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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석 셰프’를 식탁 위로 소환한 여자가 저예요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18 11:37:01
조회 4620 추천 6 댓글 30

‘밀키트’ 시대 가고 ‘레디밀’ 시대 온다

테이스티나인 최문경 기획팀장
기획부터 제조, 유통까지 직접
스테이크부터 묵 무침까지…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가 들어있는 포장을 뜯어서 조리만 하면 한 끼 식사가 완성되는 제품을 '밀키트(Meal Kit)'라고 한다. 최근 이런 밀키트 시장이 급성장했다. 2017년 15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시장 규모가 2019년 370억원으로, 2020년에는 1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서 식사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간편하면서도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밀키트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를 ‘레디밀(Ready Meal)’이라고 한다. 밀키트보다 간편하고 빠르게 식사 준비를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기획·생산·유통을 직접 하면서 200여가지가 넘는 제품 보유, 국내 유명 셰프와의 협업 등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레디밀 브랜드가 있다. ‘테이스티나인(TASTY9)’이다. 홍주열 대표가 2014년 창업한 테이스티나인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월 최대 매출 5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월에는 7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홈쇼핑, 마켓컬리, 쿠팡은 물론 백화점에도 입점해있다. “최신 트렌드를 읽고 신선한 재료, 셰프와의 협업을 통한 수제 소스 등이 그 비결”이라고 말하는 테이스티나인 ‘최문경(29) 기획 1팀 팀장’을 만나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문경 팀장.

출처테이스티나인 제공

◇제품 개발 모든 과정을 관리


-테이스티나인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테이스티나인은 레디밀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레디밀은 별로 레시피나 조리 과정 필요 없이 데우기만 하면 한 끼 식사가 완성되는 가정간편식입니다. 재료 손질과 조리가 필요 없기 때문에 밀키트의 진화한 형태라고 보면 됩니다. 저는 기획 1팀 팀장으로서 메뉴 아이디어 기획, 시장조사, 레시피 개발, 원가계산, 생산일정 조율 등 제품 개발 전반적인 과정을 진행합니다. 영업, 디자인, 구매팀 등과 함께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모든 일에 참여합니다. 이렇게 한식부터 중식, 양식 등 250여종의 메뉴를 생산하고 있죠."


-시장에는 다양한 레디밀 제품이 있습니다. 기존 제품과 테이스티나인 제품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차이는 ‘시간’입니다. 볶거나 삶는 복합적인 방법으로 조리해야 하는 밀키트는 장보는 시간을 단축하는 장점은 있지만 조리 시간이 다소 길고 설거지 거리와 쓰레기가 많이 나옵니다. 반면 레디밀은 세세한 부분까지 조리 미리 조리돼있어 조리 시간이 10분 이내입니다. 짧은 시간에 근사한 한 끼를 완성할 수 있죠. 또 냉장 레디밀의 경우 소스와 육수를 직접 만듭니다. 기존 밀키트처럼 공장에서 찍어내는 게 아닌 기획팀과 셰프가 직접 생산하는 수제 소스, 수제 육수로 차별화했습니다."


-상품 기획부터 유통까지 4주 만에 완성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한지요.


"테이스티나인은 가정간편식에 SPF모델(Specialty stores-retailers of Private label Food·전문점-자사 브랜드-식품)을 구축한 유일한 기업입니다. 기획·생산·유통을 직접 맡아서 합니다.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해 재고 부담을 덜고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소비자에게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모두 한 번의 조리로 만든 레디밀이다.

출처테이스티나인 제공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배화여대 전통조리과→메뉴 개발자


최문경 팀장이 레디밀 생산의 모든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이유는 고등학생 때부터 조리를 전공했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있었던 최 팀장은 한국조리과학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대학교도 자연스럽게 조리 관련 쪽으로 선택했다. 당시 한식의 한류 열풍이 불었고 그쪽에 뜻이 생겼다. 서울에서 전통요리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다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과에 입학했다.


-요리사로 활동하고 싶진 않았나요.


"학교에서 조리 수업을 하면서 짧게 8시간부터 길면 12시간 동안 서 있습니다. 아르바이트할 때도 주방에서 기본 14시간 동안 서서 근무를 합니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한계를 느꼈어요. 현장에서 직접 요리하는 것도 재밌지만 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적성을 찾았습니다. 그게 메뉴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졸업 후에 이밥차 요리연구소, 만개의 레시피 등에서 일했습니다.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고 요리해서 촬영까지 하는 작업을 주로 했습니다. ‘요리 초보인데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김치를 담아봤다’ 등의 소비자 후기를 들을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테이스티나인으로 이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콘텐츠 회사가 재밌었지만 한계를 느꼈습니다. 점점 소비자에게 제가 만든 걸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제가 의도한 맛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또 그때 제품 개발 때문에 밀키트를 자주 접했어요. 직접 소비자의 입장에서 조리하고 맛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던 복잡한 포장재의 불편함을 느꼈죠. 세척이나 칼질이 필요한 재료들을 손질하다 보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설거지 거리가 많이 나옵니다. 밀키트를 사는 본질적인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죠. 이런 밀키트의 불편함을 개선한 레디밀에 관심이 생겼고 테이스티나인을 알게 됐습니다."

