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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뷰 욕심

ㅇㅇ(211.38) 2020.10.02 04:53:52
조회 2790 추천 140 댓글 32

첫사랑. 듣기만 해도 설레고 가슴 시리는 그 말

이상했다. 남주에게 첫사랑이 있는 건 흔한 설정이니까 그렇다 쳐도 처음 만난 14살부터 15년이란 세월 동안 음악으로 정경을 위로해주는 준영 이란 남자의 설정값. 도대체 어떻게 이어주려고 이런 설정을 하지? 싶은 의문감이 마구 마구 들었다. 15년이란 세월 동안 좋아하는 마음을 억누르며 친구로 곁에 있었던 남자가 정경이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얼마나 자신있길래 이런 설정을 할까. 여주인공 송아는 더군다나 바이올린 전공이다. 정경과 같은 전공. 생일까지 같다. 뒷골 땡긴다.


이 드라마엔 바이올린 전공이 네 명이나 된다. 악기를 제작하는 쪽으로 선회하긴 했지만 바이올린 전공인 윤동윤, 어릴 때부터 해왔지만 어머니의 죽음으로 이젠 재능이 있는지도 모르겠는 평범해진(처음보다 못해진 거지 여전히 잘한다고 해나가 말했다) 이정경, 집안에서 밀어주지만 생각보다 실력이 늘지 않는 재능이 없는 김해나, 그리고 어릴 때부터 취미로 해온 바이올린을 뒤늦게 전공하기 시작한 여주인공 채송아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가지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좋아하는 걸 잘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이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단순히 좋아하는 것 뿐인데 뭘 이렇게 따질 게 많은지.


준영은 심장이 빨리 뛴다는 이유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초콜릿도 좋아하지 않는다

준영은 욕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면 욕심 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싶지만 준영의 인생에 욕심이란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준영에게 욕심낸다는 것은 제 것이 아닌 것을 탐내는 것이다. 내가 잘 되기 위해 남을 짓밟아야 하고 남이 쓰러지길 바라는 것.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그 재능을 가짐으로 인해서 준영은 제 것들을 전부 빼앗긴다. 예중예고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콩쿨이라는 경쟁체제에 익숙해지고도 남지만 준영은 콩쿨을 거부한다. 준영이 콩쿨을 싫어한다는 것은 송아에게 정적을 얘기하면서 잠깐 나오긴 했지만 어느정도로 싫어하는지는 9회에서 처음 나왔다.


유태진 교수님은 어떠하느냐란 송아의 평범한 질문

유태진 교수와 준영의 사이에 대해서는 소문만 돌뿐 준영에게 혹은 유태진 교수에게 아무도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않는다. 준영을 취재하러 온 기자가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소문에 대해서만 잠깐 물어볼 뿐이다.


준영에게 채송아는 처음부터 특별했다. 아니, 이상한 사람이었다. 오케스트라에서 나가라고 하는데도 열심히 연습해왔다고 그냥 하게 해주면 안 되냐고 묻는 사람. 지휘자가 직접적으로 너 꼴찌여서 나가라고 하는 거라고 말을 하는데도 그럼에도 연주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하는 사람

불쌍했다. 그 순간은 도와주고 싶었다. 악보를 떨어뜨려서라도 열심히 연습했다는 그 연주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좋았던 소년 박준영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해오던 박준영은 단 한번 피아노를 그만둘 생각을 한다. 생활고로 인해 음악을 그만두려던 박준영에게 손을 내민 건 나문숙이었다. 누군가의 불행이 자신에겐 기회가 되었다는 게 싫었지만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모든 감정을 묻었다는 준영의 나레이션

그가 욕심낸 건 음악 하나였다. 음악 하나만 할 수 있다면 악마의 손을 잡아서라도 그는 하고 싶었을 것이다. 음악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내밀어진 손에 준영은 음악 하나만 보고 달려들었다. 피아노를 받는 순간부터 마음 가는 대로 해본 적 없었다는 준영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던 소년 박준영에게 주어진 부채감과 책임감은 평생을 짓눌렀다. 아프다고 소리 한번 못 질러보고 수많은 밤들을 수면제와 진통제로 버티면서 소년은 좋아하던 음악을 그저 관성적으로 먹고 살기 위해 치게 되었다.


