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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 안 된다” 주임원사들 인권위 진정에 와글와글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22 09: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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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장교가 왜 반말?” 병사들 “그럼 부사관은?”


출처디글 클래식 유튜브 캡처

"나이로 생활하는 군대는 아무 데도 없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12월21일 육군 대대급 이상 부대 주임원사들과 마주한 화상회의에서 한 발언이 부사관과 장교의 갈등으로 번졌다. 남 총장은 “장교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부사관에게 반말로 명령을 내릴 때 ‘왜 반말을 하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군대 문화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장교가 부사관에게 존칭을 쓰는 문화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있던 주임원사 일부는 3일 뒤인 12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이들은 남 총장의 발언으로 인격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육군 간부들이 현직 참모총장을 대상으로 인권위에 진정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사상 초유의 ‘반말 논란’ 사태는 육군 바깥으로 퍼졌다. 3성 장군(합동참모본부 차장·중장)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부사관단의 경험과 연륜을 예우받고 싶다고 군 내부 문제를 외부에 진정한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진정인을 비판했다.


수십년 이어진 장교-부사관 갈등···구타, 성추행 사건도 


장교와 부사관 사이의 수직적 관계가 갈등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군에서는 갓 전입온 초임 소위가 부사관 최고참 격인 주임원사에게 ‘자네가 주임원사인가’라고 말했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유머가 있다. 현실에서는 사관학교를 갓 졸업한 20대 위관급 장교라도 50대 부사관보다 계급이 높다. 하지만 부사관의 경험과 나이를 존중해 부대에서는 장교가 부사관에게 존댓말을 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상대방을 예우하는 차원에서다.

2020년 네이버 지식in에 장교와 부사관 사이의 갈등에 관한 해결책을 묻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출처네이버 화면 캡처

특정 부대에서는 장교가 부사관 직책 뒤에 ‘님’ 호칭을 붙이느냐 마느냐를 두고 부딪히기도 한다. 이데일리 취재 결과 2020년 국방부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에서는 대위가 부사관에게 ‘님’ 호칭을 붙이지 않고 상사라 불렀다가 항의를 받은 일이 있었다. 이후 부대 소속 초급 장교들은 부사관에게 ‘님’ 호칭을 붙이라는 교육을 받았다. 국방부는 장교가 부사관을 ‘님’이라 부르지 않는 대신 반말은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군 안팎에서는 장교와 부사관 사이의 갈등이 폭행이나 성폭력으로 이어진 사건이 있어 부대원이 호칭이나 반말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020년 3월에는 미사일사령부 소속 부사관 4명(중사 3명, 하사 1명)이 같은 부대 중위 A씨의 숙소에 들어가 폭행하고 성추행해 구속된 사건이 일어났다. 2019년에는 20대 여성 대위 B씨가 40대 남성 부사관에게 폭언하고 구둣발로 정강이뼈를 때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B씨는 워크숍에서 50대 원사에게 춤을 추라고 강요한 적도 있다고 한다. 

출처채널A 뉴스 유튜브 캡처

“아무리 상호 존중 문화 생겼다고 하지만···”


장교와 부사관 중 어느 한쪽이 피해자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일부 부대에서는 ‘길들이기’라는 명목으로 부사관의 텃세에 초임 장교가 무시나 괴롭힘을 당하는 하극상이 일어난다. 한편 부사관이 장교에게 폭언을 듣거나 부당한 갑질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한다. 군 내부에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없으면 반말을 쓰든 존댓말을 쓰든 장교와 부사관 사이의 갈등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반말 논란이 나온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말이 나온다. 부사관이라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어린 장교에게 경례를 하고, 예우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육군 특수전사령관(중장)을 지낸 전인범 장군은 2020년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기자 부대 사단장 시절 주임원사에게 딱 한가지만 부탁했는데, 소위를 보면 경례를 멋있게 해달라는 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함께 지내는 2년간 주임원사가 제대로 일할 수 있게 아낌없이 지원했다”며 “부사관을 머슴 취급하면 머슴이 되지만, 동료처럼 대우하면 전우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사단장 시절 주임원사에게 소위를 보면 멋있게 경례를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전인범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출처INBUM CHUN 유튜브 캡처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지만, 참모총장을 상대로 진정을 낸 주임원사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 1월 1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육군참모총장을 말도 안 되는 사유로 인권위에 진정해 군 기강을 해친 부사관에 대한 엄중 징계를 청원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군 지휘계통상 심대한 하극상으로 군사력 낭비를 초래한 자격 없는 군 간부에게 엄벌을 가해 엄격한 군 기강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임원사들의 진정이 부적절했다고 보는 누리꾼도 많다. 군 복무를 마친 일부 예비역 네티즌들은 “명령을 반말로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부사관도 병사한테 존댓말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 “군대가 아무리 달라졌다고 해도 계급사회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 이런 논란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인권위 관련 보고를 받고 육·해·공군 참모총장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주임원사들이 문제 삼은 남 총장의 발언은 취지와 진의가 왜곡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군과 논의해 장교와 부사관의 역할과 책임을 명료하게 정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글 시시비비 영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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