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전날 5시 반부터 10분 단위로 알람을 맞추고 잤습니다

당일이 되고 정작 일어나보니 7시였습니다
헐레벌떡 약속장소에 도착해보니 7시 반이었습니다
개꿀! 하며 토스트를 먹었습니다

영아원으로 버스와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저는 ㅈㅇ담당이었습니다(제 이름이랑 ㄹㅇ비슷)
한 1년만에 의사소통이 되는 아이와 다녀보게되었습니다

영아원에서 체험마을로 영아원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카레밥과 불고기를 먹었습니다

물놀이를 하러 갔습니다
ㅈㅇ는 물을 무서워했습니다
미끄럼틀 한번 타고나니 물놀이에 학을 뗀 모양이더군요
같이 감자를 먹었습니다

ㅈㅇ와 같이 토끼 구경을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토끼에게 파릇파릇한 풀을 먹이로 주고 있었습니다
ㅈㅇ는 토끼가 무서워서 가까이 못간다고 멀찍이(우리에서 1m정도) 떨어져서 바닥에서 주운 건초(..)를 들고 흔들며
이거 먹어! 이거 먹어! 를 외쳤지만
토끼가 철창을 탈출해 먹으러 올만큼 먹음직스러운 풀이 아니었기에 토끼는 오지 않았습니다
ㅈㅇ는 왜 토끼가 자기 풀만 먹지 않냐며 화를 냈습니다
토끼야 내가 대신 사과할게

방에 들어와서 쉬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수박을 주셨습니다
수박을 먹었습니다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녁은 목살이었습니다
목살을 먹었습니다
ㅈㅇ가 매운음식을 한번도 안먹어봤는지
쌈장을 먹고 너무 맵다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애들을 재우고 치킨과 중화요리를 시켰습니다
치킨과 중화요리를 먹었습니다
선생님도 같이 드셨습니다
제 나이를 들으시곤 깜짝 놀라셨습니다(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아침메뉴는 시골밥상이었습니다
ㅈㅇ는 고기를 외쳤지만 고기는 없었습니다..
김+말린새우강정(?)+약간의 간장으로
ㅈㅇ와 저의 배를 채웠습니다

인절미 만들기 체험을 했습니다
떡메가 오래되어 끝이 부스러져 떡에 섞여 들어갔습니다
인절미를 먹었습니다
ㅈㅇ도 곧잘 먹더군요
떡은 맛있었지만 콩가루의 풍미가 부족했습니다

방에 들어와 쉬었습니다
또 수박을 주셨습니다
수박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원래는 돈까스 만들어먹기였는데
돈까스를 그냥 식당에서 해서 주셨습니다
아쉽기도 했지만 그보다 맛있게 만들긴 힘들 것 같더군요
돈까스를 먹었습니다
ㅈㅇ가 자기는 편식 안한댔는데 편식 많이 합니다
ㅈㅇ 거짓말하면 못써!

점심먹고 영아원으로 왔습니다
아이들이 샤워하고 난 뒤
물 닦기, 로션바르기, 머리말리기 등을 했습니다

아이들과 이별할 순간이 되니 ㅈㅇ가 다리를 붙잡고 매달렸습니다
근데 제 다리가 아니고 피터팬님 다리에요

주륵..

1박2일이 증발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ㅈㅇ가 안아줘서 풀렸습니다


서울에 와서(올 때 교통비때문에 소동피운거 ㄹㅇ ㅈㅅ합니다 제가 뇌속에 우동사리가 들었나봄)

양꼬치와 설빙을 먹었습니다
진짜 꿀꿀핵맛이었습니다
잘먹었습니다(꾸벅꾸벅)

피터팬님이 비맞고 가지 말라시며 핫핑크색 우산을 사주셨습니다
집가는 길에 비가 안와서 여러모로 다행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어디서 난 우산이냐고 물어보셔서
누나꺼 아닐까요? 라고 했습니다


-후기-

매번 집중케어실만 맡다가 소통되는 애들하고 지내본 게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애들 소유욕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음식은 먹지도 않을만큼 쌓아놓은 후에 배부르면 다 버리고
ㅈㅇ같은 경우는 너 내꺼지? 를 시전한 후
대답이 무엇이든 넌 내꺼야ㅇㅇ 라고 하고 다닙니다
뭐 영아원 처음 가서 설명들었던 내용이지만 실제로 겪어본건 처음이라..

아무튼 아이들과 1박2일이란 긴 시간을 지내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애들쪽에서도 제쪽에서도 짧은 시간에 정이 많이 들었구요
애기들 귀여운 맛에 1박2일 지냈던것 같습니다



-곁가지-

그네 살살태워달라했는데 내가 세게 밀어서 무릎 팔 까진 ㅅㅅ야.. 진짜 미안하다..

계곡에서 발 잘못 디뎠는지 발목이 삐었습니다
양꼬치 굽다가 테이블 아래 뜨거운 부분에 무릎이 닿아서 화상을 입었습니다 얼마나 뜨거웠으면 0.5초만에 살이 익어서 벗겨짐..ㅠ

몇몇 아이들은 봉사자들에 대한 태도가 거의 왕-종 급이더라구요 봉사하러가서 너무 오냐오냐하는것도 능사가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쪼리 맨날 신고다니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졌습니다
발아파서 죽을뻔

영아원은 빅풋들을 위해 300사이즈 슬리퍼를 마련해달라!
아니면 제가 하나 사가던지 해야게쓰요

ㅈㅇ는 사진찍을때 특유의 포즈가 있었는데요 진짜 씹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우의 초상권이 있으니 보고싶으시면 직접 영아원 가서 보시는 수밖에 없을듯

회비 아직 안냈는데요 돈 생기는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진짜로요
이번에 너무 얻어먹고 받은게 많아서 죄송할따름

개인통산 18번째 봉사
이러려고 시작한건 아닌데 이거랑 농활이랑 해서 졸업요건 봉사시간 벌써 다채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