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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보면 바로 신고해야 합니다"... 내 생명도 남의 생명도 위협하는 '화물차 적재함 탑승'

오토놀로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12.04 14:14:29
조회 66 추천 0 댓글 0

명백한 불법행위인 적재함 탑승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
4만 원짜리 범칙금 뒤에 숨은 비극

화물차 적재함에 탑승한 사람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새벽 인력시장을 나서는 1톤 트럭의 짐칸, 수확을 앞둔 농촌의 좁은 길 위. 위태롭게 난간을 붙잡고 앉아 이동하는 인부들의 모습은 너무나 익숙해서 오히려 무감각해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가깝잖아’, ‘남들도 다 해’라는 안일한 자기 위안과 ‘관행’이라는 무책임한 방패 뒤에서, 오늘도 화물차 적재함은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그 끝이 참혹한 비극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물차 적재함에 사람을 태우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명백한 불법이다. 도로교통법 제49조 제1항 제12호는 “운전자는 자동차의 화물 적재함에 사람을 태우고 운행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명시한다.

이를 어길 시 운전자에게 부과되는 범칙금은 고작 4만 원(4톤 이하 화물차 기준). 이 솜방망이 처벌이 바로 비극의 씨앗이다. 4만 원으로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는 착각이 생명을 내건 위험한 도박을 부추기는 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영월소방서

진짜 문제는 사고가 났을 때 시작된다. 안전벨트도, 에어백도, 심지어 제대로 된 손잡이조차 없는 쇳덩이 공간에서 탑승자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 급정거나 작은 충격에도 몸은 종잇장처럼 튕겨 나가 아스팔트 위로 내동댕이쳐진다. 지난 2024년 제주 구좌읍에서 발생한 사고가 그 참상을 증명한다.

1톤 트럭 적재함에 탔던 작업자는 과속방지턱을 넘는 순간의 충격으로 도로에 떨어져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다. 시속 60km로 달리는 도로에서 맨몸으로 내던져지는 것은 콘크리트 벽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과 같은 충격을 의미한다.

KBS2TV ‘1박2일’ 방송 장면 / 사진=KBS2TV ‘1박2일’ 방송화면

더욱 기가 막힌 사실은, 사고 후 피해자가 마주해야 할 법적, 제도적 배신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는 적재함에 탑승한 행위 자체를 ‘중대한 과실’로 판단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적재함 탑승은 스스로를 위험에 직접 노출시킨 행위로 보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40%에 달하는 ‘과실상계’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피해자가 마땅히 받아야 할 치료비와 보상금의 절반 가까이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결국 운전자의 편의와 자신의 안일함이 부른 사고의 책임은 가장 큰 피해를 본 탑승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비정한 현실이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일부 운전자들은 ‘추락 방지 조치만 하면 합법’이라며 위험한 주장을 펼치지만, 이는 법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예외 조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추락 방지 조치’를 전제로 ‘출발지 관할 경찰서장의 허가’를 받으면 가능하지만, 이는 군사 작전이나 대규모 재난 구호 같은 국가적 비상 상황을 위한 것일 뿐, 일반 공사 현장이나 농촌의 인력 수송은 허가 대상이 아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반적인 인부 수송을 위해 적재함 탑승 허가를 신청할 경우 100% 반려된다”며 “일상에서 보는 모든 적재함 탑승은 불법”이라고 못 박았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화물차 적재함은 짐을 위한 공간이지, 사람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이토록 단순하고 명료한 원칙이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무너질 때, 그 대가는 한 개인과 가정의 파탄이다. 운전자는 동승자의 생명을 위해 4만 원의 범칙금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평생의 죄책감을 짊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해야 한다.

탑승자 역시 스스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탑승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정부와 경찰은 현실성 없는 처벌 규정을 강화하고, 사업주에게도 안전 관리 책임을 물어 ‘사람을 짐처럼 취급하는’ 후진적 관행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그 어떤 편의도, 그 어떤 관행도 인간의 생명보다 우위에 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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