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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폭발은 시간 문제였네"... 배터리 바꿔치기로 소비자 '기만', 결국 과징금 112억 맞은 브랜드

오토놀로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4.14 14:26:21
조회 2966 추천 17 댓글 23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파라시스 배터리 은폐
2024년 8월 인천 청라지구 전기차 화재로 발각
공정위 112억 3,900만 원 과징금 부과

벤츠 배터리 플랫폼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제조사 정보가 소비자 구매 결정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차량 성능과 안전성을 가르는 요소인 만큼, 배터리 셀 공급사 정보는 이제 단순한 스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전기차 일부 모델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고의로 은폐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파라시스를 CATL로 둔갑 시킨 벤츠코리아의 홍보 지침

벤츠 EQ 모델에 사용된 배터리 셀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2023년 6월 딜러사에 배포한 ‘EQ 세일즈 플레이북’에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을 전혀 기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CATL의 우수성만을 적극 홍보하도록 지침을 구성했다.

해당 문서에는 “벤츠가 CATL을 선택한 이유”, “업계 최고의 기술력”,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 등의 표현이 담겼으며, 소비자 문의에도 CATL 배터리의 장점을 강조해 영업하라고 딜러에게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는 출시된 EQE 6개 모델 중 4개, EQS 7개 모델 중 1개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돼 있었지만, 판매 현장 딜러들조차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안내하며 차량을 판매했다.

청라지구 화재로 수면 위로 드러난 배터리 사기극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벤츠 전기차 화재 현장 / 사진=인천광역시

이 기만 행위가 외부에 드러난 계기는 2024년 8월 1일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EQE 전기차 화재였다.

화재 차량은 전장 4,946mm, 전폭 1,961mm, 전고 1,510mm, 휠베이스 3,120mm 규격의 EQE 350 세단으로, 사고로 차량 약 87대가 전소하고 100여 대가 열 손상 피해를 입었으며 주민 수십 명이 대피하는 사태로 번졌다.

화재 이후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해당 차량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된 사실이 확인됐고, 논란이 커지자 벤츠는 화재 발생 12일 후에야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를 공개했다. 은폐 기간인 2023년 6월 8일부터 2024년 8월 12일까지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차량은 약 3,000대, 판매 금액은 약 2,810억 원에 달한다.

독일 본사도 눈 감은 대규모 리콜 이력 배터리

화재 차량 모델 EQE 350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파라시스는 EQE가 국내에 출시되기 직전인 2021년 3월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된 이력을 가진 제조사로, 당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에 그쳤다. 반면 CATL은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두 업체 사이에는 인지도와 기술 신뢰도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벤츠코리아가 판매지침의 주요 내용을 독일 본사에 사전 보고했으며, 독일 본사는 이를 우수 사례로 선정해 다른 나라에까지 공유·전파하고 내부 교육 플랫폼 사용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정위는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를 함께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국내 첫 배터리 은폐 제재 사례로 기록

동일한 배터리 플랫폼을 공유하는 EQS 모델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공정위는 2026년 3월 10일 전원회의에서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를 적용해 과징금 112억 3,9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공표명령을 함께 의결했다. 이번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4%인 현행법상 최고 기준율을 적용한 결과로, 부당 고객 유인 행위에 4% 기준율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은폐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국내 첫 사례이기도 하다. 한편 공정위에는 CATL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믿고 구매했다는 소비자 민원이 90건 이상 접수된 상태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는 이제 성능 사양이 아니라 생명·안전과 직결된 핵심 정보로 법적 의미를 갖게 됐다. 딜러사를 통한 간접 판매 구조라 하더라도 기만적 판매 지침을 설계한 제조·총판 업체가 책임 주체라는 원칙이 이번 결정으로 확립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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