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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으로 해고 당한 뒤 '이것' 개발해 억대 매출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6.04 00:50:10
조회 1188 추천 2 댓글 1

승진 제안하더니 임신했다니 해고 통지
출산 1주일 전 경쟁PT, 젖먹이 데리고 창업 준비
모던 디자인에 안전성 더한 수유브라 개발

"
회사에서 승진 제안까지 받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 받았지만 임신 소식에 많은 것들이 달라지더라고요."

바디듀 홍가은 대표(34)는 창업 전 다닌 한 스타트업 회사에서 해고 당했다. 회사에 보탬이 되기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자료까지 통번역해가며 전문 지식을 쌓고 바이어들을 유치할 수 있는 전시회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모두 참여해 성과를 이뤄내던 차였다. 그의 열정과 노력을 인정한 사장이 그에게 승진 제안까지 했던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그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진건 그가 임신 소식을 회사에 알리면서부터였다. 회사가 어려우니 나가달라는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 그는 항의했지만 결국 임신 5개월차에 회사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혈까지 했을만큼 그가 입은 배신감은 컸다.

해고 통보를 받을 당시 그는 스타트업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을 받고 있었다. 회사의 성장에 보탬이되기위해 한 일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프로그램은 그의 창업에 첫 단추를 끼워줬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유브라를 개발, 특허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그가 개발한 수유브라 '압소브라'는 이제 억대 매출을 내는 히트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해고 통지에 좌절했던 임신부에서 이젠 여성을 위한 속옷회사의 대표가 된 그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바디듀 홍가은 대표./ 바디듀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프리미엄 수유브라 ‘압소브라’를 판매하는 바디듀의 홍가은 대표입니다.”

-임신 소식을 알린 후 해고를 당했어요.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전기·전자 회사에서 기술영업을 하다가 전혀 다른 업계의 스타트업으로 옮겼어요. 새로운 분야라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죠. 회사는 회사 소개서조차 없었을만큼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였어요. 회사와 함께 성장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정말 최선을 다해 일했어요. 대표님께 승진제의를 받기도 하고요. 제의를 받기 직전 임신 사실을 알았어요. 그래서 말씀을 드렸고 그 이후에는 여러가지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 해고를 당했어요. 애정이 컸던 만큼 마음의 상처도 컸었죠.”

스타트업 스쿨에서 교육을 받을 당시 홍 대표. 노란 머리띠를 한 여성이 홍 대표다./ 바디듀

-임신을 한 상태에서 창업 준비를 했어요. 창업을 결심한 과정이 궁금합니다?

“스타트업 회사에 있었던게 어떻게 보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회사에 도움이 되고자 창업 프로그램 '스타트업 스쿨'을 다니던 중에 해고를 당했었거든요. 진지하게 창업을 결심하고 시작한 프로그램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이왕 참여한 프로그램이니 좋은 성적은 거둬야지 했던게 창업 아이템을 소개하는 데모데이에서 1등을 하고 수유브라 아이템으로 특허까지 취득하는 결과로 이어졌어요. 또 이 과정을 통해 친해진 분들과의 분위기에 휩쓸려서 창업 지원 사업에 도전해 합격했고요. 어쩌다 창업이라고나 할까요.”(웃음)

-홑몸이 아닌 상황에서 창업을 준비했는데 주변의 만류는 없었나요? 출산 이후에 할 수도 있었을텐데요. 힘들진 않았나요?

“사실 말릴 틈도 없이 창업 과정이 이뤄졌어요.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티를 많이 내지도 않았고요. 창업을 지원해주는 정부 프로그램에 합격하기위해 진행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은 심지어 출산 예정일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에 참여했어요. PT에 참여한 두 곳 모두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았고요. 힘들어보였겠지만 남편도 말리는 대신 저를 믿고 응원해줬어요. 정말 고마워요.

만약 출산 후에 창업을 해야지라고 생각했으면 지금까지 시작을 못했을 수도 있고, 그때 할 걸이라고 후회했을 것 같아요.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내 몸이나 정신의 한계가 어디까진지, 얼마나 힘든지 모르잖아요. 전 걱정을 하기보다는 돌진하고 시도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창업을 겁 없이 시작할 수 있었어요.

출산 후에도 아이가 자는 틈틈이 시장조사와 제품 개발을 했어요. 모유수유를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되려 더 적절한 시기에 뛰어들었다고 생각해요. 직접 써보면서 개선점을 찾아 제품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었거든요. 하루라도 빨리 이 제품을 많은 분들이 써볼 수 있도록 하고 싶기도 했어요. 수유기 내내 압소브라 덕분에 정말 편했거든요.”

왼쪽부터 패드 개발회의, 검수로 걸러진 불량 제품들./ 바디듀

-처음으로 돌아가 아이템을 기획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기존의 수유브라와 다른 점은 뭔가요?

