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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돌리고, 모텔 청소해도 부자 될 수 있어요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03 09: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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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성공을 일궈낸 기업가들이 있다. 풍족한 환경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창업의 길을 걷는 ‘금수저’ 기업인들과 시작부터 달랐다. IT 업계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흙수저’ 창업가의 성공 스토리를 모아봤다.

◇한국 부자 순위 1위에 오른 김범수도 ‘흙수저’였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대표적인 ‘흙수저’ 창업가가 있다. 한국 재산 순위 1위에 오른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55) 의장이다. 

김범수 의장. /카카오 제공

블룸버그 통신은 김범수 의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한국 재산 순위 1위에 올랐다고 7월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를 보면 김 의장의 순자산은 134억달러(약 15조4000억원)로 한국인 중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121억달러·약 13조9000억원)도 제쳤다. 수십 년 동안 한국 경제를 지배해온 재벌 총수들을 부자 순위에서 따돌리고 1위 자리에 오른 셈이다. 블룸버그는 김 의장에 대해 “오래된 대기업이 지배하는 한국에서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어떻게 최고의 부자 지위에 오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이어 “자수성가한 IT기업 창업자가 재벌을 제친 것은 한국에서는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손꼽히는 흙수저다. 어린 시절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가족이 단칸방에 살았을 정도였다. 아버지는 막노동과 목공 일을 했고, 어머니는 식당일을 하면서 그를 키웠다. 다섯 형제 중 유일하게 대학을 나온 김 의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입학을 위해 재수를 할 때 의지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손가락을 베고 혈서를 써가면서 독하게 공부했다고 한다.

졸업 후 삼성SDS에 입사해 직장 생활을 했다. 1997년 ‘인터넷으로 사람 연결하겠다’면서 500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 하나만 믿고 퇴사했다. 1998년  한양대 앞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PC방인 ‘미션넘버원’을 열었다. PC방 사업으로 자본을 모아 게임회사 ‘한게임’을 세우고 1년6개월 만에 회원 1000만명을 모았다. 이후 미국에서 아이폰을 보고 PC웹의 시대는 저물 것으로 판단했다. 모바일시장을 선점하고자  2007년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을 세웠다. 그후 4년 뒤 카카오톡 메신저를 출시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현재 카카오톡 전세계 이용자는 5300만 명에 달한다. 이후 메신저를 기반으로 핀테크, 모빌리티, 게임,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한 김범수 의장. /카카오

최근에는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하면서 또 한 번 주목받았다. 김 의장은 지난 2월 ‘더기빙플레지’에 참여한다고 했다.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설립한 자선단체다.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 자산가만 가입할 수 있다. 또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커스 감독 등이 회원이다. 김 의장은‘더기빙플레지’ 220번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6월 1일에는 기부를 위한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를 출범시켰다. 

김 의장은 오래전부터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2017년 한 인터뷰에서 “누가 저한테 그랬어요. 웬만한 부자는 자기 힘으로 될 수 있지만, 억만장자는 하늘이 내려 주시는 거라서 그 뜻을 잘 새겨야 한다고. 지나가는 말로 툭 던진 얘기였는데 저한테는 굉장히 와 닿았어요. 제 노력보다 훨씬 많은 부를 얻었기 때문에 그 이상은 덤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모텔 청소부로 시작해 ‘10조 기업’ 일궈낸 이수진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7월15일 세계 최대 벤처 투자펀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7억달러(약 1조94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소프트뱅크가 국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역대 투자 중 쿠팡(총 30억달러·약 3조43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야놀자는 이번 투자에서 최소 10조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비상장사) 자리에 올랐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야놀자

‘야놀자’를 이끈 이수진(43) 총괄대표는 전형적인 ‘흙수저’다. 4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6살 때 어머니가 집을 떠났다. 농사짓는 조부모 밑에서 자란 이 대표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한글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중학생 때는 같이 살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 친척과 친구 집을 떠돌았다. 두원공고를 졸업한 후 인하공전에 가고 싶었지만 등록금 240만원이 없어 장학금을 주겠다고 한 천안공전(현 공주대)에 입학했다.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열망이 컸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는 평소 “가난했기에 성공하고 싶었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20대 초반 빨리 돈을 모으고 싶은 마음에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돈을 모았다. 그렇게 모은 종잣돈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투자한 돈을 모두 날렸다. 잠잘 곳도 없던 그의 눈에 들어온 일은 모텔 종업원이었다. 숙식까지 가능하다는 구인공고를 보고 모텔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객실 청소, 숙박 관리, 주방 일 등을 하면서 다시 돈을 모았다. 3년 동안 일하면서 악착같이 모은 돈 6000만원으로 샐러드 배달 가게를 열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다이어트와 채식이 유행이라 사업성이 있겠다고 예상했지만 착각이었다. 결국 6개월 만에 사업을 접고 다시 모텔로 돌아가야 했다.


