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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털리지만..사장님 '말과 글' 쓰는 직업입니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7.26 09:38:38
조회 1761 추천 3 댓글 8

정태일 한국전력공사 스피치라이터
신년사, 연설문, 사과문, 건배사 등
그림자처럼 리더의 말과 글을 쓰는 전문가

16년차 직장인 정태일(43) 씨는 스피치라이터(Speech Writer)다. 신년사, 축사, 인사말, 인터뷰, 칼럼, 사과문, 건배사까지 회사를 대표하는 ‘사장님의 말과 글을 잘 쓰는’게 그의 일이다. 리더의 생각을 읽고 때와 장소에 맞게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스피치라이터는 리더의 말과 글을 품격 있고 빛나게 만든다. 그림자처럼 리더를 빛낸다. 그런 스피치라이터는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일할까. 한국전력공사 정태일 씨가 말하는 스피치라이터라는 직업의 세계.


정태일 스피치라이터는 사장님의 신년사, 축사, 인사말, 사과문, 건배사 등 리더의 말과 글을 쓴다. /정태일 제공


-스피치라이터로 일한 지 얼마나 됐나요?

“짧게는 5년, 길게는 16년 됐습니다. ‘스피치라이터’라는 공식 명함을 달고 리더의 말과 글을 쓰기 시작한 건 2017년 한국전력공사 입사 이후입니다. 그전까지는 회사에서 사보, 아침방송, 출판, 언론대응, 기업문화 등 홍보 업무를 하며 스피치라이터 일을 겸직했습니다. 이전 회사인 포스코의 화학계열사 포스코케미칼(당시 포스코켐텍)에 근무할 때 박태준 명예회장님이 돌아셨어요. 그때 계열사마다 추도사를 썼는데 감동적이라며 반응이 좋았어요. 이후로 자신감을 얻어 기업문화 선포식, 비전선포식 같은 행사에서도 말씀을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장님의 따님이 결혼하실 때 축사를 쓰기도 했고요. 그 다음 회사였던 삼양홀딩스(삼양그룹 지주사)에서는 사사(社史)와 자서전 작업을 맡았습니다. 이때 그룹 회장의 조회사, 신년사, 환영사, 인터뷰, 칼럼, 그리고 명예회장 추도사와 같은 말씀 자료를 맡아 썼습니다. 지금은 한국전력공사 커뮤니케이션실에 속한 스피치라이터로서 사장님의 모든 말씀 자료를 씁니다.”

-스피치라이터가 된 이유가 있나요? 원래 스피치라이터가 꿈이었나요?

“제 꿈은 원래 시트콤 작가였습니다. ‘순풍산부인과’ 같은 짧고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를 무척 좋아했어요. 이후엔 소설을 쓰고 싶었고, 한때는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싶은 적도 있었습니다. 서울시립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어요. 글을 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회사에서도 글을 쓰는 직업이 어딘가 하나는 있지 않을까’ 찾아본 게 바로 홍보실이었습니다. 홍보는 회사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주변에 퍼뜨리고, 미디어와 관계를 맺는 직업입니다. 저는 다소 정적(靜的)인 사람이라 관찰·기록·작성 분야가 좀 더 잘 맞았습니다. 사실과 정보를 전달하는 스트레이트 기사보다 감정과 정서를 드러내는 스토리텔링이 익숙했고 편안했습니다. 기사와 연설문 중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아무래도 연설문 쪽이어서 이쪽으로 조금씩 끌려오게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제가 쓴 글이 말이 되어 퍼질 때의 그 생동감과 파장이 좋았습니다.”


스피치라이터의 분류와 업무영역. / 정태일 제공


-회사에선 주로 어떤 글을 쓰나요?

“가장 자주 쓰는 글은 ‘연설문’입니다. 신년사와 창립기념사, MOU 인사말, 준공이나 개소식 축사, 만찬 건배사, 그리고 경영서신도 써요. 설이나 추석 즈음에 윤리경영 동참을 독려하거나, 대표 이취임이나 사업 통폐합 같은 굵직한 변화를 알리는 내용입니다. 요즘은 근엄한 경영서신보다 캐주얼한 형식의 CEO 소통편지가 늘어나는 추세인 것 같아요. 편지라는 게 어딘가 아날로그 감성을 띄고 있어 조직 구성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매체에 싣는 칼럼과 서면 인터뷰 답변도 씁니다. 가끔은 사과문도 쓰는데 가장 어렵고 쓰기 힘든 글이에요. 표현 하나가 모두 미묘해서 신경이 예민해집니다.”

