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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증] 우마무스메 캐릭터 소개 62 - 마야노 탑건(マヤノトップガン)

아드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6.23 18:46:05
조회 8366 추천 2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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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색 머리털, 크지 않은 체형. 이름에 걸맞게 항공 점퍼를 걸치고, 점퍼 안감이 승부복의 녹색-황색 세로줄무늬. 도주(逃げ)든 선입(差し)이든 상관없다고 하는것은 특기인 자유자재의 각질. 정체는 여름까지만 해도 무명이었지만 95년 연도대표마가 되었고, 97년까지 3강구도의 한 축이 되었던 마야노 탑건.


90년대 중반까지 토니 빈, 선데이 사일런스와 함께 일본 경마 혈통을 삼분했던 브라이언즈 타임Brian's Time. 첫 해 자마로 94년 4관의 나리타 브라이언을 내는 것으로 시작해서 2008년까지 리딩사이어 TOP 10 안에 꾸준히 군림한 역대급 씨수말이다. 다른 둘과 달리 28세까지 장수하면서 중장거리 적성의 우수한 자식들을 배출했는데, 그 중 둘째 해에 알프 미 플리즈와 교배해 얻은 아들이 바로 마야노 탑건이다. 고베에서 개인 병원을 굴리면서 복싱 링닥터로도 뛰던 타도코로 유우가 구입해, 고베의 마야 산에서 따온 마야노를 관명으로 썼다.


브라이언즈 타임의 잘난 자식들은 중장거리형에 완성도 비교적 빠른 편이라 나리타 브라이언이나 실크 저스티스처럼 클래식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탑건의 경우는 정반대였다. 데뷔 자체가 (구)3세가 아닌 4세 1월일 정도로 늦었고, 그나마도 발이 튼튼하지 않아 부담이 덜 가는 더트 레이스를 7번이나 뛰고서야 터프(잔디)로 전향할 수 있었다. 후지 키세키가 조기 은퇴한 후에도 제뉴인, 타야스 츠요시 등 선데이 사일런스 첫해 자마들이 클래식에서 선풍을 일으키던 봄철에, 마야노 탑건은 조건전을 헤매고 있었다. 타야스 츠요시가 제뉴인을 꺾고 더비 우승을 차지하던 5월 28일, 마야노 탑건은 500만 이하 클래스 경주를 세번 도전 끝에서야 승리, 간신히 900만 이하 클래스로 승급하고 있던 무명의 말이었다.


봄철 클래식을 뛸 정도로 잘난 말들은 여름을 푹 쉬고 가을을 준비하지만, 이 정도 클래스에 있는 말에겐 여름방학은 꿈같은 소리. 900만 이하 클래스에 올라온 시점에야 겨우 발이 어느정도 튼튼해지면서 원래 목표대로 터프 레이스에 복귀, 타케 유타카와 타바라 세이키가 번갈아 타고 있던 안장도 이때를 기점으로 타바라로 고정이 되었다.


여기서 잠깐 타바라 기수 얘기를 하고 가자. 사실 마야노 탑건을 이야기 하면서 타바라 세이키를 빼놓고 얘기하는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보통 타케 유타카를 천재라고 이야기 하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천재성의 이미지에 가까운건 이 '원조 천재' 타바라 쪽이다. 

젊을 때는 재능만으로 이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신들린 승리를 연발하고, 두 차례의 낙마로 중상을 입은 후에도 소수의 기승에 집중하며 많은 GI을 따낸 기수.

그러나 천재답게 기승술뿐만 아니라 인간 그 자체로도 의외성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토우카이 테이오에 타고 93년 아리마 기념 우승 후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했지만 사석에서 '분위기 띄우려고 흘린 가짜 눈물이다'라고 말했다던가, 검량실에 들어온 스포츠신문 기자를 채찍으로 팬다던가, 은퇴후 조교사 시절에 관리사가 자기를 욕한다고 의심해 말에 도청기를 단다던가, 무기단속법 위반에 각성제 소지 혐의로 조교사에서 짤리고 그 후에도 사람 패고 대마 빨아서 빵에 들어간다던가...기수 시절에도 만화 원작자와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며 각기 수백만부나 팔아먹고, 심지어 음반까지 내는 등(이건 망함) 좋게 말하면 예인 기질이 넘치고, 나쁘게 말하면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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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만화 쟈쟈우마 그루밍업에서 등장한 반도 세이지. 타바라를 거의 완벽하게 모사했다. 별안간 실종된다던가, 언론과 사이가 나쁘다던가, 설명할수 없는 승리를 연발하지만 더불어 이해할수 없는 패배도 연발하는 '천재성'을 가진 사나이. 다만 자기가 맡은 말에 대해서는 VTR을 수도 없이 보며 연구하는 진지함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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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는 수도 없이 부딪히며 불꽃을 튀긴 사람이지만 말에 대해서만은 진지했던 사람. 기승했던 말의 가혹한 로테이션에 적극 반대했던(그리고 그걸 왜곡 보도한 신문과는 전쟁을 치른) 사람이기도 하다.


