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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오늘의 뻘글

니컬(125.178) 2018.05.23 14:48:39
조회 546 추천 10 댓글 12
														

기승전손절 투성이 마게 글을 썼던 이유는 간단하지. 크툴루로는 약이 안 팔렸기 때문이다. 이 나쁜 놈들아.

트위터에다 온갖 해악이 담긴 서플먼트 썰같은 거 풀면서 약을 팔아 불특정 다수의 멘탈을 깰까도 고려해 봄.

어쨌거나 요 며칠 흥한 마게글은 현실로 말하자면 프로레슬링 기술 장면 보여주면서 Don't Try This 광고를

하는 그런 거니 착오 없기 바라고... 그런 뜻에서 오늘은 누군가가 마게쟁이 글을 못 알아듣겠으니까 자기도

끼워달라고 징징대는 거 같으니 특별히 마게 말고 다른 흥미로운(별로 안 그럴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하자.

다들 Story하고 Game이 무슨 의미의 단어들인지는 알겠지?  근데 읽다보면 아마 마게 얘기나 해주셈 ㅜㅜ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솔직히 이제 와서 니들이 크툴루를 찾을 거 같지는 않거든.


스토리 게임이란?

스토리 게임에 대한 정의는 좀 복잡다양함. 심지어는 구 포지... 현 스토리 게임 포럼 출신 제작자들이 만든

게임은 다 스토리 게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음. 그런데 나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춘

롤 플레잉 게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음. 그러면 이것과 비슷한 논리긴 한데, 일단 스토리게임 까들이 악용해

먹을만한 논리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아래의 내용들은 내가 창작한 게 아니고 어디서 나왔던 이야기임.


게임(Game)

특정한 여러 규칙들로 방향성이 정해진 놀이.

나레이션 게임(Narration game)

플레이어들이 나레이션을 게임의 규칙들과 작내 상황에 대응하는 주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임.


롤 플레잉 게임(Role playing game)

플레이어들이 가상의 캐릭터를 통해 1인칭 나레이션과 대화를 하며 게임 규칙에 대응하는 나레이션 게임의 일종.

가상의 세계와 수많은 캐릭터를 모사하는 역할을 맡는 플레이어(마스터)가 있을 수도 있음.


스토리 게임(Story game)

이야기를 하는 것(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춘 규칙을 가진 나레이션 게임의 일종.


역극

저 범위 기준으로는 그냥 나레이션 게임의 일종이라고 생각함. 이 부분만은 내 생각대로 추가함.


눈치챘는가? 이 분류에서는 스토리 게임은 나레이션 게임이라는 점 말고는 RPG와 접합점이 없음. 다르게 말하면,

스토리 게임은 RPG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애들은 스토리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캐릭터에 집중하는 대신에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게임인 RPG에 속하지 않는다고 봄.

대표적인 예로는 저어기 아마 던전쉐프 만들었다면 아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는 RPGPundit 같은 사람이 있겠다.

물론 반발하는 사람들은 "스토리게임도 RPG야 RPG" 내지는 '스토리 게임'이라는 표현 자체가 기존 RPG를 하던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풍조에 대해 반발하면서 선을 긋는데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본다거나 뭐 그럼. 그러니까 우리

"역극이"는 사실 딱 저 위의 흐름을 따른다 이거지. 문제는 그러면 현실적으로 스토리 게임이 '들끓는' 인디 업계의

상황을 보고는 "이건 진정한 RPG 시장이 아니야"라면서 눈을 감고 부정할 수 밖에 없으므로 솔직히 좀 병맛이 됨.

나? 나는 스토리 게임은 결국 '이야기의 흐름'이라는 무형의 메카닉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서 묻어가지만 결국에는

이것도 RPG의 일종이라고 봄. 단지 기본 메카닉 중 하나가 룰북에 안 나오는 무형일 뿐인 거지. OSR에서 플레이어

/ 마스터의 개인적인 기량을 실제 플레이 내에 적용해서 써 먹는 그런 거처럼 말이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의 의미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렇지? 주인공이 안 나와도 스토리가 잘 진행되는 덴마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거임.