-회사에서 쓰는 글 중에 가장 중요한 글은 무엇인가요?

“신년사입니다. 신년사는 지난 한 해의 성과와 실패를 짚어보고, 새해를 전망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글입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여러 기관과 주요기업의 취임사를 여러 각도로 분석해서 ‘신년사로 본 🌕🌕🌕’라는 기사들을 주르륵 쏟아내는 것만 봐도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신년사는 조직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과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조직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걸 쓰기 위해 비서실과 홍보실 직원들, 여러 유관 부서 그리고 저 같은 스피치라이터가 며칠씩 야근하며 머리를 맞댑니다. 저는 연말이 되면 그간 CEO 인터뷰, 연구 보고서, 관련 산업계 글로벌 동향, 산업부 발표자료는 물론, 그분께서 최근 즐겨 보시는 책이 뭔지, 연말 휴가 계획이 있으신지 살펴보고, 사소하게는 페이스북에 시시콜콜 올린 잡담까지 주의 깊게 들춰 봅니다.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만든 신년사는 결코 우습게 볼 글이 아닙니다. 신년사만 제대로 읽으면 내 기준을 리더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신년사는 CEO가 직원들에게 직접 건네는 일종의 ‘승진을 위한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라는 생각도 합니다.”

-사장님의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스피치라이터의 글은 리더의 생각을 제대로 담아야 합니다. 문장, 문맥, 그리고 단어에도 그분의 뜻을 심었는지 크로스 체크해야 합니다. 심지어는 그분의 말습관과 사투리까지도 흉내내 글에 표현해야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잠꼬대도 따라 해야 한다고도 해요. 초보 스피치라이터가 저지르는 잦은 실수 중 하나가 자신의 글쓰기 실력을 과신한 나머지, 리더가 아닌 자기의 글을 쓴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쓰면 이런 말이 바로 나옵니다. “야, 니가 사장이냐?” 이건 제가 실제로 들어본 말입니다. 아주 예전에요.”

-스피치라이터는 사장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 같아요.

“스피치라이터가 쓰는 ‘글’은 사장님의 ‘말’이 되기 위해 존재합니다. 사장님의 입을 통해 전달될 때 비로소 생명이 실리고 권위가 생깁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글의 주인인 사장님과 스피치라이터가 친하면 일이 몇 배는 수월해집니다. 누군가는 사장님과 멀리 떨어질수록 일하기가 편하다고 하지만, 스피치라이터는 그 반대입니다. 그러나 정작 스피치라이터가 사장님과 친해지기는 현실적으로 무척 어렵습니다.”


책상 위에 말씀자료 참고 도서와 자료들이 쌓여 있다. /정태일 제공


-글의 소재는 어디서 얻나요?

“제가 회사에서 쓰는 글은 주제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바로 사장님의 경영철학입니다. 그걸 정확히 알기 위해 사장님의 동선을 따라 그림자처럼 움직이며 여러 말씀들을 녹취하고 관련 자료를 공부하고 참고도서를 찾아 읽습니다. 회사의 주요사업 현황과 전망은 기획부서에서 얻고, 글로벌트렌드와 최신 이슈는 연구원에서 얻습니다. 일반 대중의 관심사와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사를 검색하고 댓글을 찾아 읽습니다. 의미가 있는 내용들은 주제별, 일자별, 출처별로 분류해 엑셀 파일에 정리해 둡니다. 이렇게 해야 필요할 때 키워드를 검색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글쓰기의 격을 높이는 적절한 사자성어, 에피소드, 글로벌 이슈 등은 ‘이코노미스트’ 같은 트렌드 분석 책에서 주로 찾고 눈에 띌 때마다 기사에서 확인해 채집해 놓습니다.

-지금까지 쓴 글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글은 뭐였나요?

“가장 어려운 글은 사과문이에요. 동시에 가장 쓰기 싫은 글이고 또 가장 잘 써야 하는 글입니다. 이해 관계가 복잡해 난이도가 높고 급하게 쓰다 보면 실수하기 쉽습니다. 제 주변에 기업의 공개 사과문을 실제로 써 본 홍보인이나 스피치라이터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사과문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위기관리 대행사가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사과문을 세 번 정도 써 봤는데, 그때마다 새삼 느낀 진리가 있습니다. ‘사과할 일을 애초에 만들지 말자’는 것입니다.”

