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도전하려는 직장인
사실상 내년까지인 약대 편입 노려
“진짜 원했던 건 현실 도피” 고백도
“서른 넷 직장인 남자입니다. 지금 같은 스트레스 받으면서 평생 회사에 다닌다고 생각하니 갑갑합니다. 그래서 약대 편입을 준비하려는데 올해부터 영어점수 만들고 선수과목 이수한 뒤에 내년 피트(PEET˙약대입문자격시험)를 노려봐도 괜찮을까요? 수능을 다시 봐서 입학하자니 학교를 2년 더 다녀야 해 고민이 큽니다.”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 상담 글이다. 이제 약대 학제가 바뀌어, 2022학년도 입시인 올해부터 전국 37개 약학대학 중 33개 대학에서 약대 신입생을 선발해 6년제로 운영한다. 그동안은 학부 2학년까지 마치고 피트를 치른 뒤 약대에 편입해 4년을 더 다니는 식으로 운영해왔다. 앞으로는 약사가 되려면 수능을 다시 치르고 학교를 6년을 다녀야 한다. 다만 내년까지는 대부분 대학이 기존 편입 제도를 병행한다.
회사에 다니며 약대 편입에 도전하는 직장인들이 있다. 대부분 약학 대학이 내년까지는 이러한 편입 제도를 유지하다가 향후 폐지할 전망이다. /픽사베이
미래 더 안정적이고 확실한 소득을 위해 전문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직장인 과반이 전문직자격증 시험을 공부한 적이 있거나 공부 중이었다. 그 중 약사가 되고자 하는 직장인으로서는 수능을 다시 치를지, 몇 번 남지 않은 약대 편입에 도전할지 저울질을 해볼 수밖에 없다. 회사 다니다 전문직에 도전하는 직장인들 얘기를 익명으로 들어봤다.
◇이제 직장 다니다 약사 되려면 대학 6년 더 다녀야
피트를 치르고 갈 수 있는 약대 문은 전보다 좁아졌지만 아직 닫히지는 않았다. 올해 시험 접수는 마감돼 사실상 새로 도전하는 직장인에겐 한 번의 피트 기회가 남은 셈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한모씨는 “연봉이 7000만원인데 기존 학제보다 학교를 2년 더 다니면 기회비용 1억4000만원이 더 든다고 계산했다”이라며 “준비해오던 피트를 내년까지 도전해보고 안 되면 계속 회사에 다닐 생각이다”고 했다. 한씨에게 약사 직업은 전문직이라는 매력이 크지만 대학을 6년간 다닐 만큼의 메리트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약대 편입이나 입학을 하려는 직장인들은 기회비용을 잘 따져봐야 한다. /픽사베이
문과 출신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약대 편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부터 문과와 이과가 통합된 새로운 수능이 도입되고, 편입 시험과 달리 수능에서는 수리 영역도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 ‘수능 유턴’하는 젊은 직장인
상대적으로 젊은 20대 직장인들은 아예 수능을 다시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 입시 학원은 이러한 약대 입시를 준비하는 직장인들로 붐빈다는 후문이다.
20대 직장인 강모씨는 최근 한 재수학원에서 입시 상담을 받았다. 상사와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던 차에 약대 신입생을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직하기엔 경력도 애매하고 코로나로 취업 문도 좁아져 차라리 수능을 다시 보고 전문직에 도전하기로 했다”며 “점수가 잘 나오면 의대도 노려볼 수 있으니 수능을 보는 편이 낫다고 봤다”고 했다.
입시계에서는 올해 수능에서 강씨와 같은 직장인이나 장수생 유입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가 정시 선발 40% 이상 확대를 권고하면서 주요 대학 정시 선발 인원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코로나 취업난 속 수능 시험을 다시 보려는 젊은 직장인들이 학원가로 유입되고 있다. /픽사베이
한편 또 다른 직장인 정모씨는 4년간 준비했던 약대 편입을 최근 포기하기로 했다. 그는 “퇴근 후 수험생으로 돌아가는 생활이 쉽지 않았다”며 “이제 나이도 찼고 내가 진짜로 원했던 건 약사라는 직업보다는 현실에서의 도피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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