준영은 오케스트라에서 어린 날의 자신을 송아에게서 보지 않았을까. 고작 오케스트라일 뿐인데 잘렸음에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고집을 부리던 그저 음악이 하고 싶어 싫은 감정까지도 묻었던 소년 박준영의 처음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안 되겠다고 나가달라는 지휘자의 말에 결국 송아가 나가는 소리를 귀로 확인하는 박준영. 문 열리는 소리와 구두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송친놈은 여기서 시작이었다(인터미션에서 윤동윤과 민성이 일을 눈치챌까봐 그것만 생각하느라 다른 건 들어오지도 않던 박준영의 귀에 월광소나타를 좋아한다던 송아의 말은 들리던)


사랑의 시작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자기연민으로 시작할 때도 있다.

그 사람에게서 자꾸만 자신이 겹쳐보여서 자신이 떠올라서 생각하다가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 드라마 의외로 문을 열고 닫는 장면과 구두 소리가 많이 들린다. 음악드라마답게 사람의 귀를 자극하는 드라마 라고나 할까.

송아가 준영의 음악을 듣고 내 안에 담긴 것이 너무나 작고 초라해보여서 눈물이 났다는 나레이션 뒤에 등장하는 어머니와의 대화

어머니는 나도 끼고 빠질 때 구분한다고 얘기했는데 난 이 대사가 왜 이사장님 도움 받을 것과 네 도움 받을 건 구분한다는 소리로 들릴까. 어머니를 배웅하는 장면에서 보인 빨간 첼로와 위험주의(둘 다 여자였지만 너무 빨간색이라 저절로 눈이 가지더라).

송아와의 럽라에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미리 보여주는 듯 했던 장면

연주회 후라서 흰셔츠를 입은 준영. 그런 준영의 옷매무새를 고쳐주는 어머니. 셔츠 단추도 풀어져 있겠다 목이 막힌 것도 아닌데 숨이 막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던 장면


별 거 아닌 장면이지만 어머니와의 대화 후 화장실에서 나오는 송아를 보면서 숨이 트이는 느낌이었다(송아의 상황도 좋은 상황이 아니지만 탁 트인 공간에서 어머니와 대화를 하는 준영에게 쥐구멍은 없어 보인다. 왜 주차장에서 얘기를 해서는. 이쪽 저쪽 어느 한군데도 준영이 숨쉴 공간은 없어 보인다. 그런 준영을 보고 있자니 화장실 이라는 막힌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막힌 공간에서 나오는 송아를 보는 순간 숨이 쉬어지던)


페이지터너

준영송아 두 사람만 보면 되는데 현호정경을 보여주며 카메라가 쉴 틈 없이 넷의 모습을 보여주던 정신없던 장면

정경의 귀걸이와 정경이가 귀걸이를 집는 모습은 왜 자세히 보여준 걸까

귀걸이를 보면 두개의 반지가 처음부터 하나였던 듯한 모습으로 보이는데 마침 페이지터너를 하고 있는 송아와 준영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디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을만큼 두개가 하나로 보이는 귀걸이

현호가 나간 후 책상 위의 정경의 귀걸이, 그리고 그걸 집는 정경의 손에 있는 귀걸이.

그리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정경의 손은 뭘 의미할까

정경은 할 수 없는 페이지터너, 준영의 옆자리


악보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송아 밖에 없다는 말에 준영은 성큼성큼 걸어가서 송아에게 페이지터닝을 부탁하지

이 씬 구도는 전체적으로 뉴욕에서 질투가 나서 준영을 뒤로 하고 도망가는 정경을 떠올리게 만들어

도망가는 정경을 쫒아간 준영은 뽀뽀를 당하게 돼.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지


송아에게 페이지터닝을 부탁하는 준영은 아주 당당하게 걸어가. 한번도 꺼내보지 못한 정경에 대한 마음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파헤침을 당하고 끝을 맺지


준영에게 정경은 욕심내서는 안 되는 대상이고, 마음 가는대로 갈 수 없는 부채감의 대상이었어

준영은 왜 그토록 욕심내는 걸 싫어할까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다른 건 마음에 묻기까지 했던 준영인데

정경선의 죽음이 준영의 탓도 아닌데 준영은 왜 그토록 자신이 미안해할까

(준영의 성격 자체가 그런 사람이라고 해도 이해가 안 가는 사실. 그래서 송아도 준영에게 물어본 것이겠지. 준영이 말하지 않아도 눈치로 알아듣는 송아 이지만 그것만큼은 이해가 안 가니까)


나의 행복이 누군가에게는 불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어린 준영에게 너무나 큰 죄책감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욕심낼 수 없게 만드니까.

