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이트 훑어보다가 접한 글인데, 유우나 아스카도 아닌 인성도 나쁘고 초라한 우리찐에게 무슨 매력이 있다고 네모랑 유리가 저리 집착하냐는 글에 대한 답글이 인상적이더라고.

그게 무슨 내용이었냐면, 유리나 네모가 우리찐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우리찐이 그들에게 있어서 인형 같은 거라서 그런 거라고 함.

이게 가지고 놀기 좋은 장난감이라거나 그런 의미가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자신만의 인형처럼 여긴다는 거지.

네모에게 우리찐은 덕질이나 여러가지 속내를 홀가분하게 드러낼 수 있는 인형이고, 유리에게 우리찐은 동질감을 느끼고 이입할 수 있는 인형이니까.

그래서 네모의 경우 유일하게 진정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우리찐이 자신에게는 가식을 보이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자기한테 보여주지 않은 면을 드러내거나, 자신에게 속내를 감추려고 하면 네모의 역린을 건드리는 거임.

자기랑 똑같이 입시 때 만난 이토는 기억하면서 자기는 기억 못 하는 거나, 네모라고 부른 걸 얼버무리려는 행동에 대한 반응들이 이걸로 설명 됨.


유리의 경우에는 마코나 요시다 같은 자기 영역이 아닌 그 이외의 이방인들과 속내를 터놓고 더 가깝게 지내거나, 자신과 달리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면 유리의 역린을 건드는 거임.

유우 앞에서 수학여행 얘기 꺼내거나, 네즈미 랜드에서 그런 반응을 보인 것도 이걸로 설명 됨.

그리고 저런 복잡한 심리에 따른 독점욕에 가까운 위의 둘과 다르게 웃치는 정황상 100% 연애감정인데, 웃치가 토모코에게 빠진 이유는...

이건 해외 분석글 바탕으로 생각한 건 아니고 그냥 개인적인 추측인데, 웃치가 토모코한테 뜬금포로 빠진 것 같지만, 복선까지는 아니라도 묘한 부분이 있음.

80화에서 웃치가 토모코와 같은 방에 있을 때는 백합 애니 보면서 여자끼리 노닥거리고 기분 나쁘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갤 공지글의 일본 와타모테 위키 들어가서 알게 된 건데... 정작 웃치 본인이 79화 표지에서 미야자키라는 친구의 어깨를 뒤에서 잡거나, 87화에서 미야자키로 보이는 여자를 뒤에서 껴안는 등, 여자끼리 노닥거리는 장면이 내로남불 수준으로 있다고 함.

즉, 백합애니를 보면서 저런 거부반응을 드러낸 이유가 사실은 자기거부적 호모포비아 비스무리한 거였을 수도 있다는 거지.

이 경우 백합의 씨앗은 이미 웃치 안에 있었는데 거기에 물을 뿌려준 게 우리찐일 수도 있음.

(오해지만)우리찐을 백합 스토커라고 파악했을 때, 일반인이라면 그냥 상종을 안 하려고 하겠지, 그런데 웃치는 피하면서도 점차 의식하면서 나중에는 자부심 비슷한 것도 드러냄. 그 이유가 이거같음.

과하게 자기를 좋아하는 동성(우리찐)을 의식하다보니 역으로 잠들어 있던 기질을 표면으로 끌어낸 거지.

물론 작가가 그냥 네타 캐릭터 하나 만들려고 뜬금포로 반하게 한 거에다 과한 의미부여를 하는 걸 수도 있지만, 와타모테 위키 보다가 혹시라도 저런 스킨쉽 장면을 넣은 거에 의미가 있다면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추측해 봤음.


<요약>

ㅡ 네모에게 있어서 토모코는 진짜 자신을 들어내는 인형.

ㅡ 유리에게 있어서 토모코는 동질감을 느끼고 이입할 수 있는 인형.

ㅡ 자신만의 인형인 토모코를 타인이 건드리면 자기 영역에 흙발로 들어온 것처럼 불쾌감을 느낌.

ㅡ 웃치는 자기거부적 호모포비아였으나 토모코라는 자극제가 내재된 성향을 일깨워 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