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았다…” 경찰이 고속도로 ‘전면 폐쇄’ 해버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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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6 10:38:30

조회 3192 추천 1 댓글 4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미국 앨라배마
캥거루 한 마리가 추돌사고 유발
도로 또한 전면 폐쇄돼

미국 앨라배마주의 한적한 고속도로 위, 운전자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마치 비현실적인 코미디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호주에나 있어야 할 야생 캥거루 한 마리가 시속 100km가 넘는 차들 사이를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도로를 종횡무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예상치 못한 불청객의 등장으로 고속도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경찰은 양방향 도로를 전면 폐쇄하는 초유의 조치를 내려야 했다. 전 세계를 웃음과 충격에 빠뜨린 이 황당무계한 소동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과연 어떻게 마무리되었을까. 고속도로를 마비시킨 불청객, 캥거루 ‘쉴라’의 기상천외한 가출 소동 전말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시속 100km 질주와 2중 추돌…아수라장이 된 고속도로

사건은 지난 4월, 미국 앨라배마주 메이컨 카운티를 관통하는 85번 주간 고속도로(I-85)에서 발생했다. “고속도로에 캥거루가 뛰어다닌다”는 황당한 신고가 911에 빗발치기 시작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마주한 것은 실제로 도로 위를 위험하게 질주하는 암컷 캥거루 한 마리였다. 갑작스러운 캥거루의 등장에 놀란 운전자들이 급정거하면서 차량 2대가 부딪히는 2중 추돌사고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캥거루와 운전자 모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아찔한 상황이 계속됐다.

결국 현지 경찰과 앨라배마 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극단의 조치를 내렸다. 캥거루를 안전하게 포획하고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해당 구간 고속도로의 상행선과 하행선을 모두 막아 양방향 통행을 전면 통제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는 약 한 시간 반 동안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경찰은 수소문 끝에 캥거루의 주인인 패트릭 스타 씨와 연락이 닿았고, 그가 현장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생포 작전이 시작됐다. 주인인 스타 씨는 경찰의 통제 아래 조심스럽게 캥거루에게 접근했고, 결국 마취총(Tranquilizer Dart)을 사용해 캥거루를 안전하게 진정시킨 뒤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앨라배마에서 캥거루라니…보안관도 놀란 쉴라의 정체

이 기상천외한 소동의 주인공은 ‘쉴라(Sheila)’라는 이름의 1년 6개월 된 애완 캥거루였다. 주인인 스타 씨 부부는 총 5마리의 캥거루를 키우고 있었으며, 이날 우리 보수 공사를 하던 중 잠시 열린 틈을 타 쉴라가 탈출하며 소동이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쉴라는 다친 곳 없이 무사히 주인에게 돌아가 인근 동물병원에서 안정을 취한 뒤 건강을 되찾았다.

이번 해프닝은 현지 공권력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현장에 출동했던 메이컨 카운티의 안드레 브런슨 보안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포획 작전을 생중계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메이컨 카운티에서는 정말 별의별 일을 다 보지만, 고속도로를 뛰어다니는 캥거루는 처음 본다”며 “내 평생 이런 신고는 처음 받아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캥거루를 처음 목격한 운전자들 역시 “처음에는 당연히 사슴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진짜 캥거루여서 너무 놀랐다”고 당시의 황당했던 심정을 전했다.

한편, 앨라배마주에서 개인이 캥거루를 애완동물로 키울 수 있다는 사실 자체도 화제가 되었다. 실제로 앨라배마는 미국 내에서도 외래종 애완동물 소유에 대한 법규가 가장 관대한 주 중 하나로, 특정 위험 동물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허가 없이 캥거루와 같은 동물을 키우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당하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난 캥거루의 일탈

호주가 아닌 미국 앨라배마 고속도로 한복판에 나타난 캥거루 쉴라의 가출 소동은, 다행히 인명이나 동물 피해 없이 한 편의 코미디 영화 같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이는 도로 위에서는 언제든 상상을 초월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동물의 안전과 도로 교통의 안전을 위해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한 현지 경찰과 주인의 협력이 빛을 발한 사례로 남게 됐다. 그날 85번 고속도로 위 정체에 갇혔던 수많은 운전자들에게, 캥거루의 등장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가장 황당하고 특별한 ‘지각 사유’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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