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항공기의 순항속도는, 결론적으로 그 항공기가 비행시 최적의 연료소모량(연비)를 갖을 때의 속도를 의미합니다. 초음속을 넘지 않는 한도내에서,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속도가 빨라질 수록 양항비 자체는 더 좋아집니다.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속도가 빨라 질 수록 마찰이나 항공기 형상 자체에 의한 공기저항은 늘어나는데, 항공기가 공중에 떠있기 위해 필요한 힘, 즉 양력을 발생시키면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항력 (유도항력)은 줄어드는게 그 원인이지요. 유도항력은 속도가 빨라질 수록 급격히 감소하기에 속도가 빨라질 수록 항력의 증가 폭은 줄어들지만, 반대로 양력은 속도가 빨라질 수록 꾸준히 증가하기에 양항비는 대개 마하 0.8~0.9 이상이 되지 않는 이상 좋아지기 마련입니다. 이 양항비가 좋으면 그만큼 적은 힘으로도 항공기를 공중에 띄울 수 있다는 의미가 되고, 이는 항공기의 항속거리 증가에 큰 보탬이 됩니다. 극단적으로 보잉 747이나 U-2, B-52 같은 항공기들은 이 양항비를 증가시키기 위해 매우 긴 날개를 가지고 있지요. (날개길이, 정확히는 가로세로비가 증가할 수록 양항비 는 증가) 문제는 이 속도를 내기 위해 연료소모량이 증가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프로펠러 항공기는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가 되면 프로펠러의 성능이 극단적으로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이런 속도에 프로펠러 형상을 최 적화 시켜 만들자니 이번에는 이착륙시 같은 저속에서의 효율이 떨어지지요. 그래서 나온게 가변 피치 형상 의 프로펠러입니다. 그러나 가변피치 프로펠러를 사용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프로펠러 항공기는 속도가 증가할 수록, 그 프로 펠러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이 말은 같은 추력을 내려고 해도 속도가 빠르면 빠를 수록 더 많은 엔진 힘이필 요하고, 바꿔 말하면 그만큼 연료소모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결국 그 항공기가 낼 수 있는 최대속도가 된다면 연료소모량은 극단적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공기밀도가 적은 고고도로 올라가면,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공기저항도 줄어들기에 항공기는 더 빠른 속력을 내기 수월합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들의 순항속도가 꽤 높은 것도 이탓이지요. (실제로 민항기들은 비행가 능한 항로가 고도별로도 정해져 있기에, 각 항공사들은 서로 조금이라도 고도가 높은 항로를 얻으려고 경쟁 하곤 합니다. 보통은 현재의 항로를 이용하는 항공기들의 교통량등을 통해 관제사들이 판단하여 항로를 할당 해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도가 너무 높으면 엔진이 낼수 있는 최대 힘 자체가 줄어들어 버리지요. 그렇기에 자동차의 경제속도 처럼, 같은 시간동안, 같은 양의 연료를 소모해도 더 많은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순항속도와 순항고도를 찾게 되지요. 문제는 이겁니다. "어느 어느 항공기는 어느 어느 항공기 보다 순항속도가 느리다." 물론 B747 보다는 DC-3가 순항속도가 훨씬 느릴 것이란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수준 의 항공기들끼리라면 단순 비교가 힘듭니다. 밑에 논쟁이 된 제로와 여타 항공기들의 순항속도의 비교는, 솔직히 글을 올리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무의미 하며 현재의 자료들만 가지곤 어느 항공기의 순항속도가 더 빠른지 알 수 없습니다. 순항 속도는 그 항공기의 현재 상태의 무게 (연료량, 무장탑재량,), 외부 무장의 유무, 비행 고도 등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우연치않게 한 항공기의 비행 메뉴얼을 본적이 있었는데, 거기엔 해당 항공기의 최적 순항속도가 고도와 연료와 기타 항공기의 상태별로 일일히 나열 되어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도는 항로나 임무등에 의해 고정되는 경우가 많기에 속도만이라도 달리 하는거지요. 만약 고도의 제한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비행을 하면 할 수록 연료가 줄어들기에 "최적 순항 속도"와 "최적 순항 고도"가 점점 커집니다. 문제는 인터넷에 돌아다니거나 각종 책자에 소개된 항공기들의 (특히 2차대전 항공기들) "순항속도"라고만 표시 되어 있을 뿐 그 순항속도가 어느 상태의 순항속도인지에 대한 언급이 대부분 전혀 없습니다. (가끔 친 절하게 고도 정도는 표시해 줍니다.) 그러니 같은 항공기에 대해서도 어떤 자료에는 순항속도가 300 km/h인데 어느 자료에는 250km/h일 수 도 있는 겁니다. 사실 항공기의 비교는 가장 신뢰할 만한 수치가 카달로그 상의 수치지만, 또 가장 믿을 수 없는게 카달로그 상의 수치입니다. 이착륙 거리, 최대비행속도, 순항속도, 최대상승률, 선회반경, 선회율, 항속거리, 전투반 경이란 것은 현재 항공기의 무게, 외부 장착물, 주변 온도, 고도, 경우에 따라선 속도나 임무 형태에 따라 천차 만별로 바뀝니다. 이를 테면 "P-51이 LA-7보다 최대속도가 빠르다." 라는 것은 반은 맞는 말이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이 항공 기들이 서로 아무런 제한 없이 수평비행 중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는 분명 P-51이 더 빠릅니다. 그러나 저공에서 누가 가장 빠른가를 평가하자면 경우에 따라선 LA-7이 더 빠르다는군요. 항공기들은 그 설계자, 나아가 사용군이 요구하는 운용고도, 운용속도, 운용환경등이 다 제각각이다 보니 이런식으로 서로 최적화된 환경이 다르고, 최대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임무 형상과 임무 고도, 임무 영역도 다르지만 카달로그에는 단순히 해당 수치 중 가장 좋은 수치만을 골라서 (경우에 따라선 반올림까지 해서) 내놓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