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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몸에 바르게 했더니 1년에 10억 벌어요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03 09:19:37
조회 5590 추천 2 댓글 42

강릉 토박이 창업기

바리스타 경험으로 커피 스크럽 개발

연 매출 200만→10억 회사로 성장 

아침에 한 잔, 식후 한 잔, 피곤해서 한 잔. 커피는 언젠가부터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커피를 사랑하다 못해 몸에 바르는 커피를 개발한 사람이 있다. 필링빈 강호길(32) 대표다. 그는 ‘커피 축제’로 유명한 강릉 토박이다.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원주대 해양식품공학을 전공했다. 낮에는 학업에 매달리고, 저녁엔 바리스타로 일했다. 

매일 아메리카노를 만들며 버려지는 커피박(커피부산물)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커피 원두를 활용해 바디 스크럽을 만든 것. 커피 속 카페인 성분이 튼살과 셀룰라이트 관리, 세정에 도움을 준다. 강 대표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가공 기술로 커피를 피부에 적합한 원료로 만들었다. 해외에서 먼저 입소문이 나 일본에서는 3일만에 제품 5000개가 동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입자가 고와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고, 피부가 촉촉해졌다는 후기가 쏟아졌다. 필링빈은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연 매출 10억원을 바라보는 회사로 성장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이 자리까지 온건지 그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필링빈 대표 강호길. /필링빈 제공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필링빈 운영사 (주)래미 대표 강호길입니다.”

-‘필링빈’을 소개해 주세요.

“커피 한 잔에 많은 커피 부산물이 발생해요. 커피에는 좋은 성분들이 많은데 그대로 버려지고 있는 게 안타까웠죠. 커피를 마시는 커피가 아닌 바르는 커피로 재발견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필링빈은 커피에 건강함과 아름다움을 담은 뷰티 브랜드입니다. 기분을 나타내는 ‘feeling’, 휴식을 의미하는 ‘healing’, 각질 제거 ‘peeling’ 등 세 가지 뜻을 담아 필링빈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아메리카노 한 잔에 필요한 커피원두는 15g이다. 하지만 커피를 내리는 데는 0.2% 원두만 사용된다. 나머지 99.8%(14.97g)은 모두 커피박(커피 부산물)으로 버려진다. 커피박은 폐기물 쓰레기로 배출되고 있지만, 재활용 가치가 높은 자원이다. 필링빈(bit.ly/3fnpa9h)은 원두를 쓰고 남은 부산물까지도 제품으로 만들어 활용한다. 커피의 새로운 쓰임을 찾겠다는 설명이다. 

-강릉하면 커피가 떠오르는데요, 실제로 자라온 환경이 창업하는 데 영향을 미쳤나요? 

“강릉하면 안목커피거리가 있죠. 어릴 때부터 커피를 접할 기회가 많았고, 좋아했어요. 학생 때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해 카페에서 일할 정도였으니까요. 커피는 알면 알수록 신기했어요. 원두마다 향과 맛이 제각각인데다 우유나 아이스크림 등 다른 식품과도 잘 어우러지니까요. 커피에 관심이 많았죠. 

그런데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커피 한 잔에 생각보다 많은 부산물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커피 부산물을 그대로 버리면 환경오염이 되는데다 폐기 비용도 발생해요. 버리기 아까운 커피를 100%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했죠.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 중 하나가 피부 관리 제품이잖아요. 자연스럽게 커피와 화장품을 접목할 방법을 떠올렸어요. 그렇게 개발한 제품이 커피 스크럽 제품이에요.”

-대학생 때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오면서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했다고요.

“1년 동안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어요. 평소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커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호주에서도 바리스타로 일 했어요. 그 때 독특한 커피 문화를 많이 경험했죠. 그곳에서 커피를 음료 뿐 아니라 제품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힌트를 처음 얻었어요.”

-호주의 커피 문화는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요?

“우리가 흔히 아는 아메리카노를 호주에서는 ‘롱블랙’이라고 표현해요. 만드는 방법도 조금 차이가 있어요. 롱블랙은 아메리카노와 유사하지만, 커피에 들어가는 물 양이 적은 편이에요. 또 프랜차이즈 카페가 많지 않아요. 개인 카페가 더 인기 있고 유명하죠. 이유를 알아보니 지역마다 커피 취향이 달라 프랜차이즈가 자리잡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하더군요. 또 커피를 음료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해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었어요.” 

-커피 원두를 활용한 스킨 케어 제품을 직접 개발하셨다고요.  

“바디 스크럽 제품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커피 원두를 알맞은 입자 크기로 갈아내는 것이었어요. 현재 해외에서 판매되는 커피 스크럽 제품들은 대부분 모래 알갱이 크기에요. 입자가 크기 때문에 동양인 피부에는 굉장히 자극적이죠. 동양인도 쓸 수 있도록 입자를 더 곱게 가는 방법을 연구했어요. 처음엔 무작정 갈아봤죠. 그런데 원두 속 기름 때문에 어느 순간 입자가 떡이 지고 잘 갈리지도 않더군요. 시제품을 만들고 버리기를 수백번 반복했어요. 입자를 곱게 가는 방법을 찾았죠. 입자가 고와 피부에 자극적이지도 않고, 하수구가 막힐 염려도 없어요.”