이것이 기존의 RPG와 무슨 차이가 나냐고? 스토리 게임에서의 '판정'은 이야기의 변화를 만드는 촉매에 불과함.

던월에서 내가 10이 나와도 마스터는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을 붙여 줄 수

있고, 반대로 4가 나와서 실패를 했더라도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전화위복이 되는 계기가 되는 상황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거임. 그러니까 결국에는 아무리 쩌는 캐릭터를 데려와도 / 만들어도 스토리게임에서는 아주 운이 나빠서

발생하는 실패 또는 성공같지 않은(장기적으로 보면) 성공 등을 거듭하면서 얘의 행보가 꼬이고 틀어지며 그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게 되는 것임. 예를 들어서 킹왕짱 벗바 간달프가 발록과 함께 조기 이탈을 하거나

외모는 몰라도 정신은 멀쩡하던 소린이 "보물은 다 내가 가져야 한다"면서 갑자기 트롤링을 시작하거나 그런 거지.

이게 다 캐릭터 붕괴... 는 당연히 아니고 이야기를 재미있게(혹은 골때리게) 만들려고 희생시키는 것이 되겠다.

반대로 판정에 실패해서 인생이 개막장이 되어도 무림 고수라든가 파리아 신부라든가를 만나서 기연을 얻은 뒤에

역으로 킹왕짱이 된다거나 뭐 그런 이야기도 충분히 나올 수 있겠지?


물론 이런 변화는 당연히 캐릭터에 집중해서 보면 좀 묘한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인데 예를 들면 촌동네 완폐아를

호전적으로 만든 뒤에 참교육을 시켜서 뭔가 좀 될 것처럼 만들고는 끝판왕이 필요하니 개새퀴로 만들고 다음에는

어찌어찌 살려준 뒤 자신도 나름 만족할만한 결말을 준다면서 잔인하게 튀겨서 죽여버리는 행보 같은 게 나오고

뭐 그럼. 솔직히 대모퀘 할 당시에는 우리 트루 워치킨이 그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미래에 대한 각오...까진 좀 아닌가?

위에 나온 대로 이야기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이번 판정이 망했다고 해도 바로 "블랙리프는 죽었어" 같은 결과가

나올까봐 딱히 걱정할 것은 없음. 이야기가 계속되려면 내가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머리 위로 한 줄기의 거미줄이

내려오는 것처럼 해결책이 나올 것이거든. "나 자신만이 아니라 전원이 미래에 대한 각오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각오한 자는 행복하다는 거다!"인 것이지! 그래서 AW에서도 비오는 날 먼지가 나게 맞은 PC가 용케 죽지 않고

(대신 좀 어딘가가 망가져서) 다시 게임에 돌아올 수 있고 그런 거야. 알겠지? 스토리는 이어져야만 하는 거거든.

이런 게임들이 대체로 장편 플레이에 적합하다는 이유도 이렇게 만들어질 이야기를 단편으로 정리해서 끝내는 건

뭔가 시원찮아진다고 보기 때문임.


그러니까 이게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역극이다 뭐다 하는 소리가 나오는 거고,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이

룰이 좀 더 빡빡하고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개개인의 캐릭터를 중심에 놓게 되는 게임을 더 선호하게 됨. 역극이가

진정한 도전 운운한 것도 뭐 이런 사고 방식을 표현할만한 단어를 못 찾았던 거겠지. 덤으로 진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극이는 5판 / 겁스한다고 했었나 그랬고 RPGPundit이야 말이 필요 없는 OSR계 틀딱이고 그렇다.  


던전 월드의 전투는 AWE를 해 본 사람들에게 왜 구리다고 까이는가?