“임신으로 체형이 변해 속옷도 바꿔야 했어요. 근데 막상 사려고보니 입고싶은 속옷이 없는 거예요. 임신 전처럼 디자인이 깔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우선했어요. 거기에 더해 모유수유기에 쓰는 수유브라는 브라와 수유패드를 따로 구비해 사용해야 한다는 걸 알게됐죠. 불편해보였어요. 심지어 수유패드에는 흡습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가슴에 묻기도 하고 피부가 예민한 분들에게는 간지러움을 유발한다고 하더라고요. 패드가 고정되지 않아 가끔씩 옷을 적시는 점 또한 단점이었어요. 그래서 디자인은 임신 전부터 출산 후, 모유수유 후에도 쓸 수 있도록 심플하고 모던하게 만들고, 기존의 수유브라를 대체할 수 있는 흡수력 좋은 속옷을 만들었어요.

압소브라는 흡수력이 뛰어나 땀이나 모유를 금방 흡수하고 하루종일 착용해도 세균 번식 걱정이 없는 향균소재와 열감을 줄여주는 냉감소재들로 구성됐어요. 발수소재도 포함해 모유 사출시 옷이 젖지 않는다는 점 또한 장점입니다.”

-수유 이외의 시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가요? 실제 고객들 가운데 임산부가 아닌 분들도 많나요?

“제품을 개발한 후 필라테스, 요가 강사님들께 피드백을 부탁해 운동시에도 충분히 입기 좋은 속옷이라는 답변을 받았어요. 와디즈 펀딩을 통해 제품을 구매해주신 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모유수유 보다는 오히려 편안한 속옷을 찾으시는 분들이 95% 이상이더라고요. 반응도 좋았고요. 최근에는 수유부에 집중해 고객 대부분이 수유부지만, 수유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착용하려는 목적을 가지신 분들이 90% 가까이 되더라고요.”

-제품 기획부터 개발, 생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이 낯설고 쉽지 않았을텐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요?

“의류쪽 전공도 아니고 인맥도 없다보니 원단 수급이나 패턴, 제품 제작 등 모든 부분이 쉽지 않았어요. 이 분야에서 사용하는 단어들도 잘 몰랐고요. 제가 개발한 제품은 소재가 핵심이라 소재에 대한 공부와 원단 수급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만삭 때는 대구에 위치한 한국섬유연구원의 도움으로 섬유제작에 대한 모든 공정을 배우기도 했고요. 공장에 쫓아가선 실밥을 뜯는 것부터 미싱까지 제작 과정을 하나하나 배웠어요. 지금도 제품을 개선하고, 신제품을 기획하며 계속 배워가는 중입니다.”

충북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당시 홍 대표는 아들 연우를 데리고 다녔다./ 바디듀

-충북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때 생후 4개월 아이를 데리고 갔다고 해요. 아이와 함께 간 이유가 있나요?

“압소브라 아이템으로 합격해 교육을 받았어요. 아이가 너무 어리기도 했고 모유수유를 해서 같이 다녔어요. 교육이 하루 종일 이어지니 떼어놓고 오기가 힘들더라고요. 한 번은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교육을 받는데 아이가 아무것도 안 먹고 있으니 잠깐 들렀다 가라고 계속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두고다닐 생각을 거의 안 했어요. 어릴 때는 그래도 잠을 많이 자서 오히려 수월했는데 활동량이 커지면서부터는 교육을 듣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럴 땐 문 밖에 서서 수업을 들었죠. 처음에는 함께 교육을 받는 분들한테 쓴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오래봐서 그런지 요즘은 오히려 아이 안부를 먼저 물어봐주시기도 해요.

그때의 저를 돌이켜보면 저와 같은 상황인 분들의 창업이 조금 덜 눈치보며 이뤄졌으면 좋겠다 싶어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창업을 하는데 ‘걸림돌’처럼 느껴지는 사회가 아니라 ‘용기’를 주는 사회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저 역시 정말 많은 응원을 받으며 여기까지 왔구요.”

왼쪽부터 일하는 홍 대표, 홍대표의 가족./ 바디듀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쉴새없이 창업을 위해 달려온 홍 대표는 2020년 6월 바디듀와 압소브라를 정식 론칭했다. 첫 해 매출은 와디즈 펀딩에서 발생한 1000여만원의 매출을 포함해 1억2000만원 수준이었다. 올해는 5월 기준 벌써부터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다.

우수 창업 사례로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은 홍 대표./ 바디듀

임신으로 인한 해고와 아이와 줄곧 함께한 그의 창업 경험은 그가 회사를 경영하는데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아이를 키워본 경험을 가진 이들을 ‘육아경력자’로 우대 채용한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직원들은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4시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현재 바디듀는 국내와 해외 수출을 목표로 빅사이즈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요. 추가로 본딩 접착을 하지 않은 브라패드도 개발하는 등 조금 더 다양한 사용자들과의 만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능성 언더웨어로 시장을 확장했지만 점차 라이프스타일케어 브랜드로 성장해나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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