-업무 강도가 셀 것 같습니다.

“업무 강도는 적당히 센 편입니다. 하지만 어쩔 땐 아무 설명 없이 당장 글을 써놓으라고 해서 짜증도 납니다. 아주 심할 때는 행사 일자와 장소가 적힌 종이 한 장만 주면서 ‘알아서 잘 써달라’고 도 해요. 마법사가 아닌 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는 없는데, 스피치라이터가 소설이라도 쓰길 바라는 건지 가끔 답답합니다. 어떤 사람은 행사가 내일이니 오늘 내놓으라고도 합니다. 맡겨둔 걸 달라는 식으로요. 이렇게 스피치라이터를 ‘글쓰는 자판기’로 착각하는 분이 가끔 계셔서 힘들 때도 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야근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죠. 스피치라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작스런 CEO 인터뷰가 잡히거나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가 터져 몇 시간 안에 사과문을 써야 할 때에요. 그리고 창립기념일이나 1월 1일처럼 딱 정해진 날을 하루 앞두고 주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을 때입니다. ‘과연 시간 내에 쓸 수 있을까?’라는 극도의 불안감이 들면서 초조하지만 결론적으로 모두 어떻게든 써냈습니다. 물론 평소에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숙지하고 관련 자료들을 모아두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글쓰기 실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요.”


정태일 스피치라이터. /정태일 제공


-스피치라이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홍보실 혹은 신문사에서 경력을 쌓다가 기업, 정당, 부처 등에 자리가 났을 때 지원해 합격해야 합니다. 스피치라이터는 대부분 경력과 실력을 인정받는 별정직이어서 신입을 뽑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공채로 들어온 신입사원이 승진해 스피치라이터가 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언론홍보 담당자 중 글쓰기 실력이 좋은 고참 한 명이 겸직하거나 홍보실장 혹은 비서실장이 임시로 맡기도 하고요. 어떤 경우엔 신문사 출신 베테랑 기자를 특채로 뽑기도 하죠. 스피치라이터는 리더의 말과 글을 쓰는 특수업무 수행직으로 채용되며 2~3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별정직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기업보다는 정당이나 정부 부처, 자치 단체 그리고 공기업에서 주로 근무하고요. 일본과 미국에서는 프리랜서 스피치라이터가 있다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만한 시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피치라이터에 필요한 자격, 능력은 뭔가요?

“첫 번째 덕목(자격, 조건)은 보통 수준 이상의 글쓰기 실력입니다. 문학 작품을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름답게 쓰기보다는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쓰는 게 더 중요해요. 또한 리더의 상황이 언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에 그분의 키워드를 분석, 수집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재빠르게 꺼내 글로 완성하는 신속성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투명성입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스피치의 주인은 쓰는 사람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입니다. 철저하게 나를 숨기고, 리더의 말씀에 집중해야 합니다. 주제나 내용은 기본이고, 분위기나 문체, 뉘앙스, 그리고 개인적 말버릇까지 오롯이 담아내야 합니다. 세상의 지식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더의 속마음을 더 잘 알아야 합니다. 심지어는 “리더 그 자신이 모르는 것까지 알아야 한다”고도 합니다.

세번째는 인내심과 체력입니다. 스피치라이터는 수십 번 깨지고 탈탈 털리는 게 일상입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신년사를 확정한 적도 몇 번 있었고, 창립기념사에 영혼이 담기지 않았다고 다시 쓴 적도 여럿 있었습니다. 리더의 철학과 조직의 비전,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이런 것들을 자음과 모음으로 붙잡아 위대한 말씀으로 바꿔내는 쉽지 않습니다. 혹시 내가 밤새워 쓴 말씀자료를 그분이 새로 써오라고 하셔도, 실망하지 않고 타율을 계속 높여가려는 노력과 긍정적인 마음자세가 필요합니다.”

-국내에는 스피치라이터가 몇 명이나 있나요? 활동 영역은요?