메로 스테이크. 포장을 뜯어서 굽기만 하면 완성이다.

출처테이스티나인 제공

◇하루 10종류 이상 요리하고 맛봐


최문경 팀장은 이직 후 마케팅팀을 거쳐 기획팀 사원부터 시작했다. 사원, 파트장을 거쳐 입사 1년 반 만에 기획 1팀을 이끄는 팀장에 올랐다.


-제품을 기획하고 출시하기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사람들 사이에서 ‘핫한’ 메뉴 중 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것, 기존 레디밀 시장에 없는 메뉴 등을 찾습니다. 메뉴를 정하면 해당 메뉴를 판매하는 맛집에 가서 직접 먹어봅니다. 이후 요리를 해보면서 레시피를 개발해요. 맛집 사장님께 노하우를 여쭤보고 레시피에 반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도 시간이 꽤 걸립니다. 스테이크 같은 경우 숙성일, 시즈닝에 따라서 맛이 변하니까요. 조건을 다 다르게 요리해 사내 품평을 거칩니다. 하루에 10종류 이상의 요리를 할 때도 있어요. 사내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레시피를 가지고 공장으로 갑니다. 대량생산을 준비하는 과정이에요. 같은 메뉴, 레시피여도 대량으로 조리했을 때 맛이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장에서 셰프님과 최소 50~100인분을 만들어봅니다. 1인분의 맛과 계속 비교를 하면서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해 수정작업을 거듭해 레시피를 완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과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려운 점은 대중성과 독창성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것입니다. 너무 특이하면 소비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고 반대로 너무 평범하면 대중에게 어필할 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항상 그 중간에서 최상의 제품을 기획하려고 합니다. 그 예시 중 하나가 ‘묵무침 키트’입니다. 묵무침은 유통과정 중 마르거나 부서져 상품성이 떨어져요. 이 특성을 고려해 묵과 재료들을 키트형태로 구성해 소비자들이 5분 안에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현재 키트 시장에서 처음이자 유일한 묵을 활용한 신선 키트 제품이기도 합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포장재와 식재료입니다. HMR 제품의 가장 큰 적은 ‘죄책감’이라는 말이 있어요. 편의성이 높지만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죄책감, 사 먹는 음식을 가족에게 먹인다는 죄책감 등에서 소비자들이 벗어날 수 있도록 합니다. 가능한 적은 포장으로 구성해 비닐 사용을 최소화해요. 재료는 신선한 채소와 국내산 위주로 집에서 만든 것 같은 건강함을 그대로 담아내려고 합니다. 여러 번의 유통기한 테스트와 배송 테스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문 셰프가 만든 신선함을 전달하고자 노력합니다.”

레디밀 구매 고객 후기.

출처테이스티나인 제공

-지금까지 기획한 제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스테이크 제품 모두 애착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메로 스테이크가 기억에 남습니다. 메로구이라고 하면 흔히 이자카야에서 먹는 데리야키 맛을 생각해요. 이걸 양식 스타일로 만들어 봤습니다. 미니 새송이버섯, 미니 양배추, 그린빈, 콜리플라워로 구성한 가니쉬 키트와 레몬 버터소스를 함께 개발해 레스토랑에서 먹는 듯한 느낌을 구현했습니다. 스테이크 느낌을 살리기 위해 메로의 가마살과 꼬릿살을 과감하게 제거하고 몸통살만을 사용했어요. 개발과정에서 공장은 물론 원물 업체, 최현석 셰프와 계속 미팅을 하고 수십번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진행해 기억이 납니다.”


-기억에 남는 고객이나 후기가 있나요?


“몇 가지 제품 후기에 ‘이거 기획한 사람이 누군진 몰라도, 맛있다’ 라는 후기가 생각납니다. 후기에 기획자를 언급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앞으로 어떤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고 싶나요.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외식문화도 많이 변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먹기보다는 배달이나 포장해 집에서 즐기는 소비자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음식을 점차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노포 또는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들을 줄 서서 먹을 필요 없이 집에서도 매장에서 먹는 듯한 맛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을 레디밀 형태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최근 담양의 한 맛집과 협업해 한우 떡갈비를 개발했습니다. 이런 상생을 통해 소비자가 좀 더 다양한 맛집 음식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글 시시비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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