욕심이란 건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행동이거든

정경을 욕심내고 싶지만 정경선의 피아노를 받은 순간부터 정경에게 준영이란 존재 자체가 상처 라고 생각했으니까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는 사실이 준영에게는 견딜 수 없는 진실이었으니까

정경을 좋아하면서도 그 긴 시간 동안 위로 밖에 할 수 없었던 건 위로를 하는 그 순간만이라도 자신이 상처가 안 되길 바래서

좋아하니까 욕심낸다 라는 건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행동이야. 소유욕이니까.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내 존재가 남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알고서도 이기적으로 행동할 사람이 있을까?


정경은 쇼콩을 나가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우리 사이는 달라졌을까? 라고 물었지만 정경이 다른 어떤 선택을 했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았을 거야. 준영이 정경에게 자신 이란 사람이 상처 라고 생각하는 사실을 바꾸지 않는 한. 정경이 현호랑 사귀지 않았다고 해도 준영은 정경에게 끝까지 고백하지 않았을 거야. 정경의 옆자리에 처음부터 준영의 몫은 없었으니까


준영은 음악으로 말하는 남자 라고 정경이 말했지만 그건 정경에 한정해서야.


정경은 뉴욕에서 승리를 하고 돌아와서 준영의 모습을 보고 이상함을 느껴. 채송아 라는 여자를 신경쓰고 있는 박준영을

내가 아는 박준영은 저럴 사람이 아닌데.

내가 모르는 박준영의 행동들에 이질감이 들어


잘 어울리지 않냐?

페이지터너 하는 건데 잘 어울리고 말고가 무슨 상관. 사실 페이지터닝씬은 전체적으로 뭔가 웨딩샵 장면 같은 느낌이 있어

송아가 페이지터닝을 하는 동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차영인은 책자를 보고 각자 앉아서 연주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뭐랄까 신랑 신부 잘 어울리지 않냐며 얘기하는 분위기랄까

현호의 잘 어울리지 않냐는 발언은 웨딩샵에서 신랑신부 보고 하는 말이기도 하고. 하필 정경이 옷은 왜 하객 패션이야


현호의 잘 어울리지 않냐? 는 말에 정경은 동의하지 않는 듯 했어. 끼어들 틈 없어 보이는 저 커플들 사이에 어떻게든 끼어서 훼방을 놓고 싶은 마음이 보인달까



깨끗이 정돈된 준영의 방, 7월 15일에 동그라미 표시된 달력

오케스트라 공연을 마친 송아에게 민성이 선물해준 것은 송아의 생일달로 시작하는 달력

동윤의 공방에서 쓱싹쓱싹 활을 정성스럽게 닦고 있었던 송아

(민성이 술병 난 거지? 라며 활을 열심히 어루만지던 송아. 뭔가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쓱싹쓱싹 소리 때문에 몇 번을 돌려봐도 모르겠었던. 민성과 동윤이 잤다는 소리에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던 송아의 모습이 떠오른다. 민성의 팔을 어루만져 주려고 했지만 차마 그렇게까진 못 했던 송아의 모습)


바이올린이 송아의 마음이라면 준영의 방은 준영의 마음이다. 준영의 성격이 깨끗할 수도 있지만 마음을 깨끗이 비워야 새 사람이 들어오듯 음악에 상처받은 기억밖에 없다는 송아의 나레이션이 끝난 직후 보여준 준영의 방은 깨끗이 정돈돼 있었다. 깨끗이 정돈된 방에 책상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7월 15일에 동그라미 표시된 달력

비어있는 준영의 마음에 들어오는 사람 혹은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은 누굴까


축하의 문자도 보낼 수 없는 정경의 생일

어머니의 기일이기도 하기에 송아같은 떠들썩한 파티는 할 수 없었던 정경


송아는 커피와 초콜릿을 좋아한다.

준영은 커피와 초콜릿을 싫어한다.

준영은 송아가 곤란해하지 않도록 가끔은 커피를 마신다며 커피를 들이부었고, 좋아하지 않는 아이스크림도 송아가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먹었다. 항상 돌아오는 7월 15일 남의 생일파티에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준영이 송아의 생일파티에 간다.