필링빈 커피 원두 가공. /필링빈 제공

필링빈 바디 케어 제품. /필링빈 제공

필링빈 바디 케어 제품. /필링빈 제공

-필링빈이 개발한 ‘커피 바디 스크럽제’는 피부에 어떤 효과가 있나요? 

“필링빈 커피 스크럽(bit.ly/3fnpa9h)은 제품이 커피 가루처럼 생겼어요. 하지만 일반적인 커피 가루는 아닙니다. 건조와 멸균 공정을 거쳐 피부에 적합한 원료로 만들었어요. 자체 기술로 커피 입자를 가공해 코팅했습니다. 코팅한 커피 입자에는 식물성 오일과 보습에 좋은 히알루론산, 사과에서 추출한 계면활성제 성분 애플워시가 들어있어요. 세정효과가 좋죠. 또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성분은 튼살이나 셀룰라이트 관리에도 도움을 줘요. 실제로 유럽에서는 커피 스크럽제를 몸매 관리용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기존 커피스크럽제보다 입자가 작아 자극도 적어요. 커피 스크럽제 하나로 바디워시부터 스크럽, 모공 관리, 보습을 모두 해결할 수 있어요. 최근에는 왁싱하신 분들이 인그로운 헤어(Ingrown hair·털이 각질층을 뚫지 못하고 모낭 내에서 자라는 현상)를 관리하기 위해 찾기도 합니다.”

커피로 만든 바디 스크럽 제품. /필링빈 

-현재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판매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외 고객 반응은 어떤가요?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입소문이 나 일본 돈키호테 쇼핑몰에서 3일만에 제품 5000개가 완판된 적도 있어요. 또 베트남 미용 박람회에서 만난 현지 고객 중 한명은 커피 스크럽제를 사용해보고 당시 판매하던 모든 제품을 사갔어요. 피부가 부드러워졌다는 평가였죠. 그분은 현재 베트남 바이어로 계십니다. 해외에서도 고객 만족도가 높은 편이에요.”

-어린 나이에 사업을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아요.

“창업 2년차에 회사 문 닫을 뻔 했어요. 대학 졸업 후 바로 창업을 하다보니 제품 유통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인프라가 많이 부족했죠. 영업을 위해 발로 뛰며 큰 기업체에 방문하기도 했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받기도 했어요. 게다가 제품 개발에만 몰두하다보니 경영에 대해선 무지했어요. 공부를 하더라도 이론과 실전은 많이 달랐죠. 재무관리도 쉽지 않고, 마케팅 방법도 몰라 많이 헤맸어요. 재정난으로 문닫을 뻔 했죠.

그런데 사람이 어려워지면 절실함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았어요.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히기로 결심했죠. 또 기술보증기금 통해 자금을 1억원 가량 확보하면서 위기를 극복할 기회가 생겼어요.”


박람회에 참가한 강 대표. /필링빈 제공

박람회에 참가한 강 대표. /필링빈 제공



박람회에 참가한 강 대표. /필링빈 제공

-사업 방향이 크게 바뀐 계기가 있다고요. 

“지자체 지원사업 통해 박람회를 많이 나갔어요. 박람회를 경험하면서 조금씩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유통망도 확보하게 됐고, 동종업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죠. 서로 조언 주고 받으면서 같이 성장했어요. 2017년 서울 국제화장품 박람회에서 샘플을 많이 나눠드린 적이 있어요. 그때 제품을 써보신 분들이 좋은 피드백을 많이 주셨어요. 러시아, 유럽, 일본 등 8개 국가에 동시다발적으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죠.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또 협찬을 하지 않았음에도 겟잇뷰티 프로그램에서 착한 성분 바디스크럽으로 매년 소개하고 있어요. 덕분에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죠. 특히 온라인몰(bit.ly/3fnpa9h)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필링빈 커피 스크럽 제품 후기. /쿠팡 캡처 

-현재 필링빈 매출이 궁금합니다. 

“코로나로 작년 매출이 크게 감소했어요. 수출에 많이 의존했던 탓입니다. 하지만 해외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에서도 제품을 찾는 분들이 늘었어요. 저희도 국내 시장에 집중하면서 작년보다 400% 오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요. 올해 매출은 약 1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보람된 경험도 많을 것 같아요. 

“버려지는 커피 부산물 양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환경을 보호하는 작은 한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또 매년 월드비전에 제품 판매 수익을 일정 부분 기부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마다 주변 도움을 받았던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꾸준히 후원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있나요? 

“커피는 음료 이상으로 큰 가치가 있어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식품인데다 피부에 좋은 성분까지 함유하고 있으니까요. 커피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 프렌차이즈 업체와 제품 콜라보도 추진할 예정이에요.”

글 시시비비 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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