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보고 생각나서 씀
자대 배치 2일째였음
저녁 점호 시간이었는데

병장들이 점호는 안하고
나한테 와서 장난 치고 있었음

난 이등병이라 각 잡고 있었는데
툭툭 건드리면서 자세로 꼽주기도 하고
여친 있냐고 물어보고
나 중간에 껴놓고 서로 쎄쎄쎄하면서 놀더라

근데 마침 중대장이 당직서다가 지나면서 그거 봄
눈에 핏발이 존나 서더니
나한테 다가와서 가슴 툭 치면서 목소리 깔고

"야 너 임마, 너 대체 뭐야?"

이러더라
난 개쫄아서 관등성명 불렀는데
칼 있었으면 가슴팍 쑤실거처럼 노려보더니
멱살 잡고 지통실로 끌고 가더라

암튼 끌고가서 지통실에 구석에 세워놓고
15분 정도 말도 없이 계속 노려보더니

"하여간 이... 등병이... 문제야..."

라고 이 악물고 죽일듯이 말하더라
그러곤 완전군장해서 연병장에 내려오라고 함

그대로 연병장에서 뛰었음
헉헉거리면서 뛰고 있는거 담배피면거 보다가
좀 있다 들어가더라

얼마나 뛰었는지 기억 안나는데
중간에 무릎이 너무 아파서 멈췄더니
막 기침 나고 헛구역질 하면서 헛구역질 때매 숨도 안쉬어지고
헛구역질하면서 질질짜면서 뛰었는데

나한테 장난쳤던 병장들이 내려오더라
군장 내려놓으라고 하더니
군장에 이건 왜 넣었냐, 이것도 빼라 하면서
반합이랑 통신기랑 배터리랑 이것저것 다 빼주고 박스채워줌
(무전병이었음)

그리고 뛰지 말고 걸으라고 하더라
그대로 계속 걸었는데 나중에 교대 근무자가 연병장 지나가면서
지통실에서 부른다고 해서 다시 감

빈군장인거 들킬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내 얼굴 보지도 않고

"반성했냐? 조용히 올라가서 자라"

이러고 개 쫓는거처럼 훠이훠이 손짓함
올라가니까 1시더라


나중에 알았는데, 다른 이등병이 유서 쓰고 지랄해서
당시 상부에서 조사한다고 중대장 존나 불러댔었다함
그거 때매 같은 이등병인 나한테 화풀이한거였음

솔직히 중대장 육사 출신이었는데
행군할때 지가 맨날 앞에 서면서
페이스 존나 못맞춰서 뒷줄 개힘들게 만들고
FM타령하면서 자기는 하나도 안지켜서
병사들끼리 FM사이코라고 뒷담 존나 깠음

참고로 장난 쳤던 병장들은 일주일 뒤에 전역함
벌써 15년 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