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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만에 50만개…’불량식품’ 소년이 만든 국민간식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08 10:25:13
조회 4612 추천 7 댓글 37

편식공장 편규호 대표

불량식품 이미지 벗고 건강간식으로 

캐나다 마트에서 아이디어 얻어 개발 

어릴적 별명은 ‘불량식품’. 부모님이 옛날 과자 공장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친구들은 이렇게 불렀다. 불량 원료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 ‘옛날 과자는 다 불량식품이다’는 얘기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제품 포장지가 촌스러워서일까. 어린 나이였지만 고민이 많았다. 결국 팔을 걷어붙이고 먹거리 사업을 시작했다. 첫 제품은 ‘쫀드기’. 국민 간식이지만 불량식품 이미지가 강한 제품이다. 편견을 바꾸고 싶었다. 

과자 공장부터 방앗간 자문까지 발품을 팔아 건강한 단맛을 연구했다. 찾아낸 답은 ‘보리’다. 보리를 볶고 10가지 곡물을 넣어 ‘보리맛쫀드기’를 만들었다. 칼로리는 줄이고 영양을 높여 건강 간식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출시 7개월만에 50만개가 팔리면서 해외 수출 제안도 들어왔다. 편식공장 편규호(32) 대표 이야기다.


편식공장 편규호 대표. /편식공장

편식공장은 어떤 곳인가요?

“편식공장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과자만을 만드는 공장이에요. 특정한 음식을 골라 즐기는 ‘편식’을 긍정어로 사용했어요. 맛있는 것만 먹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 편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간식을 골라 먹는데 맛도 좋고, 건강하기까지 하면 더 좋으니까요. 포장지에 있는 ‘ㅍㅅㄱㅈ’은 편식공장의 자음인 동시에 ‘평생과자’, ‘평생가자’의 의미도 담고 있어요. 주로 국민 간식이자 전통 간식인 쫀드기(bit.ly/3n2PQAZ) 등을 만듭니다.”

아버지의 과자공장 운영 경험이 창업에 영향을 미쳤나요? 창업과 제품 개발 계기가 궁금해요. 

“부모님께서 옛날 과자 공장을 운영하셨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다양한 간식을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먹거리에 관심이 많았죠. 그런 부분이 제가 창업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하지만 부모님은 제가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길 바라셨어요. 여러번 고비를 넘기면서 사업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몸소 경험하셨기 때문에 같은 업계에서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저를 여러번 말리셨죠. 

하지만 저는 옛날 과자의 불량식품 이미지를 바꾸고 싶은 열망이 강했어요. 우리가 즐겨먹었던 추억의 간식이 불량식품이 아닌 전통 과자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맛있는 전통과자가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런 전통과자를 수출까지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죠.”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방황도 많이 하셨다고요.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막상 사업을 시작하려고 보니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깨달았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헤쳐나가야할 상황이 많았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죠. 경험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자본금도 없는데다 부모님 반대도 있었으니까요. 

우선 닥치는 대로 다양한 일을 해봤어요. 대학을 다니면서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포장마차 아르바이트를 하고, 새벽 1시~오후1시까지는 PC방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방학 때나 졸업 후에는 과자공장, 반도체공장, 페인트 영업사원, 카드사 영업사원 등을 했죠. 일을 하는 동안 사회 경험도 톡톡히 쌓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일을 가리지 않고 하다보니 몸에 무리가 왔나봐요. 허리를 심하게 다쳐 잠깐 쉬기도 했습니다. 치료가 끝난 후에는 모은 돈으로 해외 연수를 떠났어요. 해외 수출을 하려면 영어를 배우고, 외국 먹거리도 둘러봐야 한다고 생각했죠.”


편규호 대표. /편식공장

해외에서 사업 방향을 찾으셨다고요. 해외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이야기해주세요. 

“필리핀에서 3개월, 캐나다에서 9개월. 총 1년 정도 해외에서 체류했어요. 필리핀은 어학연수 목적이었다면 캐나다에선 워킹홀리데이 개념으로 일하면서 영어공부를 했어요. 틈틈이 시장조사도 하고요. 당시 만났던 현지 어학원 선생님이나 일터의 사장님 모두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저는 성격이 적극적인 편이라 선물하기도 좋아하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필리핀 현지 선생님이 제가 인상 깊었던 학생이라며 태어난 아이 이름을 제 영어 이름인 클리브로 지었어요. 큰 감동이었죠. 또 캐나다에서는 밭에서 화분 심는 일을 했었는데 사장님이 제가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사업을 물려주고 싶어 하셨어요. 정말 힘든 일이라 아무도 못하는 일인데 제가 비오면 비맞고 눈오면 눈맞으면서 일을 하니까 그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기회를 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기에 거절했습니다. 

이후 캐나다의 한 마트 물류창고에서 일을 하면서 사업 방향을 찾았어요. 한국 제품의 유통과정을 눈여겨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죠. 캐나다 마트에는 곡물과 메이플 시럽으로 만든 라이스바가 고급 과자 라인에 진열돼 있었어요. 반면 비슷한 느낌의 한국 쌀과자는 촌스럽고 저렴한 이미지였죠. 재료를 업그레이드하고, 제품 디자인도 고급화해 젊은 사람도 자주 찾을 수 있는 간식을 만들어야겠다는 힌트를 얻었어요.”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큰 편인 것 같아요. 

