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문재인 대통령이나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발언을 하루가 멀다 하고 한다는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 안철수가 자한당이나 홍준표를 비판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우호적이지도 않지만, 매섭게 공격하는 것을 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찌 보면, 둘 다 야당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의 전략이라는 말을 들어보면, 좀 이상합니다.

안철수는 늘 자한당은 사라져야 할 정당이고, 자신들이 한국 정치판에서 자한당을 패퇴(敗退)시키고 그 자리를 차지하여 건전 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힙니다. 제3당으로서 그런 포부를 가지는 것은 훌륭합니다.

하지만, 자한당이 사려져야 마땅한 정당이고, 문재인 정부가 정통성 있는 정부라면, 어느 쪽을 더 공격해야 할까요? 당연히 자한당을 더 신랄하게 공격해야 하지요. 더욱이 자한당을 패퇴시키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원대한 꿈을 가진 정당이라면, 보수 언론에서 야당끼리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려도 더 악착같이 집요하게 공격해야 하는 거죠. 어떤 때에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과 손잡고서라도 자한당을 그로키 상태로 몰아넣어서 야권을 새로이 판짜려고 해야 합니다.

이게 자연스러운데, 그러지를 않는 걸 보니, 자한당이 사려져야 할 정당이라는 발언, 그래서 자기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말은 거짓말 아닐까요? 진짜로 그런 생각이 있는데도 이러지 않는 거라면, 멍청한 것이구요.

안철수가 종종 MB를 쉴드 치는 것만 봐도 솔직한 건지, 멍청한 건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가요. 지금 정통 보수 야당의 인적 구성을 보면, 친박과 친이로 나뉘어졌다고 할 수 있죠. 친박은 박근혜가 탄핵되고 국정농단의 여러 범죄로 기소되면서 사실상 다 망가졌습니다. 현역 의원을 자를 수야 없지만, 다음 총선에서 공천받기조차 힘들 겁니다. 반면, 친이는 아직 건재합니다. 자한당 지도부 대부분이 친이라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친이의 정치적 생명을 끊어놓는 가장 좋은 법이 그 정신적 구심점인 이명박을 단죄하는 겁니다. 그러면 자한당 내에서 친박계뿐만 아니라 그나마 남아있던 친이계 정치인의 생명도 끊어지는 것이고, 자한당은 시한부 정당이 될 겁니다.

안철수가 이렇게 되는 걸 노려야 하는데, 왜 이런 생각을 못하고, MB 적폐 청산에 미온적이거나 심지어 감싸기까지 하나요? 혹시 안철수 어린이가 항간의 소문대로 MB에 의해 키워진 정치인이어서 그런 것 아닙니꽈? MB 아바타란 별명 있잖아요!  이게 아니라면, 자한당 대체 정당 되겠다고 하면서 그 방식을 몰라서, 그런겁니까? 서울대 의대 나온 사람이 이 정도 흐름 모를 리 없고...

결론적으로, 안철수가 자한당을 사라질 정당이고 자기네가 거기 대체할 거라는 발언은 지지자나 국민 듣기 좋으라고 한 소리이고 진심이 아니라고 유추할 수밖에 없어요. 거짓말 한다는 이야기지요. 무슨 말이야 하면, 자한당을 무너트릴 생각이 전혀 없고, 적당히 비판하는 척하며 차별화하다가 자한당이 조금 휘청일 때 잽싸게 자한당에 들어가 자한당을 일으켜세우는 척하며 자한당의 대선 후보로 우뚝 서고 싶은 것 아닙니꽈? 자한당 사라야져 할 정당이라는 사람치고는 너무 자한당에 부드러워욧!!!!!!!!!

ps. 이 글도 안철수의 사실상의 미통당 연대 행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올립니다. 이 글은 2017년 말에 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