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서울에서 학생일때 기원을 ㅈㄴ 많이 다녔었음

(지금은 졸업하고 고향 와가지고 안 다닌다)

내가 주로 다니던 기원이 두 곳이였는데 편의상 A,B라고 하겠음

참고로 내 기력은 지금 타이젬 5단이고 A,B 기원 두 곳 전부다 강 4급으로 취급받았다

가끔씩 내기바둑하는데 나보고 3급이라고 우기는 할저씨들이 있었는데.. 택도없지..

3급인 아재하고 2점에는 내가 이기고 정선에 역덤받고 두곤했는데 7:3으로 내가 불리했었다.

A 기원

-원장님 기력: 글쓴이와 2점에 둬주심 (내 기준 승률은 2~3할)

-손님 분위기: 대체로 점잖고 내기바둑도 소소하게 하심, 진상없음(원장님이 진상 아재들 내보낸다)

-기원 분위기: 원장님이 관리를 잘하셔서 환경도 깔끔하고 흡연실도 쾌적하니 넓었다.

-손님 기력 수준: 5~7급 다수 분포, 글쓴이가 4점에 발리는 강1급 상시서식(나이 50대 초반, 존나게 잘두더라 ㅅㅂ)

그래도 타이젬 5단 정도면 제법 목에 힘줄정도는 됨

잠시 강1급 저 분 썰을 풀자면.. 정신이 조금 오락가락하는것 같으면서도 바둑에 대해선 한없이 진지하심

뭔가 구도자 느낌도 나고.. 사람이 참 순수하고 맑은데.. 듣기로는 프로 준비하다가 잘 안됐고 지도사범하다가 지금은 집도 절도 없이

사우나에서 숙박 해결하고 그런거 같더라.. 이름도 아는데 실례일까봐 못밝힘. 전국대회 어디서 서봉수랑 16강에서 

만나가지고 광탈.. 내가 가면 젊은놈 왔다고 원장님이 항상 저분하고 꼭 둬봐라해서 둬봤는데 매번 개쳐발렸다. 

저분하고는 꼭 만원 내기만 했는데, 내가 져도 꼭 기료를 내주신다. 내가 이겨도 돈을 드려야 할 판인데 항상 내주심

딱 한 번 4점에 이긴적이 있는데.. (2집 이김) 자기가 전혀 질걸 몰랐다는듯이 허탈하게 웃으시면서 만원 주시길래 

안받으려고 했는데 기어이 주셔서 음료수 사드리고 기료 내드린 기억이 있다. 

A기원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환경, 분위기에 손님들도 점잖고 조용조용하게 바둑 즐기는 스타일. 야통도 거의 없어가지고

10시까지 하고 딱 끝내심. 보청기회사 회장님(엄청난 부자라더라)이 자주 오시는데 그 분 오시면 원장님이 남은 손님한테

키주시고 퇴근함. 회장님하고 새벽 5시까지 둔적있는데 한 10만원 용돈벌이 했었다.

그다음으로 B기원.. 여기는 참 썰 풀이 많은데 간단하게만 말하자면

B 기원

-원장님 기력: 여기는 원장님이 있고 그 뒤에 이어받을 부원장님이 계신데 두분 다 기력은 약 5급 정도

(여기 첨왔을때 기력테스트 한다고 원장님이랑 뒀는데 가장 최근에 2점까지 치수가 올라감)

부원장님이 레알 막바둑 스타일이라 일단 축장문 안되면 끊고 봄. 

-손님 분위기: 일용직 야가다, 택시 기사, 노래방 업주, 빠칭코 관리인 등등 다양한 직업군과 인생의 막장을 볼 수 있음

(여기가 ㄹㅇ 인생의 밑바닥부터 추악한 인간의 군상까지 모든걸 볼 수 있는 정글같은 곳이였다. 참 재미있었는데..)

-기원 분위기: 위에 손님들 보면 기원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가지 않음? 욕설은 기본이고, 돈 1~2만원에 얼굴 붉히고

다시는 안 볼 사이같이 싸우다가 몇일뒤에보면 또 바둑두고 있고.. 그래도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정이 많아서 따뜻한 그런게 있음

-손님 기력 수준: A기원보다 손님수가 많아서 그런지 기력의 분포가 들쭉날쭉함. 3급이 되게 많고 강 1급은 없는듯

연구생 출신 한명 있는데 4점이면 내가 6:4 정도로 자신있다.

B 기원은 진짜.. 어메이징한 썰들이 많다. 내기바둑(몇백 단위)부터 쩐주가 있고 내가 내기바둑 선수로 뛰기도 하고 

다단계 제의 받은 적도 있고.. 같이 사업하자는 아저씨도 계셨고.. 여기는 부원장님이 진짜 너무너무너무 좋으신 분이고 착하셔서 

많이 갔었는데.. 항상 나오면 음료수 먹을거 챙겨주시고 기료도 계속 안 받을라고 하시고.. 학교 졸업하고 고향 내려갈때 

음료수랑 귤 한 박스 사서 인사드리고 왔는데..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서 가보고싶음. 

일만 안 바쁘고 코로나만 아니였어도 바둑두러 가는건데.. 

새벽에 잠 안와서 주저리주저리 써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