인성과 상관없이 능력만큼은 확실한 이 사람이 고삐를 틀어쥐고 터프로 전향한 마야노 탑건은 그때까지와는 완전 다른 페이스로 급격히 성장했다. 터프 전향 2전째만에 승리를 거두고 900만 이하 클래스를 돌파하더니, 고베 신문배(GII, 2200m), 교토 신문배(GII, 2200m)에 연달아 점핑 출전, 각각 2착을 기록하며 킷카상(GI, 3000m)으로 가는 티켓을 자력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봄철만 해도 철저히 무명이던 말이 여름을 지나더니 클래식 출전마로 변신한 것.


95년의 킷카상은 그야말로 대혼전 구도였다. 봄철의 주역이던 제뉴인은 거리 적성의 한계로 킷카상이 아닌 2000m 거리의 천황상·秋로 갔고, 더비 우승마 타야스 츠요시는 더비 이후 급격한 슬럼프에 빠진 상황이라 절대적인 축이 되는 우승 후보가 없었던 것. 오죽하면 오크스 우승을 했다지만 암말이면서 3000m에 도전하는 파격을 감행한 댄스 파트너가 인기 1위에 꼽힐 정도였다. 직전의 교토 신문배에서 마야노 탑건을 꺾었던 나리타 킹 오가 2위. 승리하지 못했지만 상승세가 돋보이는 마야노 탑건이 인기 3위.


타바라는 2착으로 패배했던 두번의 경주를 복기했다. 고베 신문배는 3번째로 선행을 가다가 후방 추입에 잡아먹히면서 2착. 교토 신문배는 후방 추입을 노리다가 나리타 킹오를 채 따라잡지 못해서 2착. 평범하게만 해서는 이길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본 경주에서 그가 택한 방법은 4번째 위치에서 레이스를 진행하다 3코너 진입때 선두에 바짝 붙인뒤 내리막이 시작되는 4코너에서부터 선두로 치고나가는 과감한 승부수였다.




결과는 1과 1/4마신차의 낙승. 기록은 3분 4초 4의 레이스 레코드. 봄철만 해도 더트 조건전을 달리던 말이 클래식 삼관 중에서도 '강한 말이 이긴다'고 불리는 킷카상을 신기록을 세우면서 차지한것. 고베 대지진 때 운영 병원이 부서지고 동생 부부도 잃었던 마주 타도코로 유우에게는 간만에 시름을 잊게 하는 희소식이기도 했다.


연초 데뷔 이후로 12번이나 레이스에 출전했던 터라 결장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상태가 좋아 나서게 된 아리마 기념(GI, 2500m). 킷카상을 레이스 레코드를 내면서 우승한 말치고는 박한 평가인 6번 인기였다. 타바라의 캐릭터에 말의 인상이 가린 것이었을까. 재팬 컵에서 2착으로 건투한 히시 아마존이 인기 1위. 부상 복귀후 작년같은 모습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름값으로 나리타 브라이언이 인기 2위였다. 애마의 저평가가 맘에 들지 않았던 건지, 경주를 앞두고 타바라가 언론에 대고 대포를 쐈다.


"아리마에서는 도주하겠다!"


지금까지 열두번을 뛰면서 선행 아니면 선입밖에는 없었던 말이었다. 그런 말을 가지고 연말 그랑프리에서 도주를, 그것도 기습적으로 써야 할 작전을 대놓고 떠든다? 타바라의 캐릭터와 전적을 아는 사람들은 연막이던지 뻥이겠거니 하며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정말로 도주를 해버렸다. 줄곧 선두에서 레이스를 진행, 딱히 전반에 페이스가 느리다는 느낌도 없었지만, 실은 타바라가 900~1300m 구간에서 절묘하게 속도를 떨어뜨려 슬로 페이스를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슬로 페이스는 도주마가 마지막 직선에서 버틸 여력을 남기는 승리의 황금 패턴이다.