이수진 대표(좌), 2018년 야놀자가 인기 그룹 EXID의 하니를 모델로 전개한 광고 캠페인. /야놀자

외로운 마음에 2004년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인 ‘모텔 이야기’를 열었다. 숙박업 종사자들을 위한 곳이었다. 모텔 종업원으로 일하면 느낀 점과 에피소드, 개선점 등을 정리해 글을 올렸다. 입소문이 나면서 카페 개설 1년 만에 가입자 1만명이 넘었다. 그러던 중 2005년 ‘모텔투어’라는 모텔 소개 카페를 운영하던 운영자가 그에게 인수를 제안했다. 모텔투어는 당시 회원 수가 20만명에 이르는 업계 3위의 인터넷 카페였다. 이 대표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모텔투어를 인수했다. 

이 대표는 모텔 홍보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와 숙박업소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서울과 근교 모텔촌을 돌아다니며 광고 영업을 했다. 또 숙박업계에 한정하지 않고 제휴 업소를 늘렸다. 모텔뿐 아니라 데이트 코스 등을 소개하면서 젊은 세대의 큰 관심을 받았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발 빠르게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고, 단기간에 수십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후 레저·관광 상품 판매로 사업을 키웠다. ‘야놀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객실 내부 사진을 앱에서 보여주는 방식을 선보이면서 모텔 산업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PC 사이트로 출발한 야놀자의 2021년 기업가치는 10조원에 달한다. 2019년 1조5000억원에서 불과 2년 만에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식당 한쪽에 몸 누이고 자던 소년, 국민 배달 앱 만들어

‘더기빙플레지’ 기부자로 이름을 올린 한국인 ‘흙수저’ 기업가가 또 있다.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한 김봉진(45) 의장이다. 김 의장도 지난 2월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했다.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첫 가입자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서약에서 “대한민국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조선DB

그의 말처럼 김 의장은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전라남도 완도군에 딸린 작은 섬인 ‘구도’에서 태어나 식당 일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화가를 꿈꿨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수도전기공고로 진학해야 했다. 식당 손님들이 다 나간 후에야 방에 몸을 누이고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집안 형편은 어려웠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부모님을 설득해 어렵게 서울예술대학에서 실내디자인을 공부할 수 있었다.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실력 덕분에 디자인그룹 네오위즈, 이모션, 네이버에서 일할 수 있었다. 2008년 수제 디자인 가구 사업으로 첫 창업에 도전했지만 1년 만에 실패해 2억원의 빚을 지기도 했다. 그러다 2010년 전화번호부 앱 콘셉트로 배달의민족을 창업했다. 창업 초기 데이터를 쌓기 위해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직접 전단을 수거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렇게 모은 5만개의 전단지 전화번호를 스마트폰 안에 넣었다.

세계 억만장자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의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된 김봉진(오른쪽)·설보미 부부. 한국인으로는 첫 가입자다.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

자본금 3000만원으로 만든 배달의민족은 현재 약 5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작년에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40억 달러(약4조7500억원)에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합병키로 했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 업계 사상 최대 인수·합병 사례다. 이 과정에서 김 의장은 약 1조원 대 주식 부자 대열에 오르기도 했다. 김 의장이 보유한 우아한형제들 지분 9.6%을 DH 지분으로 맞교환하면서 DH 지분 3%를 확보, 개인 자격으로 최대주주가 된 덕분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DH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면서 지분 평가액도 크게 늘었다.

최소 5000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김 의장은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원비 없어 신문 배달하던 학생, 매출 2조원 기업가로

방준혁(53) 넷마블 의장도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그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초등학생 때부터 신문배달을 했다. 학원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이사도 여러 번 가야 했다. 돈을 벌기 위해 고등학교도 중퇴하고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30세 때 인터넷 영화 사업에 나섰지만 쫄딱 망했다. 1999년에는 위성인터넷 사업을 시작했다. 초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접어야 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좌), 넷마블의 게임 세븐나이츠. /조선DB, 넷마블

그러던 중 게임 기업 아이팝소프트가 위기라는 소식을 들었다. 방준혁 의장은 그간 사업하면서 쌓은 인맥으로 투자자를 찾아 도움을 줬다. 이 일을 계기로 아이팝소프트의 사외이사 자리에 올랐다. 32세 때 아이팝소프트가 또 한 번 어려움을 겪자 직접 회사를 인수했다. 자본금 1억원, 직원 8명으로 온라인 게임회사 ‘넷마블’을 만들었다. 당시 PC 게임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때였다. 시장 진출 2년 만에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한국 최초로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4년 CJ그룹의 러브콜을 받아 800억원에 회사를 넘겼다. 

전문 경영인으로 2년여간 일하던 방 의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이후 넷마블은 자체 개발한 게임 19개가 모두 흥행에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 주 매출원이었던 ‘서든어택’ 서비스권도 넥슨에게 넘겨주면서 회사는 휘청였다. 2011년 방 의장은 CJ에 팔았던 지분을 인수해 복귀했다. 그는 자신이 성공했던 PC 게임 분야를 접고 모바일 게임에 집중했다. 2012년 ‘다 함께 차차차’를 시작으로 ‘마구마구’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 신작이 연이어 히트했다. 방 의장은 게임 사업에 대한 열정 하나로 현재 연 매출 2조원에 달하는 넷마블을 이끌고 있다.

글 시시비비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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