자신의 연주가 마음에 들었냐는 질문을 받아본 것도 처음이요 자신이 콩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한 것도 처음이요 어떻게 싸인을 해서 줄까 고민해서 준 것도 처음이요 가슴 절절한 고백을 받아본 것도 처음이요 좋아해요 라는 고백도 모자라 자신이 먼저 키스를 해본 것도 처음이다.

준영에게 송아는 많은 처음을 겪게 만든다

음악으로만 위로할 수 밖에 없었던 준영을 행동하게 만든 사람

첫사랑이 있다 한들 모든 처음을 겪게 만드는 사람보다 강할 수 있을까


준영과 정경에겐 항상 빨간 불이 존재한다(일시정지)

준영과 송아에겐 파란 불이 존재한다

우리가 보기엔 시나브로이지만 정경에게 준영은 항상 빨간 신호등인 남자였다. 언제나 느린 걸음으로 일정한 거리에서 멈춘 사람

그 거리에서 다가오지도 달아나지도 않는 사람. 그 거리가 답답할 때도 있지만 안정감을 주는 사람

그런 준영이 빨라도 너무 빠르게 송아에게 마음을 주고 있었다


하루 늦은 생일이었지만 선물이라며 현호가 주는 결혼반지를 정경은 받을 수 없었다. 준영에게 반지를 낀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그 모습을 보면 준영이 송아에게 완전히 마음을 줄 것 같아서. 송아에게 가는 준영의 마음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정경은 이번에도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준영의 고백을 또 기다린다. 한톨 남아있는 준영의 마음을 기대한다


송아는 바이올린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욕심만으로 음대 진학까지 한 사람이다

욕심내면 이루어지나요? 라며 욕심내는 것에 별다른 비중을 두지 않는 준영

좋아하는 것과 소유욕은 비례한다. 좋아하니까 욕심나고 갖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준영과 송아는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지만 결정적으로 준영은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준영이 콩쿨 나가면서 힘들었던 것은 그 욕심이 없어서이다. 욕심이 없는 준영과 달리 준영은 빛나는 재능을 가졌고 준영의 주위엔 준영의 재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 천지다.

그런 준영이 오로지 음악을 하고싶다는 욕심으로 올라온 송아를 좋아한다는 건 의미가 깊다


송아는 배려를 하는 사람이지만 그 배려의 중심엔 자신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그 사람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해서

준영의 배려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다. 상대방에게 배려를 하는 나 자신도 상처가 될까봐 자신은 늘 후순위에 두는 사람이다

준영은 자신 때문에 사람들이 신경쓰는 게 싫다. 그래서 자신의 아픔은 말하지 않는다.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도 준영이 말을 안 하니 차영인은 위로를 해줄 수가 없다

송아의 고백은 준영이 너무 좋아 죽겠는 고백이었고 준영의 고백은 정경과 나는 친구이니 네가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고백이 먼저였다. 너를 좋아한다는 고백보다. 고백에 자신을 후순위로 두는 고백이 있을까?


귀로 듣는 음악

쇼팽콩쿨 이후 멀어진 준영과 정경의 사이. 처음 시작은 분명 같았는데 벌어진 그 둘의 사이. 준영을 끌어내리면 같아질까 싶어 준영을 흔들어본다. 단순히 귀걸이일 뿐인데 왜 보여줬을까. 귀걸이는 귀에다 하는 것이고 음악은 귀로 듣는다. 정경에게 음악은 멀어진 준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고 15년이란 세월은 자신감이었다. 내가 누구보다 박준영을 잘 안다는. 박준영은 나를 사랑한다는. 그런 나를 깔아뭉개듯 커피를 마시지 않는 준영은 송아가 곤란해지지 않도록 송아의 커피를 마셔버린다. 요샌 가끔 마신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과 함께. 변함없었던 그 세월에 균열이 생긴다. 그래서 정경은 불안하다. 그 불안감을 애써 아닌 척 누른다.


끼어들지 마세요

이 말을 해야 할 건 송아 이지만 송아는 자신이 준영과 정경의 사이에 끼어든 것으로 아니까. 아직 둘이 뭘 한 것도 아니지만 송아에게 미치기 시작하는 준영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상대에게 자신의 불안감을 내보이기 싫다. 15년의 세월 밖에 내세울 게 없다니

정경은 끼어들지 말라며 송아를 계속 흔든다. 송아만 없다면 준영은 다시 자신한테로 올 거야

송아를 향한 준영의 마음을 인정할 수가 없다.


