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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별다방’서 편견 깨고 있는 29살입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22 09: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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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바리스타가 근무 중입니다” 미소와 눈맞춤으로 편견 깬 이 사람

소리가 아닌 고객의 입 모양을 읽고 커피를 주문받는 사람이 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을 뿐 진심 어린 눈 맞춤으로 고객의 마음을 읽어낸다는 그는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다. 장애인은 서비스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한다. 스타벅스 서울대치과병원점 최예나 부점장(29)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타벅스 서울대치과병원점 최예나 부점장.

출처스타벅스 제공

최예나씨는 청각장애 2급이다. 6살 때 원인을 알 수 없는 소음성 난청이 생겼다. 청각장애인 2급은 두 귀의 청력 손실이 각각 90dB 이상인 경우 해당한다. 90dB은 비행기 착륙 때 나는 소음 수준이다. 쉽게 말해 비행기가 착륙할 때 나는 큰 소리 정도는 들린다. 작년 7월 장애등급제가 사라져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중증)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경증)으로 나뉘는데 최씨는 중증장애인에 속한다. 


그는 수화(手話) 대신 구화(口話)로 소통한다. 상대의 입술의 움직임과 표정을 보고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한다. 말할 때는 수화 대신 목소리를 쓴다. 쉽게 말해 최씨는 보청기를 낀 채 사람의 입 모양을 보고 대화한다. 보청기가 없으면 정확한 단어를 알아듣긴 어렵다고 한다.


-어린 시절 장애 판정을 받고 많이 놀랐을 것 같습니다. 당시 어땠나요.


“어렸을 때라 그런지 당시 기억은 없어요. 어느 날 갑자기 TV 소리가 안 들린다고 소리를 키워달라고 했대요. 부모님이 많이 놀라고, 힘드셨을 것 같아요. 큰 병원에 데려가는 등 난청을 치료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 하셨어요. 또 복지관에 데려가 발음 연습이나 입 모양을 읽는 연습 등을 하게 하셨죠.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카페 아르바이트하면서 바리스타 꿈꿔


최예나씨는 대학생 때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바리스타의 길을 걸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커피에 관해 공부하다 바리스타 자격증 2급을 취득했다. 여러 고객과 소통하는 점도 재밌었다. 그러던 중 카페 사장님의 권유로 스타벅스 장애인 공채 바리스타에 지원했다고 한다.


“대학 시절 진로를 고민할 때마다 장애라는 벽에 부딪혔어요. 과연 내가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감도 없었어요.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카페에서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좋은 사장님을 만나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하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겼어요. 다른 가게 사장님으로부터 ‘우리 가게에서도 일해줘’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죠. 일하면서 서비스직이 적성에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느 날 카페 사장님이 스타벅스에서 일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유하셨어요. 스타벅스는 2011년부터 장애인 바리스타를 채용하고 있었죠. 서류 심사, 면접 등을 거쳐 2015년 스타벅스 장애인 공채 바리스타로 입사했습니다. 체계적인 전문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면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에 더 빠졌어요. 커피 공부에 매진했고, 사내 커피 전문가 과정인 글로벌 커피 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매 순간 고객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바리스타 꿈을 키운 최예나 씨.

출처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 국내 최대 매장에서 부점장으로 일해


스타벅스 직원은 바리스타, 슈퍼바이저, 부점장, 점장 순으로 승진한다. 최씨는 2015년 스타벅스 장애인 공채 바리스타로 입사해 건대스타시티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 소공동점을 거쳐 국내에서 가장 큰 매장인 더종로R점에서 슈퍼바이저로 근무했다. 더종로R점은 리저브 매장이다. 리저브 매장이란 일반 매장과 달리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는 물론 여러 추출 방식으로 커피를 만든다. 리저브 매장은 전 세계에서 약 800개에 불과하다. 그래서 각 커피 원두의 특징은 물론 추출 시스템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최씨는 스타벅스 리저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커피 추출기구들을 연습하고, 인증받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국내 최대규모의 매장에서 일하면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공부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바리스타로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는 2017년 장애인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커피에 대한 높은 이해와 뛰어난 기술을 보였다. 이처럼 장애인 바리스타에 대한 편견을 깨고, 우수한 업무역량을 인정받아 2018년 3월 부점장으로 승진했다. 현재는 스타벅스 서울대치과병원점 부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서울대치과병원점은 장애인 편의 시설을 강화한 매장이다.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장애인 파트너 6명을 포함한 1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스타벅스에선 일하는 직원을 파트너라고 부른다.


최씨는 부점장으로서 커피를 만들고, 고객을 응대하는 등 전반적인 매장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또 물품 발주, 운영비, 근태 관리, 근무 인력 계획 및 포지션 배치 등 관리자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파트너 교육이나 매장 위생관리, 매장 비즈니스 분석 등 여러 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매장인 더종로R점을 거쳐 서울대치과병원점에서 부점장으로 일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전자 노트를 이용해 주문 받는 모습.

출처스타벅스 제공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도 있을 것 같아요.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나요.


“지금까지 함께 일 하면서 배려해준 많은 파트너가 다 기억에 남아요. 그중에서도 신입 바리스타로 일할 때 도와주던 동료 파트너가 가장 생각이 납니다. 고객의 문의가 들어오면 당황해서 잘 못 듣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고객님 저에게 말씀해주세요’라고 나서줬어요. 고마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가장 뿌듯할 때는 고객님이 제 미소로 인해 행복함을 느끼실 때에요. 아이컨택을 하면서 웃을 때 무뚝뚝해 보이던 고객님들도 덩달아 미소를 지으시곤 해요. 그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 뿌듯합니다. 저의 친절에 좋은 하루를 보냈다는 고객님의 칭찬 글을 받을 때도 행복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 착용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떤가요.


“마스크로 인해 입 모양을 볼 수 없어 이전보다 의사소통이 어렵긴 합니다. 그래도 글로 써서 주문할 수 있는 전자 노트가 있어 소통이 한결 수월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전자 노트에 ‘아메리카노 한잔’이라고 적어서 주문 내용을 전달해주는 식입니다. 또 고객이 주문한 메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화면이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 서울특별시 복지상을 수상한 최예나 씨.

출처스타벅스 제공

◇장애인 인식 개선 위한 활동도 꾸준히 해...서울특별시 복지상 수상하기도


최예나씨는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꾸준히 한다. 2016년 서울시·EBS·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 인식개선 캠페인 영상에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로 참여했다. 2018년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연계한 ‘장애인고용촉진을 위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영상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에는 서울시가 주관하는 ‘2020년 서울특별시 복지상’ 장애인 인권 분야 장애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서울특별시 복지상은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장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립에 성공해 사회의 귀감이 되는 장애인에게 주는 상이다.


“장애인 인권과 인식개선을 위한 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대학교 때는 장애 학생인권위원 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장애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지체 장애 학생을 위한 턱 없애기, 청각 장애 학생을 위한 타이핑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다른 대학교와도 협업해 정보 공유 및 인권 활동을 했죠. 스타벅스 입사 후에도 자연스레 장애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이런 점이 서울시 복지상 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부점장을 넘어 매장 최고 관리자인 점장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보다 더 많이 배우고 업무능력을 키워 점장으로 승격하고 싶어요. ‘점장이 되어서도 이렇게 잘 하는구나’ ‘장애인도 잘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포기하지 않는다면 인생에서 실패는 없다고 합니다. 물론 가는 길에 좌절하고 상처를 받을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긍정의 힘과 한계에 도전하는 강한 의지로 많은 사람의 편견을 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가 힘든 이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합니다.” 


글 시시비비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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