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M48처럼 나이드신 전차들은 말끔히 정비를 해놔도 훈련만 뛰면 퍼지느라고 정신이 없는데, 그시절 기술력 가지고 만든데다 험하게 전장에서 굴려먹었던 전차들은 어떻겠어. 전투손실은 둘째치더라도 굴러가다가 퍼진 전차라든지 러시아의 진창에 빠졌든가 도랑에 떨어진 전차를 빼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지. 이런거 죄다 버릴 수는 없으니까 끌어다가 고쳐야 될것 아니겠어? 처음에는 이런 전차를 끌어내는데는 견인트럭이면 충분했어. 그래서 독일군은 전차 차대로 구난전차를 만드는데는 인색했지.(안그래도 벌여놓은 판이 커서 거기서 쓸것도 모자라는판에...) 18톤급 트럭 Sd.Kfg.9 중에서 가장 유명한 FAMO 9트럭으로, 두대를 연결해서 티이거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 앞에 있는 트럭은 견인전용으로 윈치가 탑재된 Sd.Kfg.9/1. 헌데 전쟁이 점점 진행되면서 전차가 점점 무거워졌고, 이런 전차를 견인트럭 한대로 끌어낼 수가 없어서 윗 사진처럼 두세대를 연결해서 견인하는수밖에는 없었어. 근데 저렇게 두세대를 연결하려면 평지같아서야 별 상관없지만 산악지형등 길이 나빠서 두대가 동시에 작업할 공간이 나오지 않을 때는 그야말로 안습상황 발생하는거지. 목구멍에서 손이 나올 정도로 귀중한 티이거나 판터전차를 못끌어냈다고 그냥 버리고 갈 수는 없는거고, 그래서 구식전차나 손상을 입은 전차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구난전차로 개조해서 쓰게 되었지. 3호 구난전차(Bergepanzer III/Sd.Kfg.143) 구난전차라고 해서 요즘의 구난전차처럼 이것저것 올리면서 상부전투실 자체가 완전히 바뀐건 아니고, 단지 포탑을 들어낸 뒤 그자리에 나무 등으로 상부구조물을 올리고 윈치등을 달아서 사용했어. 이 3호 구난전차는 1944년 3월부터 12월까지 구식이 된 3호전차 E,F,G형 150대 가량(일설에는 170대를 넘는다고 하기도 하고..)을 개조해서 만들어졌는데... 이놈으로 티이거를 견인하기는 좀 빈약해 보이지? 4호 구난전차 1941년 10월에서 12월까지 소수의 차량이 제작되었고, 이후에는 전방부대에서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현지개조하는 형식으로 총 36대 정도가 제작되었다고 전해져. 5호 구난전차 베르게판터(Bergepather/Bergepanzer III/Sd.Kfg.179) 페르디난트인지 엘레판트인지... 하여튼 중구축전차를 견인중인 베르게판터. 프랑스 소뮤르 전차박물관에 전시중인 베르게판터. 프랑스군은 1950년대 중반까지 판터와 함께 베르게판터를 운용했어. 베르게판터는 처음부터 티이거나 엘레판트 같은 중전차를 견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구난전차로 2차대전 구난전차중에서 본좌로 꼽히지. 독일 육군의 주문으로 1943년 6월에 MAN사가 최초로 판터 D형 12대를 개조한 것을 시작으로 쿠르스크전 종료 후 말썽이 많았던 초기형 판터들을 거의 전부 다 회수해서 9월까지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279대의 베르게판터가 생산되었으며 야전에서도 손상이 심한 판터를 회수해서 수리하는 과정에서 현지개조로 베르게판터가 제작되기도 했어. 독일육군이 맘먹고 제작한 구난전차답게 전장에서 전차를 회수할 때 구난전차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20mm Kw.K.38 L/55포와 기관총 1정이 탑재되었지.(나중에 현지개조로 제작된 베르게판터는 20mm포 대신에 기관총 두정을 탑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 6호 구난전차(베르게티이거(P), 베르게엘레판트, 베르게티이거) 베르게티이거(P), 포르쉐형 티이거를 구난전차로 개조한건데, 베르게엘레판트와의 차이는 전면장갑의 형상과 두께, 그리고 내부 배치. 진창에 빠져서 오히려 엘레판트가 견인중인 베르게엘레판트. 스타일 제대로 구겼다.... 파손된 포탑을 들어내고 전차 견인용으로 사용했던 티이거로 추정되는 사진. 독일 육군에게 있어서 티이거는 그야말로 금쪽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정식으로 베르게티이거를 제작한적은 한번도 없어. 하지만 오토 카리우스의 회고록에서 언급했듯 동부전선에서 티이거를 운용했던 부대는 티이거를 견인하기 위해서(티이거 엔진은 티이거 한대를 끌고다니기도 아슬아슬해서 티이거로 다른 티이거를 견인했다간 둘다 퍼지는일이 잦았다더군. 그래서 티이거끼리의 견인은 엄격하게 금지했다지만 전장에서 그런게 지켜질리가 없지...) 파손된 티이거를 베르게티이거로 개조하는 일이 있었어. 포탑을 떼내면서 무게가 가벼워지니 다른 티이거를 견인할 수 있는 구동력을 갖출 수 있게된거지. 베르게티이거(P)와 베르게엘레판트는 모두 엘레판트/페르디난트를 운용하던 653중대전차대대에서 운용되었는데 1943년 8월경에 티이거(P)의 차대를 사용해서 베르게티이거 3대가 제작되었으며 10월에 중파되어 회수된 페르디난트 2대를 추가로 베르게엘레판트로 개조해서 총 5대의 베르게티이거(P), 베르게엘레판트가 존재했는데 이들은 전장에서 소모되었다고 해. 베르게티이거의 경우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509중전차대대가 44년 초 3대의 파손된 티이거를 베르게티이거로 개조했고, 이것이 나중에 501중전차대대로 이전되었다는 기록이 전부이고, 이외 야전부대에서 몇대의 티이거가 베르게티이거로 전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어.(많은 수는 아니겠지. 티이거 자체의 생산량도 적고 그만한 전차를 구난전차로 개조할만큼 독일군의 사정이 널럴한것도 아니었으니까.) 참고로 안지오에서 508중전차대대가 티이거를 개조한 베르게티이거를 실전에 투입하였다는 영국군측 기록이 있는데, 이 전차는 베르게티이거가 아니라 폭약을 운반한다든지 하는 일종의 공병전차이지 구난전차는 아니야. 문제의 508중전차대대의 공병전차 티이거. 윈치도 수동윈치고 포탑이 그대로 달려있는 점에서 베르게티이거는 절대로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