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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통에 담아 팔았을 뿐인데 연 50억 법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7.13 09:30:56
조회 4000 추천 2 댓글 22

세아이 키우던 평범한 엄마 블로그 하다 창업
아기옷 쇼핑몰 성공 후 향신료 회사로 대박
500만원으로 시작해 연 매출 50억 바라봐


성공한 사업가들은 흔히 말한다. 사업가에게는 운과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기회를 기회로 알아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아무리 운과 감각이 따라줘도 기회를 잡지 못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 향신료·시즈닝 전문 브랜드 ‘딜리셔스마켓’ 운영사 플랜A컴퍼니 문희선 대표(35)의 성공 사례도 마찬가지다. 문 대표는 철저한 준비와 기획을 바탕으로 성공한 사업가는 아니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에 자신의 감각과 열정을 더해 성공했다.

기회가 오면 움켜쥐고 놓지 않았다. 이 능력으로 그는 30대 초반 평범한 세 아이 엄마에서 연 매출 50억을 바라보는 회사의 대표로 성장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온건지 그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플랜A컴퍼니 문희선 대표./플랜A컴퍼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딜리셔스마켓 운영사 플랜A컴퍼니 대표 문희선입니다.”

-딜리셔스마켓을 소개해주세요.

“딜리셔스마켓은 2017년 론칭한 향신료·시즈닝 전문 브랜드입니다. 시즈닝(seasoning)은 다양한 향신료와 소금 등을 섞어 만든 가루로 음식에 맛과 향을 더하는 일종의 양념입니다. 딜리셔스마켓은 이전까지 국내에 대용량으로만 팔리던 향신료와 시즈닝을 일반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조금씩 통에 나눠 담아 판매합니다. 이걸 ‘소분’이라고 합니다. 300개 이상의 제품을 구비하고 있고, 용량별 종류까지 합하면 총 50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문희선 플랜A컴퍼니 대표의 보물이자 자랑인 세 아이들./ 플랜A컴퍼니



-30대 초반에 아이가 셋이었다고 해요. 직장을 다녀본 경험은 있나요?

“대학원에서 남편을 만났어요. 졸업하면 함께 유학을 가기로 하고 결혼했는데 올해 딱 결혼 10년차이고 아직 유학은 못 갔네요.(웃음) 결혼 후 서울의 조그만 유학원에서 직장생활을 했어요. 작은 회사라 마케팅 기초부터 하나 둘 씩 배우며 일했죠. 그때 경험이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육아 블로그를 운영하다 아이 옷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창업했다고 해요.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블로그 운영까지 한 건가요?

“둘째 임신 중일 때 시작했어요. 남편 직장 때문에 서울에서 충주로 이사했거든요. 아는 사람도 없고 굉장히 조용한 도시였죠. 아이가 어려 외부 활동은 어렵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으면서도 추억이 될만한 걸 찾다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블로그를 본 사람들이 아이가 입은 옷과 신발에 대한 정보를 많이 물어왔다고요.

“네. 처음에는 제가 구입한 곳을 알려주다가 나중에는 공동구매를 해 함께 물건을 샀죠. 그러다 아동복 도매시장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 아이에게 입히고 싶은 것들을 골라와 공유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 만큼만 물건을 떼오는 방식으로 판매를 시작했어요.”


플랜A컴퍼니 문희선 대표./플랜A컴퍼니



-본격적으로 쇼핑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언제였나요? 첫 창업이 두렵진 않았나요?

“구매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이분들에게 조금 더 편의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비자들이 쉽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자사 몰을 만들고, 결제 기능도 설치했어요. 뭘 모르던 때라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당장 필요한 것,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만 생각했거든요. 뒷일이 어떻게 될지 감이 없었던 거죠.”

-쇼핑몰 창업 후 새벽마다 동대문, 남대문 시장을 다니며 아이템을 공수했다고 합니다. 이 당시 하루 일과를 소개해주세요.


“제 인생에 가장 부지런했고, 또 가장 많은 체력을 썼던 시기였어요. 하루에 세 시간 자면 많이 자던 때였어요. 보통 아침 7~8시에 일어나 아이들 등원 준비해서 보내고, 9시부터 일을 시작했어요. 들어온 주문을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 배송 나갈 주문들을 정리하고 업데이트할 제품들을 확인하고, 촬영하고, 제품 상세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아동복은 고객 문의가 진짜 많은 편이라 여기에도 시간을 많이 썼어요.

오후 5시 정도에 택배기사님이 오시기 때문에 미리 출고할 제품들을 포장해놓으면 아이들이 하원해요. 저녁 먹고 아이들과 시간을 좀 보내고 9시쯤 남편이 아이들을 재우기 시작하면 저는 시장으로 가는 거죠. 도매시장은 보통 밤 10시 오픈이라 2~3시간 정도 제품들 발주도 넣고 신상품도 보고 새벽 2~3시쯤 제품들을 챙겨서 돌아오면 4시~5시였어요. 도착해서도 제품 검수하고 못다 한 일을 한 뒤 잠깐 눈 붙이면 다시 7시인 거죠. 돌아보면 정말 대단했네요.”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쇼핑몰 성공 비결이 있다면요?

