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철학연구회(이하 맑철구회) 여러분께 보내는 편지

맑철구회 여러분께.

요즘 여기저기 '팽'당하셔서 고생이 많은 줄로 압니다. 소련이 살아있는 나라였을때,
사회주의 낙원을 만들어보겠다고 나섰다가 개털 되시고, 동구권이 망하니 맑스주의 지켜보겠다고
중국 기웃거리다가 등소평 흑묘백묘론으로 욕보시고, 그래도 남미로 허둥지둥 도망쳐서
사상적으로 재개해보려고 친구 차베스랑 정권까지 잡았는데 국가부도에 내전까지 맞으시고 말입니다.

모 지지자님 같았으면 벌써 사상전향해 뉴라이트가 되었을 일인데 그래도 이밥 고깃국에
미련이 남아 캠퍼스에 계시겠다니 한 가지 충고합니다. 여기저기서 뺨맞고 시린 가슴,
괜히 발악하시다 이불킥 하지마시고 오늘도 일터에서 고생하는 여러분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해 공부하십시다.

마침 대학에 오셨으니 일부 학생들의 막장성에 대해서도 한말씀 드려야겠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여러 복지의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열심히 일하시는 부모님들에 대한 복지는
대단히 미흡한 실정입니다. 그런데 과도한 술값과 객지에서의 높은 데이트비가 일부 학생들의 삶을
옥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담은 그 어머니와 아버지에게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입만 열면
생활비가 모자라다고 하는데, 고작 하는 짓이라고는 음주가무진상과 D0받기도 어려운 백지시험지 제출하기뿐이니
안타까울 뿐입니다.부디 여러분은 엥겔스, 마르크스 떨거지 정치인들처럼 사상에 호구잡혀서 국유화니 일당독재니
이런 것들 하자고 발악하지 마시고, 그런 거 할 시간에 학점 잘 받고 부모님께 효도할 생각이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모든 열공하는 학우들과 함께, 부모님의 등골해방에 뜻을 두고 미래를 도모하신다면
분명 사회주의 낙원 나부랭이보다 더 큰 걸 얻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우선은 여러분
전공필수 수업이라도 열심히 들으시면 좋지 않을까합니다. 그럼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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