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를 잘 만나야 학연..지연 등등

이래저래 사는게 잘 풀리는 법인데

후배를 잘.. 만났더니

이거 선배 아닌가요? 하고 내가 쓴 미쿠글을 보여주더라.

쥐구멍에 숨고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안주 레시피 하나 써주시면 모른 척 해드릴게요"

알았다..

일단 집에 재료 뭐 있냐고 물어보니

상투적인 재료들이 나온다.

소고기, 소세지, 사골육수

그리고 유튜브 보고 뽕맞아서 잔뜩 사버린 양파 한박스.

한 박스? 미친련이 진짜

일단 사골육수에서 뭔가 아른거려서

집에 레드와인있나? 하고 물어보니 있댄다.

요시!

마침 또 내가 사골 육수가 있으요.

6시간쯤 되었을때 도가니를 건져먹으면 좋다.

으헝헝 이게 행복이지

아.. 암튼 여기서 끝이 아니고

초 거대양파 두개 껍질 벗겨주고

춘장 찍어먹는 중국집 양파반찬처럼 썰어준다

그 다음 양파와 비슷한 부피의 토마토소스랑

물 한컵 넣고 중불에서 계속 졸여준다.

가정용 보통 팬 기준 50분 졸이면 딱 좋다.

소세지는 국밥집 작은 깍두기 크기로 썰어준 다음

끓이는 팬에 같이 넣어준다.

사골육수 한국자 크게 떠서

아까 그기에 넣어주고 허브 조금 넣고 중불로 더 끼리준다.

이거까지 포함해서 토탈 50분 끓이는거임.

50분이나 끓여야하니까 나는 옆에서 와인이나 한입 먹는다.

그냥 레드와인으로 해도 좋고 포트와인으로 해도 좋다.

와인잔으로 한컵 푸욱 넣어줘!

포트와인으로 하면 약간 더 달달해지는데 큰 차이는 없다.

추석이라 마트가 안 여니까

지금 우리집엔 냉동소고기 밖에 없다.

이거라도 해동해서 넣어야지..

소고기도 마저 넣고 50분을 끓였더니 이런 모양이 되었다.

향이.. 향이 끝내줘..

어디서 많이 본 요리같다고?

기분탓이겠르기뇽.

야들야들하다.

보통 이런 류의 요리는

넣은 술을 그대로 페어링하는게 제일 좋다.

이 영롱한 빛깔과 고풍스러운 향

포트는 틀린 적이 없다.

오늘도 즐거운 안주였고

지금 토마토소스 사러간 후배'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주변에 말하지 말아주세요..

속타니까 미즈와린

흑흑..

아무튼 즐거운 안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