“특별한 비결이라기보다는 제품을 사용하는 타겟층을 명확히 정하고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가장 좋아할 만한 물건들을 발굴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0세에서 3세 아이를 가진 엄마들이 주 타겟이었어요. 그때는 엄마가 집에서 아이랑 할 수 있는 일이 귀여운 옷 입혀가며, 사진으로 남기는 것입니다. 비싸지 않으면서 아이한테 입혀서 사진으로 남겨주고 싶은 옷들을 주로 골라왔습니다.”

-쇼핑몰 운영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어떻게 해결했나요?

“생각보다 쇼핑몰 운영을 위해선 다양한 준비를 해야 했어요. 하지만 전 물건을 올려서 판매하는 게 다라고 생각했죠. 많이 팔리면 그저 좋다고 생각했고요. 근데 아니었어요.

무엇보다 온라인 쇼핑몰은 오프라인이나 무통장입금처럼 바로바로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한게 문제였어요. 온라인은 고객들이 물건을 사고, 값을 치르더라도 당장 제 통장으로 그 돈이 들어오지 않아요. 고객이 카드결제를 했다면 카드사의 정산을 거치고 난 후에도 그 돈을 받을 수 있어요. 11번가, 쿠팡 같은 오픈마켓도 마찬가지에요. 정산이 다 끝나야 판매자에게 돈을 입금해줘요.

저로서는 당장 돈이 있어야 도매상에 물건 값도 주고 다른 상품들도 들여올 수 있는데 돈이 들어올 때까진 기다릴 수밖에 없더라고요. 기다릴 수 없을만큼 급하게 지불해야 하는 택배비나 물건 값이 있다면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와서라도 해결해야 했고요. 매출이 커지면 커질수록 융통해야 할 금액도 불어났죠.

자금 문제가 이렇게 중요한데 전 이런 부분에 대한 대비도 정보도 없었어요.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창업이나 경영 관련 세미나, 아카데미를 이때 이후로 많이 찾아 들었어요. 이 과정에서 좋은 선배 창업가분들과 멘토를 만나기도 했고요. 많이 성장했던 시기예요.”


대표 향신료 파슬리, 월계수, 페퍼로치노, 로즈마리, 바질./플랜A컴퍼니


-3년쯤 쇼핑몰을 운영했을 때 아버지의 제안으로 딜리셔스마켓을 론칭했다고 합니다.


“네, 맞아요. 아버지가 조미식품 사업을 오래 하셨어요. 향신료라는 제품군을 먼저 제안해 주신 것도 아버지였어요. 온라인 시장이 점점 커지니까 이런 제품군도 온라인으로 한번 판매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어요.  하지만 당시 보여주신 제품과 디자인으로는 승산이 없어 보였어요. 쇼핑몰을 할 때도 이왕 할 거면 내가 쓰고 싶은 제품을 만들고 소개하자는 마음으로 늘 제품을 기획했습니다.향신료나 시즈닝도 내가 갖고 싶은 디자인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우리 집 주방에 두고 싶고, 내가 써도 다 쓸 수 있을 것 같은 용량으로 제품을 구성해 딜리셔스마켓이라는 브랜드로 론칭했습니다.”

-의류와는 전혀 다른 분야인 식품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따른 두려움은 없었나요?

“원래 새로운 것들에 더 재미를 느끼는 편이라 특별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제가 잘 모르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부를 많이 했어요. 나도 잘 모르면서 다른 사람한테 사라고 할 순 없으니까요.”

-딜리셔스마켓도 처음부터 자사몰을 열어 운영했나요? 향신료도 옷처럼 도매시장이 있나요?

“딜리셔스마켓도 자사몰을 기반으로 시작했어요. 나중에 네이버, 쿠팡, 신세계몰 등에 입점을 했습니다. 향신료는 도매시장이 따로 없어 수입 업체들과 직거래를 해야 해요. 이 부분은 아버지가 큰 도움을 주셨어요.”


부산푸드필름페스티벌에 참여한 딜리셔스마켓./ 플랜A컴퍼니



-론칭 1년 만에 겸업 중이던 의류 쇼핑몰을 접어야 할 정도로 주문이 많았다고 해요. 예상했나요? 성공적으로 새 쇼핑몰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패키지 디자인은 직접한 건가요?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 예상하지 못했어요. 시장이 작아 소비자 반응이 어떨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새 브랜드가 시장에 조금 더 빨리 진입하고 안착할 수 있었던 건 소분한 향신료에 대한 소비자의 갈증이 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한 번 써보고는 싶은데 대용량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을 딜리셔스마켓이 끌어온 것이죠.

패키지디자인은 모두 내부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론칭 초기 ‘주방에 그냥 둬도 예뻐서 너무 좋아요’라는 후기가 많았어요. 굉장히 뿌듯했죠. 맛도 있는데 예쁘기까지 하면 더 좋잖아요.”


