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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약사가 사표내고 호주·캐나다에서 벌인 일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7.19 09:44:02
조회 5296 추천 5 댓글 35

서울대 생활과학대, 부산대 약대 모두 합격했다. 가족들은 서울대를 추천했지만 약대로 진학했다. 서울대라는 화려한 간판보다 약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보장받는 게 더 중요했다. 약사 면허시험 합격 후에는 대학병원에서 일했다.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한 그에게 맞춤인 직업이었다. 

하지만 돌연 사표를 내고 호주로 떠났다. 그곳에서 독학으로 약사 시험을 공부하고 약사로 일했다. 지금은 또 캐나다에서 인턴 약사로 경험을 쌓고 있다. 도대체 왜 부족함 없는 한국 약사 생활을 포기하고 말도 잘 안 통하는 해외에서 약사로 일하는지 궁금했다. 캐나다에 있는 손정은씨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한국, 호주 약사이자 캐나다에서 인턴 약사로 근무 중인 손정은씨./ 손정은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과 호주 약사이고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서 인턴 약사로 근무 중인 손정은입니다.”

-한국 약사 생활을 그만둔 이유가 궁금합니다.

“2007년 대학병원에서 약사 생활을 시작했어요. 2교대 근무였는데 밤, 낮 없이 바빴어요. 평일과 토요일 밤 당직 때는 각 15시간, 20시간씩 일했어요. 밤 당직 땐 두 명의 약사가 990병상의 환자들에게 다음 날 아침 제공할 복용 약, 주사약 등을 모두 챙겼어요. 종종 크고 작은 사고가 터져 늘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일했어요. 

어느 날 문득 5년 뒤, 10년 뒤에는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약국이든 제약회사든 상관없이 약사로 일하는 범주 안에서 새 일을 해보고 싶어 5년 차에 병원에서 나왔어요. 그 후 일반 약국에서 1년 정도 일했는데 개인적으로 이때 약사라는 직무에 한계를 많이 느꼈고 직업 만족도가 상당히 떨어졌어요. 그러던 차에 호주로 떠나기로 결심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하게 됐어요.”

남편과 손정은씨./ 손정은

그때쯤 나가기 시작한 기타 동호회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그가 한국 생활을 접고 호주행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년간의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끝내고 한국에 잠시 돌아와 있던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손씨는 호주에 매력을 느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마음에 그가 불씨를 놓아준 것. 손씨는 2012년 9월 호주로 떠났다.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가 있었는데 호주에서 또 약사를 준비했어요.

“약사가 아닌 다른 길을 찾고 싶어 호주로 떠나기 전 유학원에서 상담을 받기도 했어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가기로 했는데 그 비자는 1~2년이면 끝나기 때문에 호주에 계속 살기 위해서는 장기 비자나 영주권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해 유학을 알아봤던 거였어요.

유학원에서 상담을 해보니 호주에서 대학교 4년을 다니려면 1억원 정도가 필요하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제가 망설이니까 유학원에서 유학 기간과 학비를 줄일 수 있도록 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호주 약대 유학을 권유했어요. 그렇게 해도 3년 학비로 9000만원을 써야 하더라고요.

2013~2015년 기준 호주약사 기술이민 과정/ 손정은씨 블로그 ‘벨끄 & 아이다’ 캡처

인터넷으로 더 정보를 찾다 보니 한국에서 약대를 나오면 호주에서 약대에 다시 들어가지 않아도 약사가 될 수 있더라고요. 해외 약사 대상 시험을 통과하면 호주 약대 졸업생과 동등한 자격을 받을 수 있고 그러면 유학 없이도 기술이민으로 영주권을 받을 수 있어서 현실적인 이유로 다시 약사를 하기로 했죠.”

-호주 이민을 위한 필수요건이었던 공인 영어시험 점수를 위해 아이엘츠(IELTS) 시험을 7번이나 봤어요.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토익을 비롯해 영어 시험이라고는 이전까지 한 번도 쳐보지 않았어요. 아이엘츠 시험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어요. 제가 받아야 하는 점수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첫 시험 점수를 받고서야 제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죠. 슬럼프에 빠졌었어요.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모두 부족했지만 특히 말하기 점수가 오르지 않아 시험을 계속 봤어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점수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통과해서 너무 기뻤어요.”

-오히려 호주 약사 시험은 두 번 만에 붙었어요. 이 시험도 영어로 봤을 텐데 한국에서 공부한 내용이 있어서 비교적 쉽게 합격했던 걸까요.

“시험 횟수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약사 시험도 쉽지 않았어요. 아이엘츠 시험은 한 달에 두 번 칠 수 있는 시험이었고, 약사 시험은 1년에 두 번밖에 볼 수 없었어요. 시험비도 아이엘츠는 1회 330달러, 약사 시험은 최초 서류 심사비를 포함해 2100달러였어요. (2021년 현재 3430달러). 준비 기간도 아이엘츠 시험은 1년 정도, 약사 시험은 1년 반 정도 걸렸어요.