(레이스는 4:30~)


두번째 위치에 있던 타이키 블리자드는 자기 위치를 고수하기에도 급급했고, 사쿠라 치토세 오는 선두의 덜미를 잡아챌만큼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다. 예전같지 않았던 나리타 브라이언과 지친 히시 아마존은 말할것도 없는 상태. 마야노 탑건의 2마신차 완승이었다. 역전의 명마들을 상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맨 앞자리를 고수하며 승리한 강한 경마. 킷카상때도 그랬지만 이번 아리마 우승 직후에도 타바라는 성호를 긋고 키스를 날리는 멋진 세레모니를 보였다(물론 타바라는 가톨릭 신자도 아니었고, 세레모니는 개선문상 때 프랭크 데토리가 했던 게 그냥 멋있어 보여서 따라한 거라고).


킷카상과 아리마의 연승, GI 2승은 클래식 3관의 주인이 다 다른 95년 기준에선 가장 두드러진 활약이었고, 하반기의 이 대활약을 인정받아 마야노 탑건은 JRA 연도대표마와 최우수 4세 수말 부문을 석권했다.


해가 바뀌어 1996년. 마야노 탑건의 복귀전은 3월, 천황상·春(GI, 3200m)의 트라이얼인 한신대상전(GII, 3000m)이었다. 토요일에 열리는 레이스임에도 불구하고 한신 경마장에는 6만 가까운 관중이 몰려왔는데, 그들의 초점은 단 하나, '나리타 브라이언이 과연 부활할까'였다. 1994년의 화려함을 뒤로 하고 95년 고관절 부상후 침체의 늪을 걸었던 나리타 브라이언. 자존심을 위해서는 이번 경주야말로 질 수 없는 승부였고, 마야노 탑건 측도 95년 연도대표마, 현역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맞상대를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기수도 타케 유타카와 타바라 세이키의 관서의 천재 vs 원조 천재, 말들끼리는 94년 연도 대표마 vs 95년 연도 대표마, 브라이언즈 타임 자마들의 대결 등등 GII 경주치고는 유독 관심이 끌릴 요소가 많은 대결 구도였고, 실제로 경주 결과도 후일 '전설의 GII'로 불리는 명승부가 나왔다.


장거리다운 슬로페이스로 진행되던 중, 3코너를 앞두고 마야노 탑건이 먼저 스퍼트를 시작하고 곧이어 나리타 브라이언이 마야노 탑건 옆에 달라붙는 순간, 골까지의 800m는 오로지 그 둘만의 것이 되었다. 다른 말들이 무참히 떨어져 나가는 가운데 카메라도 줌인해서 둘만을 비춰줄 정도의 일합 승부.


나머지와의 격차는 무려 9마신이나 나는 둘만의 매치 레이스. 결과는 머리 하나 차이로 나리타 브라이언의 승리였다.

이 경주는 잡지 우준에서 뽑은 전설의 레이스 베스트 10에 GII로는 유일하게 꼽힐 정도로 평판이 높았지만, 정작 경주를 뛴 당사자들의 느낌은 꽤 달랐던 모양이다.


타케 유타카 "이기긴 했지만 아니라는 느낌도 있었다. 이 말의 전성기는 그 정도가 아니었다"

타바라 세이키 "브라이언이 전성기였다면 탑건은 관중석까지 날려갔겠지"


어찌됐건 한신대상전은 천황상의 전초전, 천황상 당일에도 나리타 브라이언과 마야노 탑건이 인기 1,2위를 나눠 가졌다. 3번 인기인 사쿠라 로렐이 단승 14.5배라는 '두 마리와 기타 등등'의 구도. GI 우승으로 '완벽한 부활'을 꿈꾸는 나리타 브라이언, 그리고 본편에서 리벤지를 노리는 마야노 탑건의 매치 레이스 제 2탄이 될 거라고 모두가 생각했지만...

마야노 탑건이 후방에서 기회를 노리려던 타바라의 지시를 듣지 않고 멋대로 앞으로 나가려 하면서 계획과는 다르게 1코너 이전에 이미 4번째로 올라오며 스태미너를 낭비했고, 4코너에서 다시금 나리타 브라이언과 나란히 서면서 지난 경주의 재판을 순간 기대하게 했으나 스태미너가 떨어지며 뒤로 밀렸다. 그렇게 나리타 브라이언이 이기는가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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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는 뒤에서 덮쳐든 사쿠라 로렐이었다. 2마신 반차로 브라이언 2착, 마야노 탑건은 5착. 

