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산?” 진짜 고수들도 운전하기 힘들다는 ‘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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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5 11:09:41

조회 9545 추천 4 댓글 11

뉴욕도, LA도 아니었다… 미국 운전 최악의 도시는
보험료 폭탄에 도로는 미로, 주차는 전쟁
도시의 나이가 만든 교통격차

미국에서 운전하기 가장 어려운 도시는 어디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통 체증이 악명 높은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를 떠올리겠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최근 조사에서 미국 100대 도시 중 펜실베니아의 필라델피아(Philadelphia)가 ‘운전하기 가장 힘든 도시’ 1위에 선정된 것이다. 현지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이 도시는 운전 실력보다 인내심이 중요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100개 도시 중 100위, 그 결과엔 이유가 있다

이번 조사는 금융 정보 플랫폼 ‘월렛허브(WalletHub)’가 미국 주요 도시 100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차량 소유 및 유지비, 교통 인프라, 안전성, 차량 접근성 등 4가지 대분류를 중심으로 30개의 세부 지표를 평가했다. 단순히 체증만이 아니라 보험료, 연료비, 사고율, 도난율까지 고려한 현실적인 운전 난이도 순위다. 필라델피아는 이 모든 항목에서 평균 이하 점수를 기록하며 100개 도시 중 100위, 즉 최하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다양하다. 먼저 교통 혼잡도가 높고, 도로 관리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방통행 도로가 많고, 오래된 건물 사이로 얽혀 있는 구도심 도로망 탓에 내비게이션조차 제대로 안내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정체는 악명 높으며, 주차 공간을 찾는 데만 20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잦다.

운전보다 힘든 건 유지… 필라델피아의 혹독한 현실

운전자 부담도 크다. 연료비와 보험료, 차량 수리비 등 유지비가 미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특히 보험료는 미국 내 최상위권 수준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연간 3,000달러(약 430만 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사정이 나쁜 데다 차량 고장·파손 위험도 커서 운전자 입장에서는 최악의 환경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치안 문제까지 겹친다. 필라델피아는 차량 도난율과 사고 발생률이 모두 높아 안전성 항목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현지에서는 ‘주차할 때 CCTV 없는 골목은 피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차량 절도가 일상화되어 있다. 월렛허브는 보고서를 통해 “필라델피아는 단순히 운전이 어렵다는 차원을 넘어, 자동차를 소유하고 유지하는 것 자체가 도전적인 도시”라고 평가했다.

신도시는 ‘쌩쌩’, 오래된 도시는 ‘빵빵’

반면, 이번 조사에서 운전하기 가장 좋은 도시 1위는 텍사스주의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연료비와 주차 요금이 저렴하고, 교통 정체 시간도 짧으며, 사고율이 낮은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남부 지역 신도시 특유의 넓은 도로망과 효율적인 구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오클랜드, 워싱턴 D.C., 뉴욕 등이 필라델피아와 함께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텍사스주 오스틴, 텍사스주 플레이노,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등 남부 도시들은 신도시 기반의 도로 구조 덕분에 비교적 상위권에 올랐다. 이는 미국 내에서도 ‘도시의 나이’가 교통 스트레스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도시 인프라와 경제 격차를 반영한 지표라고 말한다. 오래된 도심은 노후화된 도로망과 복잡한 교통체계로 개선 여지가 크지만, 이를 재정비하는 데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다. 신도시들은 설계 단계부터 자율주행 시대를 염두에 둔 교통 체계를 갖추고 있어, 필라델피아와 같은 구도심과는 태생적인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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