“네 저는 주는 기쁨이 더 큰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물할 수 있고, 이로운 일을 하라고 늘 말씀하셨거든요. 제 삶의 가치관이기도 해요. 그런데 계속 주기만 하고 하나도 돌아오는 게 없으면 서운하긴 해요. (웃음)”

옛날 과자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또 어떤 이미지로 바꾸고 싶으신가요?

“쌀과자, 쫀드기, 꽈배기 등 소비자들에게 옛날 과자는 촌스러운 이미지가 강해요. 그런데 전 우리 곡물로 만든 간식인만큼 유기농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어요. 실제로 편식공장에서 만드는 제품들은 영양가 있는 재료들로 만든 제품이기도 하고요. 제품 포장지 자체도 세련되게 만들고 싶어요.”


편식공장 보리맛쫀드기. /편식공장



편식공장 보리맛쫀드기. /편식공장

이미 시중에 쫀드기가 많이 나와있는데, 편식공장만의 ‘보리맛쫀드기’ 특징은 무엇인가요?

“직접 엄선한 100% 국산 보리와 우리 땅에서 자란 10가지 곡물이 들어간 쫀드기에요. 보리, 현미, 쌀, 흑미, 수수, 조, 팥 등 건강한 재료를 사용해요. 무색소, 무향료, 무방부제로 인위적인 것은 넣지 않아 오직 곡물 본연의 색과 향이 있어요. 아무리 달콤한 간식이라도 맛이 너무 강하면 금방 물리기 마련인데 보리맛쫀드기(bit.ly/3n2PQAZ)는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이 있어 손이 자주 가요. 두툼한 두께와 부드러운 질감도 사람들이 자주 찾는 요인 중 하나에요.”

어떻게 만드나요?

“일반적인 쫀드기는 반죽이 아주 고온에서 익혀 만들어지기 때문에 원료 자연의 향이 깊게 남아있기 힘들어요. 하지만 저희는 자연 곡물 그대로의 향을 간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방법을 연구했어요. 자부심도 남다릅니다.

먼저 보리가 가장 맛있어지는 온도에서 보리를 직접 로스팅합니다. 로스팅 과정에서 보리의 구수한 향과 맛이 배가 돼요. 로스팅한 보리를 아주 고운 입자로 분쇄해요. 아이들이 먹는 이유식 입자 크기로요. 촉촉하고 고운입자로 분쇄했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소화돼요. 다음엔 분쇄한 보리와 곡물을 반죽하는 과정을 거쳐요. 이후 기계를 통해 반죽을 익히고 모양을 만듭니다.”


보리맛쫀드기 제조공정. /편식공장



보리맛쫀드기 제조공정. /편식공장

보리맛쫀드기 제조공정. /편식공장


개발 과정이 궁금해요. 시행착오도 많았을 것 같아요. 

“보리맛쫀드기를 개발하는데는 10개월 가량 걸렸어요. 가장 처음 한 일은 방앗간을 다니며 곡물과 보리에 대해 배우는 일이었어요. 방앗간 10군데 정도를 직접 발로 뛰며 자문을 구했죠. 방앗간 사장님께 새싹보리부터 찰보리까지 모든 보리의 종류와 곡물의 성질을 배웠어요. 이후 보리와 곡물을 가져와 실험과 실패를 반복했죠. 로스팅 방법에 따라 보리 반죽이 딱딱해질 수도, 묽어질 수도 있는데 적당한 선을 찾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쫀드기에 대해서는 아버지께 가장 먼저 배웠어요. 또 쫀드기를 만드는 다른 공장에도 찾아가 여러 사장님들께 조언을 들었죠. 쫄깃함과 두툼함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가수 윤보미의 편식공장 후기. /Fashion N 캡처

편식공장 후기. /편식공장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다른 쫀드기도 많이 먹어봤지만 여기가 최고라고 할 때가 가장 기분 좋아요. 그래서인지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고요. 보리가 주원료라 구수하고 건강한 맛이 난다는 후기도 많아요. 좀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드리자면 그냥 찢어먹어도 맛있지만, 팬이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해 드시면 바삭함까지 느낄 수 있어요.”

제품 수출을 제안받기도 했다고요. 

“일본과 캐나다, 미국 등 업체에서 수출 제안을 받아 수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앞으로 계획과 목표는요?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많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요. 사업도, 해외 수출도 막연하게 꿈만 꾸던 일인데 지금 하나씩 이루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건강하고 맛있는 전통과자를 꾸준히 만들 계획입니다. 전세계에 우리 전통과자를 알리고 싶어요. 그로 인한 수입으로 언젠가 국내에 무상 보육원과 요양원을 설립하는게 제 꿈입니다. 마을에서 한 어르신이 고인이 되면 도서관 하나가 불에 타는 것과 같다라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분들이 있기에 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노인과 아동 복지에 공헌하고 싶어요.”

글 시시비비 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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