약사 시험을 한 번에 붙지 못한 이유는 영어로 치는 시험이라는 점이 컸어요. 첫 시험을 쳤을 때 시험 문제, 보기를 모두 다 해석하지 못해서 그냥 찍었던 문제들이 꽤 있었거든요. 독학으로 맨땅에 헤딩하듯 준비를 하다 보니 방향을 잘 못 잡았던 것 같아요. 태어나서 친 가장 비싼 시험에서, 가장 많이 찍었으니 시험장을 나서던 제 마음이 얼마나 쓰렸는지 짐작이 가시나요.”


호주에서 약사로 근무하던 시절./ 손정은

호주는 우리나라와 달리 약대를 졸업한 후 바로 약사 시험을 치지 않는다. 대신 인턴 약사로 등록해 최소 1824시간(호주 풀타임 근무인 주 38시간을 기준으로 약 11개월 정도) 정식 약사의 관리 하에 근무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과제, 온라인 시험이 포함된 인턴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수료해야 한다. 이후 필기, 실기(구술)시험으로 구성된 인턴 약사 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정식 약사가 될 수 있다. 약사 자격도 매년 갱신해야 유지할 수 있다.

-호주 약사 시험에 합격하고 인턴 약사로 근무했어요.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온라인으로 약국 10여 군데에 지원했고 살고 있던 브리즈번에서 차로 5시간 떨어진 번더버그(Bundaberg)라는 곳에서 근무를 시작했어요. 일하면서 처음 반년간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영어였어요. 처음에는 말하기가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듣기가 더 어렵더라고요. 호주 영어는 억양이나 표현이 미국, 영국 영어와 다른 부분이 많은데 시골 지역으로 가면 더 그 차이가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첫 몇 달은 손님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불이난 약국./ 손정은씨 블로그 ‘벨끄 & 아이다’ 캡처

-2016년 인턴 약사로 일하던 도중 약국에 불도 났다고요. 

“일을 시작한 지 반 년 정도 지난 어느 날 약국장과 부딪히던 매니저, 약사, 직원들이 단체로 사직했어요. 전 인턴 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남았고요. 그러고 나서 한 달쯤 뒤 약국에 불이 났어요. 다행히 새벽 5시쯤이라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건물 절반이 탔고 약은 전부 버려야 했어요. 그래도 약국은 계속해야 했어요. 조제약을 매주 받아 가던 단골 환자들이 있었고 매일 약을 챙겨 보내던 요양원도 있었거든요. 임시방편으로 옆 상가의 사무실을 임대하고 주변 약국에서 약을 빌려 업무를 봤어요. 새로 뽑은 약사, 직원들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고요. 겨우 인턴 약사였는데 가장 오래 일했으니 제가 할 일이 아주 많았어요. 약국이 안정될 때까지 몇 달 동안 정말 고생을 많이 했지만 배운 것도 참 많았어요.”


약국 동료들과 함께./ 손정은

-한국, 호주에서 비슷한 기간 동안 약사로 일했어요. 두 나라의 약사 생활을 비교한다면요?

“어떤 지역의 어떤 약국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르겠지만 양국의 바쁜 약국을 비교하면 평균적인 업무 강도나 근무 시간은 한국이 더 높은 것 같아요. 한국은 주 업무가 처방전 조제/검수, 복약상담, 일반약 상담 및 판매예요. 대체로 복약 상담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요. 

호주에선 처방전 조제는 조제 보조직원들이 대부분 하고 약사는 처방전과 조제된 약 검수, 복약상담, 일반약 상담 및 판매 외에도 다양한 전문서비스를 제공해요. 예방접종도 하고 의료기기도 판매하죠. 마약 중독자 치료 약도 약국에서 투약해요. 캐나다에선 더 범위가 넓어져서 처방전을 수정하거나 약 복용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어요. 주별로 법이 달라 약사 직무도 조금씩 다른데 일부 주에서는 약사에게 처방권도 줍니다. 한국과 달리 호주, 캐나다에선 처방 검수 과정에서 의사와 전화나 팩스를 통해 연락하는 일이 자주 있기도 해요.”

호주 시드니에서 지내던 시절./ 손정은

인턴 약사를 끝내고 정식 약사 생활을 막 시작한 2017년. 호주 생활이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무렵 손씨의 남편은 그에게 캐나다 이민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반대했다. 호주에서 약사로 자리를 잡고 영주권도 곧 신청할 수 있는 상황인데 다른 나라로 가는 게 내키지 않았다. 

