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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전쟁 -38-

김유식 2003.04.02 15:08:39
조회 3049 추천 0 댓글 0
년 2월 17일. 목요일. 오전 8시(한국시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마음대로 하라고 해!"   이중은은 전화기를 들고 있는 직원에게 소리질렀다. 런던으로 보낸 동생들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는 이중은의 의견에 요시이는 짜증을 내며 같은 조직의 미키마저도 연락이 안 되므로 부산 형제들은 당분간 숨어있으라고 했다. 김재수가 죽은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지만 요시이는 못들은 척 했다.   경찰의 수사로 궁지에 몰리고 있던 이중은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였다. 야쿠자의 힘을 빌려 해보려던 사업은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거의 포기한 상태였고, 핵심 동생들은 경찰을 피해 외국으로 잠수를 타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은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 가지 믿고 있는 것은 히라타 구미의 한국 투자 자금은 한국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이중은의 명의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의 동의 없이는 다시 일본으로 빠져나갈 수 없었다. 이중은은 교토로 건너가 형제의 의를 맺은 7대목과 상의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000년 2월 17일. 목요일. 오전 10시. 런던 세인트 토마스 스트리트.   - 촤르륵!   동료들 앞에 칩을 늘어놓은 모리시타는 큰 소리를 쳤다.   "나 이제 카지노에서 손뗐어. 보라구! 이 칩들을! 다 해서 12만 파운드라네."   아사히 UK. 특수영업팀의 직원들은 모리시타가 무슨 꿍꿍이속으로 이 사무실에 다시 찾아왔는지 눈들을 껌벅거리며 바라보았다. 직원들에게 돈을 꾸어 갚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소호의 펍 폭력 사건을 일으켰으며, 회사 차량 다섯 대가 없어진 것도 모리시타의 소행으로 밝혀진데다가 어제는 사무실 내의 노트북 컴퓨터들마저 모조리 사라지기까지 했다. 모리시타는 모르고 있었지만 그에게 한 가지 다행인 것은 펍 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창환이 화요일에 죽었기 때문에 폭력사건에 관한 조사는 흐지부지 될 것이었다.         성질 급한 동료들 중 한 명이 모리시타의 멱살부터 잡으려 들었지만 모리시타는 이를 살짝 피하며 도난 사건들과 관련해서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을 풀어주면 모든 피해 금액을 갚고 영국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돈은 오늘 카지노에서 현금으로 바꾸어 가져다주겠다고 했다. 어제 도망쳐 오느라 현금으로 바꾸어 오지 못한데다 카지노로부터 받은 5만 파운드 짜리 수표는 현금화하는데 시일이 필요했다.   어제 필사적으로 도망친 모리시타는 딴 칩들을 미리 현금으로 바꾸어 두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다시 카지노로 돌아가자니 한국의 마피아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 두려웠다. 아사히 맥주 도쿄 본사로 전화하여 아직도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니 본사에서는 아사히 UK.의 특수영업팀 사무실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었다.   자신에게 온 연락이 없었는가 묻는 모리시타에게 누군가가 팩스 용지를 내밀었다. 본사에서 의뢰한 경호팀이 오후 3시에 피카딜리 서커스의 애덤스 립 레스토랑에 도착할 테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지원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본사에서 보낸다는 경호팀의 팀장 이름은 미키라고 쓰여있었다.   2000년 2월 17일. 목요일. 오전 11시(영국시간). 런던 외곽, 서리 뉴몰든.   요란하게 울리는 벨 소리에 이광혁이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광혁군인가?"   "예. 접니다."   "유정후 씨 살해 용의자를 찾았네. 지금 수배중이야."   "네! 정말입니까? 누굽니까?"   "어제 자네가 일러줬지 않은가? 히라타 조직이라고. 내가 좀 짚이는 게 있어서 법무부와 경찰 쪽에 정보를 주고받았지. 오늘 아침에 지하철 삼성역 화장실에서 권총이 발견 됐다네. 