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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조와 칠 인의 부하들龍三と七人の子分たち> 그리고 도로 위의 요지경

유지군(211.230) 2018.05.19 16:36:29
조회 252 추천 3 댓글 9
														

점심을 먹고 어슬렁어슬렁 쇼핑몰로 들어가려는데, 도로에서 두 대의 승용차가 나란히 선 채 운전자들이 警笛音 같은 쇳소리를 쏟아내고 있었다. 인도의 행인들은 곡예단에 모여드는 관객이 되었고 도로를 씽씽 달리고 싶어 안달이 난 듯한 차들도 여기저기 정말로 警笛音을 사정없이 울려댔다.


, 여기까지는 누구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한국 도로의 사정이다. 재미있었고 인상적이었던 건 차창을 열고 액션영화의 배우처럼 분노를 표출하던 운전자의 무시무시한 협박이었다.


내리면 너 죽어, 새끼야!”


유지군의 귓가에까지 들려왔던 그 소리. 물론 상대방도 어마무시한 고함으로 맞불을 놓고 있었다. 지독한 욕설이라 차마 여기에 옮기지는 못하겠다. 상상에 맡긴다.

요즘 워낙에 흉흉한 집단폭행 사건도 많은데 공연히 불똥이라도 튈까 염려스러워 아비규환 일보직전의 현장을 총총 떠났는데, 이거 참, 쓴미소가 입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잠깐 시야에 들어온 것에 불과하지만 벌건 대낮에 차창을 열고 화병을 폭발시키던 그 운전자들이 야쿠자(ヤクザ) 같은 업을 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보통의 시민 모습. 그런데 쏟아내는 말은 야쿠자 영화를 즐겨 생산한 기타노 다케시(北野武) 감독의 캐릭터들 뺨을 치고도 남을 만큼 강렬하고 원색적이었다.^^

쓴미소를 짓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그러니까 차에서 내려 너한테 다가가면 너는 죽는다는 것이니 이 얼마나 단호한 의지의 표출이냐 말이다.


그것도 벌건 대낮에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표출시킨 의지다. 어쩌면 기껏 この野郎나 줄창 외쳐대는 야쿠자보다도 더 구체적인 행동의 指針일 지도 모르겠다. 이거, マルボウ들이 한 수 배워야 될 판이다.


아무튼 그 운전자들이 그 뒤에 차에서 내려 치고받고 싸웠는지 혹은 목검이라도 휘둘렀는지 향방은 모른다. 다만 죽이겠다는 말이 이렇게 일상에서 튀어 나와, 타인의 등허리를 서늘하게 만들었으니 일면 서글펐고 일면 우스웠다.


우스웠던 까닭은 죽이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출시킨 그 운전자가 넷상에서 조선인을 멸족시키라는 인종 혐한과 자연스레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그 혐한들이 오프라면 십중팔구는 저렇게 행동하지 않을까도 싶은데. , 그것들은 引籠라 도로에 나설 일이 없어 도로 위의 혐한 행태를 보이는 치들과는 다를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들은 요지경 속의 소품으로선 손색이 없다.^^


연전에 기타노 감독의 <류조와 칠 인의 부하들龍三七人子分たち>를 본 적이 있었다. 야쿠자가 소재이긴 하나 배꼽 잡는 B급 코미디 영화였다. 은퇴한 영감님 야쿠자들이 옛 영화를 그리워하며 돼먹지 않게 조직을 꾸리며 좌충우돌해 나가는 내용인데, 영감님 야쿠자를 내세웠으니 만큼, 승부의 관건은 인지 부조화가 빚어내는 익살과 웃음이었다.


허나 이 B급 영화의 요지경 세계도 넷상의 인종 혐한들 요지경에는 감히 명함도 못 내밀 테다. 넷상의 인종 혐한께서는 개개인 하나둘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를 멸족시키겠다는 장엄한 야망을 키보드로 열심히 표현하고 계시니 누가 당할 수 있겠나 말이다. 그야말로 無敵이다. , 거기 너, 한자 똑바로 읽어라. 無職이 아니라 無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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