-캐나다행을 결심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캐나다 영주권 신청 기준이 낮아져 당시 저와 남편이 가진 조건만으로도 영주권 신청이 가능했어요. 사실 호주로 떠나기 전 캐나다 이주를 고민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남편이 캐나다 이야기를 꺼냈을 때 관심이 아주 없진 않았어요. 다만 새로운 나라에 정착해 적응하며 산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냥 호주에 남고 싶다고 했죠.

마음을 열기 시작한 건 캐나다에선 약사 시험에 합격하기 전에도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부터였어요. 비자 문제를 먼저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메리트거든요. 호주에선 일단 약시 시험에 합격해야 뭐라도 시작할 수 있었고, 합격한다고 해도 바로 영주권을 받을 수 없어 몇 년을 고생했거든요. 캐나다 약사 시험을 준비하면서는 그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돼 좋았어요.

그렇다고 해도 굳이 떠나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캐나다에서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계속 마음 속에 남더라고요. 주변에서 호주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미루다 영주권 조건이 달라지면서 결국 호주로 오지 못하게 된 사람들을 보기도 했고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저도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어요. 호주가 싫어서가 아니라 캐나다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돼 떠나기로 결정했고요. 지금은 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못 할 도전일테니까요.”

-캐나다 이주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캐나다 이민성에 제출해야 하는 영어 성적 때문에 아이엘츠 시험을 다시 쳤어요. 두 달 동안 네 번 정도 시험을 쳤는데 세 번째 시험에서 목표 점수가 나왔어요. 서류 준비를 하고 영주권을 신청해 승인받았어요. 중간에 서류 문제로 한 번 영주권 승인이 거절돼 총 1년 3개월 정도 걸렸어요. 

캐나다 약사 시험은 호주에서부터 독학으로 준비했어요. 필기부터 실기(구술) 시험까지는 호주와 같지만 캐나다는 거기에 추가로 주별로 법이 달라서 약사법 시험을 따로 쳐야 합니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1, 2차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캐나다에 올해 5월 와서부터는 지난 6월까지 3차 구술시험과 법시험을 치고 결과를 기다리면서 약국에 인턴 약사(student pharmacist)로 실습을 나가고 있어요. 처음 캐나다 이민을 결심한 때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만 4년 정도가 걸렸네요.”

-캐나다로 떠나기 전 몇 달간 호주를 돌면서 여행도 하고 로컴 약사로 일했어요.

“남편과 호주 생활을 잠시 정리하고 캐나다로 이주하기로 하니 호주에서의 남은 시간이 좀 애매했어요. 7개월 정도가 남았거든요. 마지막 한 달은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죠. 선택지는 몇 가지 있었어요. 제일 쉬운 건 살고 있던 시드니의 집 렌트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남편이 전근을 갈 수 있는 지역 또는 제가 6개월 계약직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거였죠. 마지막이 로컴 약사로 6개월 동안 떠돌면서 일하는 것이었어요. 

로컴 약사는 정규 약사의 휴가/병가/퇴사 등으로 공백이 생겼을 때 임시로 일해주는 약사예요. 호주 전국 각지의 많은 약국에서 로컴 약사를 구해요. 고민이 많았는데 나중에 돌아봤을 때 어떤 선택을 제일 잘했다고 기억하게 될까 생각해보니 답이 나왔어요.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었죠.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냥 한 번 부딪히고 그만큼 성장해보자 싶었죠. 

그러고 나서 차에 실을 수 있을 만큼의 짐만 들고 여기저기 떠돌면서 7개월을 보냈어요. 생각보다 공백 없이 꾸준히 일할 수 있었어요. 여러 지역을 다닐 수 있었고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며칠마다 확확 바뀌는 생각들을 남편과 많이 나누기도 했고요. 힘들었지만 즐겁고 보람 있었어요.”


호주 드라이브스루 약국에서 로컴 약사로 일하던 시절./ 손정은씨 유튜브 채널 ‘둥근이가 떴습니다 Doongs’ 캡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첫 로컴 약사 일은 2019년 10월 말쯤 시작했는데 한국에선 없는 드라이브 스루 약국에서 일했어요. 재밌었어요. 1~2번 창구에선 처방전을 넣거나 필요한 일반 약을 주문할 수 있고, 3~4번 창구에선 조제된 약을 받아가는 식이었죠. 이런 약국은 대지가 넓어야 해서 한국에선 경험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먼지폭풍이 몰려왔을 때의 모습./ 손정은씨 유튜브 채널 ‘둥근이가 떴습니다 Doongs’ 캡처

좋은 경험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두 번째 지역은 멜버른에서 6시간 정도 떨어진 내륙 마을이었는데 호주 중심에서 있는 사막에서부터 몰려오는 먼지폭풍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미세먼지보다 10배는 더 힘든 상태였는데, 그게 2~3일에 한 번씩 몰려왔거든요. 숙소가 가건물처럼 된 곳이라 집 안으로도 먼지가 많이 들어왔어요. 4주간 머물렀는데 정말 공기의 소중함을 뼛속 깊이 느꼈습니다. 

