소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점차 커보이는 아찔함이었다.

이제야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본 것은, 서술 된대로 였다. 내 기억에 각인 된 것은, 점차 커지는 크기의 모습이었다. 내가 본 타워는 멀리서는 점이었고, 중간에서는 꽤 큰 기둥이었고, 가까이서는 시각을 가득채우는 것이었다.

1987년 나는 Devil Tower에 가족들과 함께 다시 찾았다. 가족들에게 내가 가진 기억을 이야기 해줬다.

내가 이 글에서 밝히는 바와 같이, 다음으로 진술할 결론은 뻔할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든 그것은 개인적으로 창피한 일이었다. Devil Tower를 중심으로 한 지형은 울퉁불퉁한 산악지대였다. 어떤 방향에서든지 Devil Tower를 둘러싼 광활한 대지를 확인하기는 힘들었다. 여행은 재밌었지만 나는 완전히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나중에 고등학교때 남긴 일기를 확인해보았다. 내가 그 때 보았던 것은 Devil Tower가 아니라 Scott Bluff 였던 것이다.

인간의 정신에 대해서는 당연히 존중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신이 가지는 확실성에 대해서는 철처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말은 명백한 자기 모순이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양보해서 내 정신을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하자, 하지만 무엇을 가지고 검증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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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 Close Encounters of a Mental Kind by Stephen Jay Gou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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