딜리셔스마켓의 인기 시즈닝 제품들./ 플랜A컴퍼니



-천연 향신료 이외 시즈닝 제품들은 언제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건가요? 시즈닝 제품을 도입한 배경도 궁금합니다.

“향신료 이외 시즈닝 제품들은 브랜드 론칭 후 6개월쯤부터 점차 늘려나가기 시작했어요. 시즈닝은 보통 식당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던 제품이었는데 사실 집이라고 못 쓸 이유가 없잖아요. 향신료만 쓰는 것보다는 맛과 향을 내기도 훨씬 쉽고요. 그래서 도입했어요.

또 시즈닝은 소금과 허브, 향신료 등을 섞어 만드는데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에 따라 풍미와 맛이 많이 달라져요. 향신료 최초의 브랜드라면 평범한 향신료는 물론 개성이 살아있는 우리만의 시즈닝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향신료와 시즈닝 중 어떤 것들이 더 잘 팔리는 편인가요? 그 이유는요?

“향신료가 시즈닝에 비해 제품이 훨씬 많은 편이라 제품군으로만 따지면 당연히 향신료예요. 하지만 단일 제품으로 보면 시즈닝의 인기가 더 높아요. 특히 시즈닝 소포장 제품은 최근 한 달 사이 10만개 가까이 나갈 정도로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고기와 잘 어울리는 몬트리올스테이크씨즈닝./플랜A컴퍼니



-시즈닝 가운데선 어떤 시즈닝이 가장 인기가 좋나요?

“가장 호불호가 없고 인기가 많은 시즈닝은 ‘몬트리얼스테이크씨즈닝’이에요. 집에서나 캠핑을 가서 고기를 구울 때 쓰면 레스토랑 못지 않은 맛을 쉽게 느낄 수 있어요. 그 외 활용도가 좋아 꾸준히 구매율이 높은 제품은 ‘치킨그릴씨즈닝’, ‘해산물 씨즈닝’이에요. 치킨그릴시즈닝은 식단관리에 열심인 분들이 닭가슴살 요리를 위해 많이 구매하세요. 해산물시즈닝은 미국식 해산물요리 ‘보일링크랩’처럼 이국적인 맛을 간편하게 내기 좋아 인기가 좋습니다."

-국내 지역색을 살린 로컬 시즈닝을 출시했어요.

“몬트리올스테이크씨즈닝이나 텍사스씨즈닝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즈닝은 대부분 지역 이름을 담고 있어요. 해외 레시피들을 배우고 시즈닝을 만들다 보니 ‘양념이라면 우리나라도 뒤지지 않는데 왜 우리는 우리만의 시즈닝이 없을까’ 생각하다 만들었어요.

1년 정도 다양한 도전과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이 시즈닝은 로컬 시즈닝이라는 이름처럼 우리나라 각 지역의 특징적인 재료들을 주원료로 만든 제품이에요. 현재 출시한 로컬 시즈닝은 쌈장 맛과 비슷하고, 쌈장처럼 찍어 먹을 수 있는 ‘청주쌈장씨즈닝’, 생선과 제주의 귤껍질을 사용해 제주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제주바다시즈닝’, 보은에서 키운 인삼 분말에 콩가루를 더해 고소하고 달콤짭쪼름한 맛이 특징인 ‘보은인삼시즈닝’ 등 세 가지입니다.”

-딜리셔스마켓 주 고객층은 어떤 분들인가요? 재구매율도 궁금합니다.


“딜리셔스마켓은 기본적으로 요리에 취미가 있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이 주로 이용해요. 요리를 지속적으로 하는 쉐프님들이나 파인다이닝, 베이커리 등도 주요 고객이고요. 3명 중 2명은 다시 제품을 살 정도로 재구매율도 높아요.”


베트남 바이어와 대화 중인 플랜A컴퍼니 문희선 대표(오른쪽 아래 흰 블라우스)./ 플랜A컴퍼니



-베트남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2년 전부터 베트남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했어요. 지난해에는 베트남, 호주로 제품을 직접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인 200인 안에 들어 청와대 초청을 받았다고 해요. 어떤 점을 평가받았던 건가요?

“당시 청년 기업이자 여성 기업으로 지역기관의 추천을 받아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너무 참석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서 3주 가량 입원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참석을 하진 못했어요.”


딜리셔스마켓 운영사 플랜A컴퍼니 사옥./ 플랜A컴퍼니



-2016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했어요. 지난해 매출은 어느 정도였는지, 올해 매출 목표는 얼마인지 궁금합니다.

“최근 3년 통계를 보면 2018년 9억원, 2019년 12억원, 2020년 22억원 매출을 기록했어요. 올해는 50억원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품 판매부터 애플리케이션 개발, 유튜브 활동, 라이브커머스 등 온오프라인 영역에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계속해 시도해나갈 계획입니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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