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내 경차 제조 선언 미국 내 ‘큰 차 선호’ 기조 여전해 이미 미국 내 경차 판매 실패 맛봐
지난 10월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는 의외의 대상에 푹 빠졌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오던 그가 시선을 빼앗긴 것은 다름 아닌 ‘작고 귀여운’ 일본 경차였다. 그는 교통부 장관에게 일본 규격 경차가 미국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라고 공식 지시했고, 실제로 6일 본인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아주 작은 자동차를 미국에서 만들 수 있도록 승인했다”라는 글까지 남겼다.
사진 출처 = 피아트
사진 출처 = 피아트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정책을 추진하며 “자유는 곧 저렴한 차”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고 전해진다. 듣기에는 꽤 그럴듯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거리가 멀다.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자유’의 방향은, 여전히 작고 귀여운 차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 미국은 큰 것을 사랑한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차의 공식은 단순하다. 큼지막한 엔진, 홈디포 한 매장을 통째로 실어도 될 만큼의 적재 공간, 그리고 무스 정도는 가볍게 밀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강인함. 이 조합이 곧 미국식 ‘국민차’를 만든다.
사진 출처 = 스텔란티스
사진 출처 = 스텔란티스 그 배경도 명확하다. 미국은 나라 자체가 광활하고, 몇몇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선 장보기 한 번에 대량의 물품을 실어야 하는 생활 패턴이 일반적이다. 장거리 이동은 기본이고, 드물지 않게 튀어나오는 야생동물 또한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집 앞 차고에서 직접 수리가 가능한 단순한 구조까지 갖추면 이상적인 미국형 자동차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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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포드 그러나 트럼프가 푹 빠진 경차는 아예 정반대의 특성을 지녔다. 엔진은 작고, 적재 공간은 제한적이며, 차체는 작고 연약하다. 작은 차체 안에 다양한 기능을 억지로 담아야 하고, 엔진룸 자체가 좁기 때문에 정비성도 떨어진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 때문에 다수의 글로벌 제조사들이 이미 미국 시장에서 경차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미 쓴 맛 본 글로벌 제조사들
실제로 대표적인 사례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초소형차 브랜드 스마트다. 유럽을 중심으로는 성공적인 판매를 기록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고, 매우 짧은 기간만 판매된 뒤 사실상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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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피아트 이러한 문제를 겪은것은 스마트뿐만이 아니다. 피아트의 순수 전기 경차인 500e 역시 미국에서 고전했다. 해당 모델의 미국 내 누적 판매량은 1,076대 수준에 그쳤다. 약 3만 달러(약 4,400만 원)에 달하는 가격과, 그에 비례하지 못한 200마일(약 320km)의 주행거리가 발목을 잡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도 크다. 전기차 특성상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더 큰 배터리가 필요하지만, 경차의 작은 차체에 대용량 배터리를 넣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사진 출처 = 미쓰비시
사진 출처 = 미쓰비시 트럼프가 언급한 ‘일본산 경차’의 상징 격인 미쓰비시 역시 다르지 않다. 미쓰비시 미라지는 약 13,000대가 팔렸다. 완전히 실패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제조사들이 기대하는 미국 시장 실적과는 거리가 먼 수치다. 결국 미라지는 2024년 미국 내 단종 소식을 알렸다.
이러한 사례들은 하나의 현실을 보여준다. 미국 소비자들은 경차를 선호하지 않는다. 작은 엔진은 고속도로 주행 시 지속적으로 고RPM을 유지해야 하고, 이는 장거리 주행 환경에 불리하다. 적재 능력 역시 부족하다. 미국 시장에서 굳이 경차를 선택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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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포드 실제로 올해 12월까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 도요타 RAV4 등 대형 픽업트럭과 SUV들이었다. 이런 차들과 일본 규격 경차가 같은 도로 위에서 충돌할 경우, 경차 운전자의 생존 확률은 장담하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최근 관세 인상 흐름으로 일본 차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자유는 저렴한 차”일지 몰라도, 그 자유가 일본산 경차를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저렴한 자유’는 가능할까, 구조적 한계의 벽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주요 완성차 업계가 일본 규격 경차를 미국 내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설령 생산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의 까다로운 안전 규정을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더 큰 문제는, 그 모든 산을 넘더라도 실제로 사줄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사진 출처 = X
사진 출처 = X ‘@kaitrump’ 미국의 ‘큰 차 선호’는 이미 산업 구조를 바꿔 놓은 지 오래다. 미국 자동차의 상징과도 같은 포드조차 자사의 대표 소형차였던 피에스타를 미국 시장에서 단종시켰다. 이런 흐름 속에서 미국 제조사들이 굳이 경차를 만들 이유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만든다 해도 수요가 불확실하고, 만들지 못한다면 결국 일본이나 유럽산 경차가 대안이 되는데, 이마저도 관세라는 벽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저렴한 차’가 되기 힘든 구조다.
트럼프는 워싱턴 DC뿐 아니라 버지니아의 도로 위에도 경차가 가득 달리는 모습을 꿈꾸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수십 년간 만들어 온 자동차 문화와 소비 습관을 생각하면, 이 장면이 현실이 될지는 아직 물음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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