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은 같은 이름을 달고 있어도 재료와 제조 방식, 숙성 정도에 따라 품질과 건강성이 크게 달라진다. 맛만으로 판단하기 쉬우나, 라벨을 읽는 습관이 있느냐 없느냐가 식탁의 영양과 안전을 가른다.
기준은 어렵지 않다. 어떤 콩을 썼는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얼마나 숙성했는지 이 세 가지다.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면 과장된 광고 문구에 흔들리지 않고, 가족에게 필요한 된장을 고를 수 있다.
이 글은 매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선택 요령을 정리한 것이다. 장을 새로 들일 계획이든, 집에 있는 된장을 점검하든, 같은 순서로 확인하면 충분하다. 이제 기본을 차근차근 짚어보자.
원산지와 식품 유형
▲ 된장 항아리 / 비원뉴스
첫 번째 체크포인트는 콩의 원산지다. 원재료명에 ‘대두(국산)’ 표기가 명확한지부터 본다. 국산 콩은 일반적으로 비유전자변형 관리가 엄격해 원료 추적이 용이하며, 산지 정보가 비교적 투명하게 제공된다. 반대로 ‘대두(미국·캐나다·호주산 등)’ 표기만 있고 유전자변형 여부가 불분명하면 다음 후보를 살핀다. 선택의 출발점은 언제나 원산지 표기다.
두 번째는 식품 유형이다. 라벨의 ‘식품유형’ 란에 ‘한식 된장’으로 표기된 제품을 우선한다. 이는 전통 방식에 가까운 분류로, 제조 공정과 성분 관리 기준이 상대적으로 엄격하다. 반면 단순히 ‘된장’으로 표기된 제품은 제조 편의나 생산성을 위해 다양한 가공 공정을 거친 ‘개량식’일 가능성이 높다. 이름에 ‘재래식’ 같은 수식이 붙어 있어도 식품유형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
세 번째는 혼동을 줄이는 읽기 순서다. 앞면 홍보 문구보다 뒷면 ‘원재료명 → 식품유형 → 영양정보’를 같은 순서로 보는 습관을 들이면, 매번 같은 기준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콩과 소금, 그리고 숙성
▲ 된장을 만드는 모습 / 비원뉴스
전통 한식 된장의 정의는 단순하다. 콩과 소금만으로 만든다. 원재료명에 대두와 천일염 외에 밀가루, 콩가루, 조미료, 액상간장, 당류, 향미증진제 등이 길게 붙어 있다면 개량식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제품은 맛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지만, 전통 발효가 주는 미생물·효소 기반의 장점은 희석될 수 있다.
숙성 기간은 맛과 건강성의 핵심이다. 최소 2년, 가능하면 3년 이상 숙성된 제품을 권한다. 긴 시간 동안 미생물이 단백질을 아미노산 수준으로 분해하고, 이소플라본 등 유효 성분의 생체이용률이 높아진다. 이런 변화가 감칠맛을 깊게 만들고 소화를 돕는 동시에 항산화·항암에 기여하는 성분 활성으로 이어진다.
라벨과 안내문에 숙성 기간이 자랑처럼 드러나 있는지도 확인한다. 장기 숙성은 제조사의 강점이므로 대개 명확히 표기한다. 반대로 숙성 정보가 모호하거나, ‘숙성’만 강조하고 기간이 빠져 있다면 신중히 판단한다.
안전까지 챙기는 보관
▲ 된장을 용기에 보관하는 모습 / 비워뉴스
발효식품의 가치는 안전과 함께 완성된다. 자연 발효 과정에서 유익한 곰팡이와 효소가 작용하지만, 관리가 나쁘면 유해 곰팡이가 개입할 여지도 생긴다. 아플라톡신 같은 독소는 간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으므로, 원료와 공정 관리가 확실한 제품을 고르고, 개봉 후에는 위생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표면이 검게 변색되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면 과감히 폐기한다.
보관은 청결한 용기와 낮은 온도가 기본이다. 물과 숟가락이 자주 닿는 가장자리를 평평하게 정리하고, 표면에 얇게 소금을 덮어 산소 노출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면 더욱 안정적이다.
결론은 단순하다. 라벨에서 ‘국산 대두’와 ‘한식 된장’을 먼저 확인하고, 성분표가 단출한지와 숙성 기간이 충분한지를 본다. 여기에 위생적 보관까지 더하면, 된장은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책임지는 식탁의 기본이 된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