“스피치라이터라는 직업은 2019년 5월 고용노동부 직업사전에 처음 등재됐습니다. 그전까진 분명 ‘있어도 없는’ 직업이었죠. 그 사실을 뒤늦게 알고 제가 담당자를 수소문해 2018년 12월에 이메일을 보내고 인터뷰를 자처해 스피치라이터를 새로운 직업으로 처음 등록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제가 우리나라 직업사전에 처음 등록된 ‘공식 스피치라이터 1호’라고 우겨볼 수 있겠습니다. 스피치라이터 협회가 따로 있지 않고 직업의 특성 상 수시채용(정규직) 혹은 별정직(무기계약)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그 수를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나라일터’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시도 단위 지자체와 정부기관에서 2~3년마다 채용을 합니다. 또한 총수 체제의 주요그룹사는 전담 혹은 겸임 스피치라이터를 거의 필수로 두고 있습니다. 짐작컨대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전담 스피치라이터는 10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나는 대한민국 100대 스피치라이터다’라며 자랑하고 다닙니다. 스피치라이터라는 직업의 활동 영역은 크게 세 분야로 나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정당이나 지자체 등에 속한 폴리티컬 스피치라이터(Political Speechwriter), 시민단체에 속한 소셜 스피치라이터(Social Speechwriter) 그리고 기업과 기관에 속한 비즈니스 스피치라이터(Business Speechwriter)입니다. 이러한 분류는 그 특성과 기능에 따라 제가 편의로 나눈 건데요, 저는 세 번째에 속합니다.”

- 스피치라이터의 수입은 얼마나 되나요?

“스피치라이터도 월급쟁이인 만큼 어디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보수가 달라집니다. 다만 해당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해 그 회사의 차장 3년차(근속연수 15년) 혹은 부장급(20년차)의 대우를 받습니다. 평균적으로 정부 부처의 차·부장급 스피치라이터는 7000만 원에서 9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 직장인들에게 글 잘 쓰는 팁을 간단히 알려주신다면?

“직장인의 글쓰기는 정보를 분석하고 분류하고, 목적에 맞춰 논리를 재배치하는 비즈니스 라이팅(Business Writing) 입니다. 보고서, 이메일, 칼럼, 환영사 등 비즈니스 라이팅의 핵심은 딱 세 가지예요. 짧게, 쉽게, 정확하게. 여기에 두 가지를 더한다면, 육하원칙과 두괄식으로 쓰는 게 좋습니다. 이 모든 건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짧으면 쉽고 정확해지며, 정확한 글은 쉽고 짧습니다. 그리고 결론이 명확하죠. ‘5W1H’가 다 들어 있어야 읽고 나서 궁금증도 없고요.”


틈나는 대로 직장인들에게 현장감 넘치는 글쓰기 방법을 알리고 있다. /정태일 제공


-앞으로 어떤 스피치라이터가 되고 싶나요? 또다른 꿈이나 목표가 있나요?

“저는 스피치라이터라는 제 직업을 참 많이 좋아합니다. 말과 글의 힘을 믿습니다. 제 능력이 허락하는 한 많이 배우고 계속 성장하며 오랫동안 점점 더 잘 하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글쓰기 강의도 좀 더 하고, 정부부처나 다른 분야의 글로벌 기업에서 일해 보고 싶습니다. 또 다른 꿈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운 좋게도 회사생활을 하며 총 4권의 책을 썼습니다. 큰 반응은 없었지만, 제 삶을 충실하게 기록했다는 점에서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글도 상품인 만큼 시장에서 좀 더 잘 팔렸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야 더 많은 독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까요.”

-회사 밖에서도 열심히 글을 쓰는 원동력은 뭔가요?

“제가 부지런히 글을 쓰는 원동력은 ‘자기표현의 욕구’입니다. 회사에서 글을 쓰며 저를 계속 억누르다 보니, 제 삶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고개를 들더라고요. 3년 주기로 꾸준히 쓰는 책들은 제 인생의 이정표이자 기념사진입니다. 책들이 저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스물 일곱에 나는 유럽을 자전거로 달리며 참 열정적이었어!’ (바이시클 다이어리), ‘맞아, 서른 살 신입사원일 때 참 힘들었지!’(서른살, 회사를 말하다), ‘홍보실 10년차가 되니까 이제야 뭘 좀 알겠더라고!’(홍보인의 사생활), 그리고 ‘어려워 마, 너도 글 잘 쓰는 직장인 될 수 있어!’(회사에서 글을 씁니다). 지금 새로 쓰는 건 ‘40대 문학중년의 주린이 성장소설’입니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장류진과 장강명 뺨치는 ‘하이퍼 리얼리즘’으로 승부할 생각입니다. ‘인생은 파란색, 주식은 빨간 색 : 내일은 오를 거야’라고 제목도 이미 정해 놨습니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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