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따로 찍은게 업네.
이름 그대로 비어 : 배럴 : 타임은 맥주 원재료랑 배럴, 시간만 이용해서 만든 맥주로
요즘처럼 부재료 맥주가 99%인 크맥씬에서는 굉장히 유니크한 스타일(?)의 임스임.
양조 의도는 보통 우리가 어느 양조장에 갈 때 이 양조장의 실력을 보고 싶으면
막 기교 부린거 보다는 가장 기본적인 제품을 시키게 되잖아?
그런 의미에서, 사프를 좀 대표하는 임스를 만들고 싶어서 만드럿다고 함.
2017년부터 매 년 하나씩 릴리즈하고 있는데
이번에 마신 2020은 2018년과 2019년의 중간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함.
2018이 초콜렛 폭탄이었고, 2019가 강력한 에이징 포텐셜을 지닌 오-키한 배치였다면
이번 2020은 초콜렛 풍미와, 배럴의 밸런스에 신경을 써서 블렌딩하였다고 함.
향에서는 강한 다크 초콜렛, 카카오 닙스의 풍미가 느껴짐.
초콜렛 향을 목표로 블렌딩을 한다고 해서 몇 몇 버번 카운티나 다른 배럴 임스 처럼
배럴의 바닐라 향을 이용해, 카카오 파우더 - 밀크 초콜렛 같은 느낌이 날까? 궁금했는데
내가 홈부루 할 때 자주 쓰는 카카오 닙스 그 자체의, 찐~한 다크 초콜렛 냄새가 지배적이었음.
배럴 풍미는 의외로 강하지 않고, 부재료 중 하나로 존재해서 향을 받춰주고 있었고
전체적으로 향의 밸런스는 좀 더 원주가 드러나면서, 부드러운 느낌.
마우스필은 미디엄-풀 바디에 로우 카보.
요즘 워낙 지랄맞게 풀바디의 맥주가 많아서 그 정도는 아닌데
보통 그런 맥주는 한 모금 먹고 ' 아 씨발 달다 ' 라는 생각 드는 맛에 비해
얘는 단 맛이 강하지 않고, 거기에 약간의 쓴 맛과 배럴의 탄닌감과 함께 깔끔하게 떨어져서
좀 더 고전적인 풀-바디의 느낌을 지니고 있음.
예전에 텐 피디 같은 맥주가 풀 바디 맥주의 대표격이였던걸 떠올려보면
요즘 맥주 처럼 막 달아가지고 시러피한 느낌이 아니고,
좀 더 고전적인 임스처럼 부드럽고 묵직한 느낌? 인듯.
맛은 적당히 달고, 입 안에 다크 초콜렛의 맛이 강하게 느껴지다가 부드럽게 떨어짐.
약간의 알코올이 있는데 기분 좋을 정도의 핫-함으로 느껴지고
굉장히 부드럽고 잔잔한 여운을 남겨서 마시기 편하면서도
비슷한 도수(15도)대의 레드 와인보다도 음용성이 좋아서
두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혼자 2/3 정도를 비울 수 있었음.
이 맥주에서 가장 마음에 든 점은 역시 밸런스.
혼자 다 마시기는 아까워서 마시다가 뚜껑 닫고 냉장고에 넣었는데
마음만 먹으면 한 병 무난하게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맥주였음.
요즘 범람하는 임스들이 너무너무 달아서 테이스팅 글라스 한 잔만 마셔도 부담스러운데에 비해서
한 병을 혼자서 이렇게 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음.
뭐 그런 사치를 부릴 자리는 솔직히 많지 않겠지만 :) ....
그리고 이런 방향성의 맥주임에도, 언탭에서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게 좋았음.
사프의 무칠듯한 하이프(보다는 명성, 실력)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런 방향성의 임스도 여전히 존중받고 사랑받는다는 얘기니까
다른 브루어리들도 요런, 좀 더 밸런스 잡힌 임스를 꾸준히 시도하겠지? 라는 기대도 생김.
여튼 아주 궁금했던, 꿈의 맥주 중 하나인데
기대에 부응하게 맛있으면서도, 내 기대와는 다른 결의 맛에 다시 한 번 더 놀랐다.
이전에 여행 중에 마신 '데리베이션 #10'과 비슷한 느낌이겠지 했는데
꽤 다른 느낌이여서, 이런게 또 블렌딩된 맥주의 재미지! 라는 생각도 들었음.
세계 최고의 맥주? 라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견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누구라도 세계 탑클래스 맥주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듯한 맥주라고 생각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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