페이지터너만 빼고 본다면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합연이다

10회에서 넘을 수 없는 벽에 좌절과 불안을 느낀 송아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 것 같았던 장면

(사실 2회에서 페이지터너씬 자체가 굉장히 튄다. 왜 튀는 거지? 처음엔 케미가 좋아서 튀나 싶었는데 복습해보니 너무 많은 의미가 들어가서 튀는 장면이다. 마음 가는대로 한 적 없던 박준영이 처음으로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송아한테 부탁하는 장면이고 송아에게로 가는 준영이 마음을 막을 수 없어서 불안해하는 정경이와 앞으로 준영을 향한 마음과 바이올린으로 많이 불안함을 느낄 송아를 미리 보여주는 장면이다)


준영씨는요? 준영씨는 마음에 들었어요?

유태진교수 레슨은 어때요?


송아가 묻는 아주 사소한 질문들

준영이 꽂힌 질문들이고 준영의 마음을 묻는 질문들이지만 송아의 불안함이 엿보이는 질문들이다.

송아는 자신의 연주에 확신을 가진 적이 없다. 그래서 자신의 연주를 좋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송아는 교수가 레슨을 해주지 않기에 부족함을 느낀다. 함부로 레슨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불안감만 증폭된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론 해결되지 않는 불안함. 확신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연습만 하지만 그마저도 확신이 없으니 나아지질 않는다

경후재단에서 빛나 보였던 송아의 재능은 대학에선 다시 도돌이다. 막아놓았던 둑이 터지듯 그녀에게 회피해온 상황이 터진다


준영이 자신이 힘든 걸 말하지 않듯 송아는 자신의 불안을 말하지 않는다

준영만큼이나 송아는 자신이 얼마나 불안정한 상태인지 정경이 얼마나 신경쓰이는지 말하지 않는다

끝을 알고 있지만 긴 시간 동안 가졌던 마음은 어디로 가는 건지 라고 동윤을 향한 마음을 말했던 송아다

고작 4년을 동윤을 마음에 품은 자신도 그러한데 정경에 대한 준영이 마음도 간단하진 않을 테니까

송아는 준영과 사귀고 있지만 계속 마음을 비우는 상태다

좋아할 뿐인데 여기저기서 둘은 아니라고 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에겐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한다

이미 준영의 감정은 사랑 이지만 그 감정을 입으로 뱉기엔 이르다

사랑은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지만 싫은 모습까지도 감싸안는 감정이다


누구나의 처음, 좋아하는 걸 선택했을 때의 행복

음대에 합격한 송아에게 친구는 물었다. 행복하냐고

송아는 행복하다고 했다. 원하는 걸 이뤘으니까 행복하지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할 수 있다는 행복. 처음 행복했던 순간은 차이는 있어도 누구나에게 존재한다.


늘 욕심내는 선택을 했던 송아와 비우는 선택을 했던 준영


준영에게 행복이란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같이 먹는 것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 않지만 송아와 있기 위해서 먹는 준영

자신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고통받는 게 싫다는 준영에게 송아가 사귀는 내내 지속적으로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준영은 송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 자신이 상처가 되는 게 싫어서 송아가 기다린다고 할 때도 그런 마음이라면 나 송아씨한테 못 가요 라고 했던 준영

너무 좋아해서 사귀는 건데 사귀는 동안 내내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주고 있었다면 준영은 송아에게 어떻게 사과해야 할까

사랑에 미안함이 끼어들면 그 사랑은 끝이다. 미안한데 그래도 네가 좋아 라고 말해야 한다. 사람은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다. 하지만 준영은 욕심내는 걸 싫어한다. 좋아하니까 욕심낼 수도 있는데 그마저도 왜 욕심내야 하냐고 유태진 교수에게 따져 묻기까지 한 준영이다

욕심이 없는 인물이 사랑을 하고 있다니


욕심내는 걸 싫어하는 준영이 유일하게 욕심내는 게 송아란 사실은 많은 의미를 시사한다

늘 자신에 대한 건 후순위로 놓았던 준영에게 욕심나는 대상이 생겼다는 것

한번 준 마음은 거두는 법이 없다는 차영인의 말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준 채송아 라는 욕심나는 상대를 준영이 연인으로만 두진 않을 거라는 거

지금까지 준영에게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는 것이었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 되지 않을런지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은 송아 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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