브라이언과 동세대에 탑건보다는 한살 위의 말로, 만성으로 빛을 보나 했지만 안락사를 진지하게 고려할 정도의 중상을 입고 장기간 투병했던 말이 극적인 부활을 하는 순간이었다. 타카마츠노미야 기념을 끝으로 나리타 브라이언이 고장나 은퇴하면서, 이후 마야노 탑건의 최대 적수는 이 사쿠라 로렐이 된다.


한편 이 경주를 기점으로 마야노 탑건의 성적 패턴은 이전과 같은 건실함을 잃고 기복이 강해진다. 전부터 한 성질 했던 성격이 이젠 본격적으로 경주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것. 내키면 기수 지시도 무시하고 앞으로 쭉쭉. 아닌 날은 강하게 몰아쳐도 직선에서 전혀 뻗지 못하는 등...럭비공 같은 기수와 지내다 보니 말도 기수를 닮아가는 느낌.


사쿠라 로렐이 쉬고 나리타 브라이언이 사라진 타카라즈카 기념(GI, 2200m)은 마야노 탑건에게 적수라 할 만한 상대가 없었다. 마야노 탑건의 커리어 중 유일하게 인기 1위에 올랐던 GI 경주였다. 그리고 전개도 위치에서 선행하다 직선에서 뻗어나와 우승하는 패턴.


카네츠 크로스나 댄스 파트너도 이 때의 마야노 탑건을 상대하기에는 한수 아래였다. 덕분에 이기고도 승리에 대한 평가는 높진 않았지만, 지진 피해의 한신 부흥 지원 경주로 선정된 이 경주에서 우승한게 마주 입장에선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문제는 가을부터였다. 복귀전 올커머(GII, 2200m)에서 사쿠라 로렐과 양강 구도로 맞부닥쳤지만 9마리중 4착으로 완패. 천황상·秋(GI, 2000m)에서는 5번째의 좋은 위치에서 직선으로 뻗어나가 사쿠라 로렐과 마블러스 선데이보다 앞섰지만 노마크의 버블검 펠로우에게 추월당하며 2착. 연말의 아리마 기념에서는 두번째 위치에서 달리다 직선에서 완전히 무너지며 7착, 사쿠라 로렐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2착이 마블러스 선데이. 96년 JRA 연도대표마와 최우수 5세이상 수말의 타이틀이 모조리 사쿠라 로렐에게 넘어간 것은 덤.


사쿠라 로렐을 상대로 완패한 두 차례의 경주는 장소가 거친 마장의 나카야마였던 것도 있었지만, 올커머 후 타바라가 '형편없었다'라고 한마디로 자른 것처럼 기수가 상정하던보다 더 앞으로 나가고 있었던 것도 분명했다. 이미 마야노 탑건은 경주 전에 작전을 짜는게 아니라 스타트 직후 말이 어디쯤으로 나가는지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연히 괜찮은 위치에 잡히면 타카라즈카나 천황상·秋처럼 좋은 레이스를 하지만 아니면 완전히 흐름이 어긋나서 무너지는 스타일.


1997년은 작년과 똑같이 복귀전을 한신대상전으로 잡았다. 혼자 59kg의 고중량을 짊어졌음에도 1.9배의 압도적 인기를 얻었고, 이번엔 한번도 본적이 없는 최후방에서의 진행이었다. 8마리중 맨 뒤에서 가다 3코너에서부터 추진해 3마신 반 차의 완승을 거두고 천황상·春으로 향했다. 이때 보여준 후방 전개는 천황상에서의 포석이 된다.


천황상·春을 앞두고 경마판에서의 전망은 3강 구도였다. 사쿠라 로렐, 마블러스 선데이, 그리고 마야노 탑건 순. 약한 골절 때문에 아리마 기념 후 전초전 없이 바로 복귀한 사쿠라 로렐이 첫손에 꼽히는건 그렇다 쳐도, 1996년에 화려한 연승행진을 하긴 했으나 GI 승리는 아직 없는 마블러스 선데이가 GI 3승의 마야노 탑건 앞에 놓이는 건 타바라 입장에서 꽤나 거슬렸던 모양이었다. 신문 지면을 통해 공개된 타바라의 코멘트가 그 심정을 대변한다.


"1번 인기가 로렐, 2번 인기가 마블러스, 탑건은 3번 인기? ....하지만 착순이 그대로 되진 않을거다!"