자네가 말해준 대로 히라타 조직원들의 지문과 대조했더니 호시노라는 인물의 지문과 같은 것이 검출됐지. 자네도 알겠지만 여긴 부산의 총격사건 때문에 야쿠자들의 지문 정보가 다 들어와 있다네. 호시노는 어제 아침에 입국한 것으로 밝혀졌고..."   "그렇다면...."   "맞네. 자네가 런던에서 무슨 일을 꾸미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네는 엄청난 상대를 적으로 고른 거야. 호시노야 곧 잡히겠지만 말이네..."   "알겠습니다. 다른 소식이 있으면 또 알려주세요."     "히라타 조직에 관해서는 관련 서류가 제법 있으니 DHL로 보내주겠네."   2000년 2월 17일. 목요일. 오후 1시. 런던 세인트 토마스 병원.   이광혁과 김응진, 이승영, 백준영이 문병 차 병원에 도착했을 때 김근태는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김근태는 4주간 입원치료를 해야한다는 진단을 받았어도 체력이 좋아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다.   "여기 일이 좀 정리되면 나는 일본으로 가겠다. 형님의 원수와 같은 땅에서 살 순 없다."   이광혁의 말에 셋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의리도 의리지만 이 바닥에서는 살아남으려면 진 빚은 확실하게 갚아주어야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었다. 설령 상대의 힘이 너무 세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 하더라도 최소한 복수의 시도는 해야했고, 정 안되겠으면 꼬리를 말고 상대의 휘하로 들어가는 것이 상례였다. 한국 정통의 주먹 계보를 가지고 있는 이광혁으로서도 복수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꼬리를 말 생각은 추호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형님! 지두 가겠어라."   자는 줄 알았던 김근태가 몸을 일으키며 중얼거렸다.   2000년 2월 17일. 목요일. 오후 2시. 런던 소호.   "아!"   학교의 스터디 센터에서 공부하고 있던 김도현은 흰 원피스의 아가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나직이 탄성을 질렀다. 왕메이린이었다. 그녀는 화요일 늦게 돌아간 이후 어제도, 오늘도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원래 김도현은 오늘도 오전 수업이 끝난 후에 토마스 스트리트로 가서 험상궂은 얼굴의 사람을 찾아야 했으나 어제 모리시타를 놓친 후 이광혁이 오늘은 하루 쉬라고 했다. 할 일이 없어진 김도현은 모처럼 학교 스터디 센터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공부보다는 혹시 왕메이린이 학교에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틈나는 대로 입구 쪽을 흘끔거리던 김도현이 탄성을 지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왕메이린을 보고 김도현은 급히 책과 노트, 사전 등을 정리했다. 빨리 정리하려다 보니 실수하여 가방 속 내용물이 바닥으로 우르르 쏟아졌다. 시끄러운 소리에 스터디 센터 내의 학생들이 모두 고개를 들었다. 김도현은 씨익 웃으며 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왔고 오히려 왕메이린이 붉어진 얼굴로 뒤따라 나왔다.     두 사람은 학교 커피 바에서 서로를 쳐다보며 웃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아직 서로의 영어가 잘 통하는 편은 아니었다. 김도현은 점심 먹었느냐는 질문을 겨우 하고는 자신은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했다. 외국에서도 한국 사람들의 가장 흔한 인사 중 하나가 식사했느냐는 것이었다.   왕메이린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지금은 별로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쥬스라도 사서 공원이나 가자는 그녀의 말에 김도현은 좋은 생각이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김도현과 왕메이린이 학교 문을 나섰을 때 멀리서 왕메이린의 이름을 부르며 헐레벌떡 뛰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왕메이린의 표정이 굳어졌다. 김도현도 그들의 얼굴을 파악하고는 떫은 감 씹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저런 떨거지들이 매번 따라붙는지 굿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자오이와 시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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