해안 관광지에서 일한 적도 있었는데 그땐 물의 소중함을 느꼈어요. 숙소가 리조트였는데, 욕조에 물을 받으니 녹차 같은 물이 나왔어요. 녹차 스파를 제공하는 줄 알고 담당 직원에게 문의하니 이건 잘못된 건 맞지만 리조트 잘못은 아니고 최근에 비가 많이와서 그런 것이니 시청에서 해결해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숙소를 옮기긴 했는데 새 숙소에선 또 물에서 소독약 냄새가 많이 나고, 눈도 따갑더라고요.”

호주 케언즈에서./ 손정은

-호주의 많은 곳을 다녔을 것 같아요.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어디였나요?

“여행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하진 못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마지막 여행이 취소되기도 했고요. 그래도 동부 해안 쪽은 거의 다 돌아봤는데 정말 좋은 곳이 많아요. 캠핑하면서 여행 다니는 걸 정말 추천해요. 제일 좋았던 곳은 나루마(Narooma)라는 지역이었어요. 호주 땅 모양을 닮은 구멍이 있는 바위도 있고, 야생 물개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물 색이 정말 예뻐요.”

-캐나다 약사로 일하는 대학 동기가 해외 약사 생활에 대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느낌. 언어와 문화, 나 자신에게 항상 도전해야 하는 시간들’이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정말 겪어보니 그렇던가요?

“불구덩이라고까지 할 건 아니지만 고생길이라는 건 확실해요.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사서하는 고생이죠.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경쟁하며 먹고 살아야 하니 남들보다 몇 배로 더 노력해야 합니다. 호주에서 5년 정도 일했고 지금은 캐나다에서 두 달 가까이 약국 실습을 하고 있는데 약사로 일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끼지만 외국인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설움이나 부담감도 없지 않아요.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해외 생활을 오래할 수 없을 거예요.”

휴식 중인 손정은씨./ 손정은

-서울대에 붙고도 부산대 약대를 선택할 정도로 안정적인 길을 추구했어요. 근데 지금은 한국은 물론 호주, 캐나다를 거치며 두 개 나라의 약사 자격을 더 취득할 정도로 도전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 성격 자체가 변한 것일까요?

“삶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많이 바뀌었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말씀을 드릴 순 없어요. 스스로 계속해서 도전 과제를 찾으러 다니는 건 아니라서요. 눈 앞에 주어진 상자를 놓고 한참 들었다 놨다 고민하다 두 눈 질끈 감고 한 번 열어보는 모습을 상상해보시면 그게 저예요. 과거에는 생각만으로 그쳤을 일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는 남편 덕분에 많이 얻었어요. 힘든 순간들도 많았지만 결국 도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앞으로 2년 동안은 캐나다에 있을 거예요. 그 후에 캐나다에 살게 될 지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될 지는 모르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캐나다에서도 여러 지역을 여행 다니며 일해보고 싶지만 좋은 곳을 찾으면 오래 머물거나 아예 눌러 살지도 몰라요. 꼭 어떤 일을 해야겠다, 언제 어디로 가야겠다는 계획은 없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목표는 다른 사람이 아닌 제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에요. 살다 보면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있을 수는 없어요.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을 가다 보면 힘든 일이 생겨도 남 탓하지 않고, 스스로 헤쳐 나가겠죠. 다행이 그 길을 혼자 가는 건 아니라 외롭진 않을 것 같아요.”

글 시시비비 포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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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8 백화점 VIP선물로도 인기라는 ‘비누 언니’의 작품 [2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0 6470 6
5287 3부자가 운영하는 방앗간의 인기 비결 [29]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0 4185 10
5286 남의집 ‘음쓰’만 골라 가져가는 사람이 있다는데 [1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0 5556 4
5285 이효리도 방송에서 피운 ‘이것’, 불장난 아닙니다 [2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9 503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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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2 중고·리퍼 아닌 새제품 80% 이상 싸게 사는 비결 [13]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8 4434 3
5281 30살 인턴, 연봉은 4분의1…맥킨지 출신 의사가 창업한 이유 [8]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8 3146 2
5280 7개월 만에 50만개…’불량식품’ 소년이 만든 국민간식 [3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8 4572 7
5279 ‘내 사진이 왜 여기에…’ 동의한 적 없는데 신상 팔려 나간다 [1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7 5564 12
5278 “없어서 못 판다” 송혜교 반려견이 입은 명품 코트가 뭐길래 [37]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7 4101 4
5277 10개월 만에 200억원어치 팔린 전설의 아이스크림 ‘🌕🌕🌕’ [26]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7 5443 6
5276 “돈 있어도 못 사 먹어요” 빙수계의 샤넬 가격 보니… [55]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6 709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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