진지해진 타바라의 멘트가 영향이 있었는지 경주 당일 인기는 사쿠라 로렐, 마야노 탑건, 마블러스 선데이 순으로 바뀌었다.

레이스가 시작되자, 역시나 마야노 탑건은 한신 대상전때와 같은 후방에서의 전개였다. 평소 성질대로 후방에 있는걸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가던걸 타바라가 필사적으로 끌어내려 1코너를 돌 때쯤엔 15마리중 11번째에서의 위치. 선입이나 추입을 즐기는 사쿠라 로렐보다도, 평소보다도 후방에 위치한 마블러스 선데이보다도 더 뒤쪽. 두 마리를 뒤에서 철저하게 마크하는가 싶었는데, 1800m를 남기고 사쿠라 로렐에 이어 마블러스 선데이가 일제히 선두권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 4코너에서 두 마리가 선두권에 붙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야노 탑건은 아직도 중단 위치였다. 코너를 빠져나와 사쿠라 로렐과 마블러스 선데이가 승부에 들어갈 시점엔 마야노 탑건은 코너를 밖으로 크게 돌고 있었다. 스퍼트가 자랑인 두 마리를 상대로 더 뒤쪽에서부터, 탄력을 받아 일격에 스퍼트로 따라잡는다는 작전.


직선 승부에서 사쿠라 로렐이 마블러스 선데이를 떨쳐낸다 싶은 순간, 외곽에서부터 일순에 격차를 줄여온 마야노 탑건이 1마신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GI 4승째.

승리 타임 3분 14초 4는 라이스 샤워가 세웠던 3분 17초 1을 무려 2초 7이나 경신하는 레이스 레코드. 96년의 복귀 이후 사쿠라 로렐이 매 경주 한번도 놓친적 없던 라스트 3F(600m) 최고 기록도 빼앗아 왔다. 사쿠라 로렐, 마블러스 선데이가 기록한 35초보다 0.8초나 빠른 34초 2의 선명한 라스트 스퍼트.


그러나 이 초고속 레이스는 말끔하게 정비된 지금의 주로와는 질적으로 달랐던 그때의 주로에선 경주마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했다. 당장 경주 중에 로열 터치가 부상으로 경주중지되는가 하면, 사쿠라 로렐은 이 경주 뒤에 개선문상을 목표로 프랑스에 원정했다 전초전인 푸아상에서 굴건부전파열을 일으켜 안락사당할뻔하다 간신히 살아서 은퇴했고, 마블러스 선데이는 타카라즈카 기념 우승후 골절로 장기결장하게 되었으며, 마야노 탑건 또한 가을 복귀를 목표로 조교하던 중 굴건염이 발생해 그대로 은퇴하는 운명을 맞았다.


경주마로의 커리어는 단 2년 4개월, 그나마도 첫해의 봄철은 철저히 무명이었던 말이 급격히 성장하며 GI 4승을 거두는 업적을 쌓았지만, 그 와중에 GI에서는 96년 타카라즈카 기념을 빼면 단 한번도 인기 1위에 오른 적이 없던 당대 저평가의 대명사였던 말이었다. 아무래도 말보다 화려하기 짝이 없던 기수의 인상이 강해서인지, 커리어 후반부에 들어서 성격 때문에 두드러진 기복 때문인지, 우승했을때도 보통 탑건이 강했다기보단 타바라가 잘 몰았다는 식의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킷카상과 천황상의 레코드를 갈아치운 말이 기수 덕으로만 GI을 4번이나 우승할 수 있을리 없다. 기수의 개성에 말의 저력이 묻힌 안타까운 케이스.


은퇴 후는 유슌 스탤리온 스테이션에 들어가 씨수말로 활동했다. 브라이언즈 타임계 씨수말 중에서는 타니노 김렛 다음으로 나은 성적을 내며 터프/더트/단거리/중거리를 막론하고 고르게 자마들이 중상을 승리하는 활약을 보였지만, 특유의 만성형 성장 곡선도 함께 물려준 덕분에 빠르게 완성되는 선데이 사일런스계의 약진에 치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역시 클래식 시즌에 활약하는 자마들이 없었다는게 치명적. 리딩사이어 순위는 한창 잘 나갈때조차도 15위 남짓, 대체로 2~30위권을 유지하다 2015년에 씨수말을 은퇴, 유슌 스탤리온 스테이션에서 공로마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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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마야노 탑건. 씨수말 생활 중에도 철저한 마이 페이스 스타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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