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거의 보름 전쯤에 올라온 문제지만, 꽤 재미있는 거니까 한번 다시 생각해 보자.

문제: http://gall.dcinside.com/list.php?id=science&no=214651&id=science&no=214651&page=1

"안들호메다에 행성이 세 개가 나란히 있어. (왼쪽, 가운데, 오른쪽)
셋 다 지구로부터 똑같은 거리에 있고, 
각각의 거리는 0.9광년 씩.

형 로켓은 왼쪽 행성에서 오른 쪽 행성을 향해 출발, 속도는 0.9c
동생 로켓은 가운데 행성에서 오른 쪽 행성을 향해 출발, 속도는 역시 0.9c
로렌츠 변환식으로 계산하면 0.9c에서 시간과, 길이는 대충 반으로 (0.5라 치자)

1. 지구에서 관측할 때 동생로켓이 당근 먼저 도착하겠지?
형은 2년 걸리고, 동생은 1년 걸리고.

2. 지구에서 관측하는 두 로켓의 거리는 0.45광년 맞지?
출발 시에는 0.9광년이지만 0.9c 등속도 도달하면 거리가 줄어들지.
두 로켓 사이에 막대기가 놓여 있다고 생각하면 되. (길이 수축)

3. 동생이 도착했을 때 형은 도착지 행성으로부터 0.45광년 거리.

4. 아직도 달리고 있는 형의 속도는 여전히 0.9c, 따라서 0.5년 후 도착.

5. 그럼 1번과 4번이 서로 안맞는데??"

출제자가 제시한 해답: http://gall.dcinside.com/list.php?id=science&no=214673&page=2&search_pos=-209922&k_type=1000&keyword=%EC%8F%A0%EB%A0%88%EC%95%84

"상대성원리에서의 길이수축은 (......) 공히 같은 운동선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야." "

그래서 멀리 떨어진 막대는 길이방향으로 아무리 빨리 달려도 관측자 눈에 그대로 보여.
길이수축 안해. 어제 올린 안들호메다 야그에서 길이 수축 없어!"



즉 출제자 쏠레아는 문제의 2번 가정이 잘못된 것이라 했는데, 이건 사실이야. 그런데 그게 잘못된 이유가 해당 우주선들의 동선이 관찰자로부터 극히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이라 했는데, 이 설명이 잘못되었다는 건 로렌츠 변환 공식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간단히 파악할 수 있어. 로렌츠 공식에 따르면 상대운동하는 계는 관찰자와의 위치관계에 무관하게, 운동의 진행 방향으로, 일정한 비율로(즉, '선형적으로') 축소되거든. "안들호메다 조건"은 문제와 아무 상관 없는 요소야.

쏠레아는 관람자들이 자신의 해답에 도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리플에서 "두 로켓이 끈으로 묶여 있다고 생각해봐. 그럼 하나의 물체가 0.9c로 달리는 거자나. 그럼 수축이 되야 않겠어? 물론 각 로켓 자체 길이도 줄고... (그런데 그렇지 않다, 줄지 않는단 말이여. 왜? 왜?)"라고 물었지. 즉 우리는 '두 로켓을 하나의 물체로 보면 어떻게 되냐'는 쏠레아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해답을 제시해야 해.

이를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두 개의 로켓이 아닌, 하나의 0.9광년 길이의 막대기가 왼쪽 행성에서 가운데 행성까지 걸쳐 있다고 하자. 막대기의 가운데에 전구가 하나 정지해 있고, 막대기의 양쪽 끝은 이 전구의 빛이 도달하는 순간 오른쪽으로 0.9c의 속도로 출발한다. 지구의 우리가 보기에 막대기 전체는 동시에 출발하고, 막대기도 처음에는 멈춰 있었으니까 막대기의 관점에서 봐도 이건 동시야.

하지만 일단 막대기가 0.9c의 속도로 이동을 시작하면, 조금 전까지 동시였던 사건이 더이상 동시가 아니게 돼. 관성운동을 하고 있는 막대기의 왼쪽 끝은 자신이 정지해 있다고 믿을 권리가 있으며, 그 관점에서 볼 때 조금 전까지의 자신은 0.9c의 속도로, 전구로부터 왼쪽으로 도망치고 있었고, 전구는 0.9c의 속도로 자신을 쫓고 있었으며, 오른쪽 끝은 같은 속도로 전구를 쫓고 있었지. 그래서 전구의 빛을 왼쪽 끝보다 오른쪽 끝이 먼저 받고, 그 이른바 '출발'이라는 사건도 오른쪽 끝에 먼저 일어나. 이건 오른쪽 끝의 관점에서 봐도 마찬가지야.

튼튼한 막대기인데 오른쪽 끝은 오른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왼쪽은 가만히 있다. 그럼 어떻게 되냐? 당연히 부서지지. 이 사건을 지구의 관찰자가 터무니없이 좋은 망원경으로 관찰하면, 막대기를 이루는 분자들 사이의 거리는 그대로인 반면 그 분자들 사이의 화학적 결합력이 작용하는 거리는 어째서인지 갑자기 팍 줄어들어 버린 거야. 그래서 화학적 결합이 붕괴되고, 막대기가 파괴되지.

그럼 유연성 좋은 고무줄이라면 어떨까? 이 경우에는 간단히 끊어지지는 않겠지만, 거의 끊어질 듯이 팽팽해지겠지. 지구의 관찰자가 보기에는 고무줄의 길이는 그대로 0.9광년인데 이상하게 고무줄에 작용하는 장력만이 늘어난 거고, 고무줄과 함께 움직이는 관찰자가 보기에는 고무줄의 길이가 1.8광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팽팽해진 거야.

그렇다면, 장력이 전혀 없는, 무한히 유연한 무언가로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이 연결되어 있다면 어때? 그런 무언가가 뭐냐면, 바로 '진공'(혹은 '시공간')이다. 원래 쏠레아가 낸 문제가 바로 이 경우지. 실제로 (지구의 관찰자에게) 두 우주선 사이의 거리는 0.9광년으로 계속 유지되지만, 우주선들 사이의 '공간', 보다 구체적으로는 '거리 텐서'가 변화하는 거야. 쏠레아의 주장과는 달리, 이 결과는 우주선들이 관찰자와 동일 선상에 있는 경우에도 아무 차이 없이 적용되며, 그 때에도 두 우주선의 거리는 0.9광년으로 유지된다.

그렇다면 원래 문제에서, 단단한 소재로 만들어진 두 우주선도 출발하는 순간 파괴되는가? 그렇지 않아. 우주선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동시에 가속시키면 되지. 물론 이렇게 하면 지구의 관찰자에게는 뒷부분이 먼저 출발해 거의 앞부분을 따라잡으려 하는 걸로 보이고, 따라서 우주선이 납작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