던월 전투가 구리다고 AWE 파 본 갤럼들에게 까이는 이유도 여기 있음. 스토리 게임들의 '전투'는 대개 특별한 상황

변화의 촉매 중 하나임. 근데 던월은 이 전투의 메카닉을 그냥 옛날 옛적 모 게임에서 따옴. 그러니까 이런 메카닉과

위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걸 중요시하는 스토리 게임의 관점이 맞물리면서 전투로 충분한 이야기를 만들려고 하면

우리 마스터가 멋진 공격 한 두방에 죽어나갈 운명의 HP 16짜리 용 가지고 몸비틀기를 해야 하는(어떻게 왜 하는지

전에 설명하긴 했지만 몸비틀기가 맞긴 맞음) 그런 상황이 될 거임. 그런 뜻에서 한 번 두 게임의 비슷한 역할을 하는

액션 하나를 비교해 보자.


접근전

근거리 전투에서 적을 공격하면 +근 판정을 합니다. 10+이면 적에게 피해를 주고 자기는 공격을 피합니다.

원하면 적에게 빈틈을 보이고, 대신에 피해를 1d6 더 줄 수도 있습니다.

7~9이면 적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도 상대의 공격을 받습니다.


힘으로 빼앗기

힘으로 뭔가를 뺏거나 반대로 뭔가를 지키려고 하면 +Hard 판정을 함. 10+이면 아래 네 가지 중에서 세 개를 고르고,

7~9면 아래에서 두 개를 고름. 왜 다 뭘 고르냐고? 그야 피해 교환 덕분에 일단 서로 줘팬다는 것이 전제되기 때문임.

*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 / * 피해를 덜 입는다 / * 피해를 더 아프게 준다 / * 두려움 or 깊은 인상 등을 불러일으킨다


아래 액션을 보니까 단순히 줘패서 죽인다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는 선택지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나지? 이런 비교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던월 전투는 까이게 됨. 스토리 게임에서 전투의 본분인 '새로운 상황을 조성하는 요소'로 쓰기에

부적합해 보이는 메카닉을 가져다가 쓰고는 나머지는 마스터와 플레이어들이 적당히 잘 해결하라고 하는 상황이거든.

예를 들어서 HP 4짜리 용을 가져다 놓고 용은 비늘이 두꺼워서(높은 Armor로 구현) 일정한 Harm 이하 무기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하면 누군가가 [힘으로 빼앗기]로 비늘 사이의 틈을 벌려서 속살을 드러내는 결과를 얻고, 그 다음으로

[힘으로 빼앗기]를 하는 누군가가 드러난 틈새로 속살을 찔러 피해를 주는 게 가능해진다(물론 Armor가 아직 높다보니

피해는 낮게 들어감)는 식의 응용이 가능하겠지? 기본적인 메카닉만 보고도 말이야. 물론 Armor 무시 공격을 할 수단을

구해 와도 괜찮을 거임. 당연히 이 아이디어는 옛날에 데스윙 등짝의 철판 벗겨내던 추억을 기억하며 떠올린 거 맞음.


라그나와의 필연적인 충돌

그리고 라그나가 대체로 던월에 어울리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음. 이 새퀴들은 자기 캐릭터의 온전성과 절대성 등등

하여간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캐릭터에 몰입을 하니까(안 좋은 의미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조금 더 재미있게 흘러가려면

각 캐릭터들이 약간의 실패 또는 우회를 할 수도 있다는 스토리 게임과 맞을 수가 없음. 말하자면 "왜 나한테 고구마를

쳐먹이냐 이거 학대 / 갈굼 아니냐"는 거지. 물론 이런 애들이 다른 룰에는 잘 맞는다는 그런 뜻은 아닌데 하여간 이래서

이놈들은 그런 성향상 원래부터 스토리 게임과는 안 맞았다는 거임. 근데 아마 한국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RPG 룰 중

하나가 스토리 게임에 속하는 던전 월드(였)잖냐? 아, 인류의 미래는 어둡다! 이게 다 온라인 웹소설 연재 같은 거 보고

심상을 그따위로 키워 온 놈들 때문이야.


3줄 요약

최근 마게글은 대개 "쉐인이 실신한 줄 알았습니다" 광고와 같은 것임.

근데 크툴루로는 써 봤자 별 호응이 없으니까 굳이 쓸 필요를 못 느낌.

그래서 오랫만에 스토리 게임에 대한 떡밥을 살짝 맛보라고 들고 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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