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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에서 車보다 많이 팔린 소시지…생산 중단하는 이유는?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01 10:33:07
조회 5090 추천 12 댓글 48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에는 자동차보다 더 많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따로 있다.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생산하는 ‘소시지’다. 1973년부터 공장 직원들의 점심 식사용으로  만들기 시작한 소시지는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유서 깊은 명물이다. 그런데 폭스바겐이 최근 이 소시지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폭스바겐 이사였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전 총리는 “내가 만약 아직 폴크스바겐 이사회에 남아 있었다면 이 제품 생산 중단을 결코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분노했고 독일에선 여전히 반대 여론이 거세다. 폭스바겐이 50년 가까이 만들어온 베스트셀러 소시지를 더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뭘까.

폭스바겐에서 자동차보다 많이 팔린 ‘소시지’. 최근 생산 중단을 발표하면서 독일 내 여론이 들끓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소시지 대신 채식·대체육으로

1973년부터 폭스바겐은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사 공장 안에 소시지 가공 공장을 세우고 소시지 생산을 시작했다. 외부에서 소시지를 대량으로 구입해 공장 직원들의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대신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곳에선 연간 약 700만개의 소시지를 만든다. 2019년 생산된 소시지의 양은 680만개로 같은 해 생산된 폭스바겐 자동차 620만대보다 많았다. 소시지 겉면에는 폭스바겐 오리지널 부품이라고 적혀 있으며 ‘199 398 500 A’라는 정식 부품 번호도 있다. 

폭스바겐이 50년 가까이 생산해온 이 명물 소시지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건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서다. 폭스바겐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탄소 중립을 2050년까지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35년까지 내연 기관 생산도 중단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선 자동차뿐 아니라 소시지 생산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소시지를 만들기 위해선 소와 돼지 등을 기르고 도축한 뒤 가공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된다. 육류·유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4%로  자동차 생산, 사용보다 환경에 더 해롭다는 분석이 있다.



폭스바겐 소시지 공장의 작업 모습. /폭스바겐 홈페이지 캡처

폭스바겐 CEO 허버트 다이스는 “탄소 감소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2025년까지 공장에서 생산된 모든 육류를 시설에서 추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앞으로 소시지를 대신해 직원들이기 채식, 대체육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동차 산업의 당면 과제

자동차 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배출 업종이다. 차체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금속 부품과 프레임 등은 광석을 채굴해 금속으로 제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내외부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타이어 등의 소재 가공, 산재된 부품들을 모아서 완성차를 만들기까지 지속적으로 탄소가 배출된다. 판매된 완성 차량 역시 계속해서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생산과 운행 심지어 폐기 과정에서도 탄소가 배출된다.

자동차 산업은 제조부터 운행, 폐기까지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대표적인 탄소 배출 업종이다. /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그린피스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전세계 자동차 회사에서 생산·판매된 자동차의 탄소발자국(생산과정에서 폐기까지)은 48만톤에 이르며 이는 2018년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 수준에 달한다. 

이에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들은 내연기관차의 퇴출 시기를 설정하는 등 규제에 나서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자동차업계 역시 규제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폭스바겐이 소시지 생산을 중단한 것처럼 이제는 차를 만드는 소재부터 생산 공정, 에너지 공급은 물론 나아가 사회 공헌까지 자동차 회사가 모든 행보에 탄소 중립과 친환경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폐플라스틱, 어망, 페트병이 자동차 속으로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볼보는 2025년 이후 출시하는 모든 자동차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중 최소 25%를 재활용 소재로 만들기로 했다. 볼보는 대시보드, 계기판, 카펫, 시트 등 안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을 중심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할 방침이다.

볼보는 2018년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 스페셜 에디션’을 제작했다. 바닥 카펫은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와 의류업체로부터 받은 자투리천, 시트는 페트병을 활용했다. 2020년에는 고성능 전기차인 ‘폴스타’에 천연섬유와 페트병, 폐기된 코르크, 어망 등에서 추출한 재활용 재료를 사용한 친환경 자동차 시트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볼보는 기존 대비 플라스틱 사용률을 80% 줄이고, 무게는 50% 감소시켰다.



올해 8월 출시된 기아의 첫 전용전기차 ‘EV6’에는 차량 1대당 500㎖ 페트병 약 75개에 달하는 친환경 소재가 사용됐다. 기아는 EV6의 원료채취부터 부품조달, 부품수송, 차량조립, 유통, 사용, 폐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환경영향도(탄소배출량)를 측정하고 이를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가 출시한 ‘아이오닉5’에도 환경 친화적인 소재와 컬러가 대거 적용됐다. 아이오닉5의 도어 트림과 도어 스위치, 크래시 패드에는 유채꽃,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이 사용된 페인트가 사용됐다. 시트는 사탕수수,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성분을 활용해 만든 원사가 포함된 원단으로 제작됐다. 재활용 투명 페트병을 가공해 만든 원사로 제작한 직물이 시트와 도어 암레스트(팔걸이)에 적용됐고, 시트 제작을 위한 가죽 염색 공정에는 식물성 오일이 사용됐다.

◇꿀벌 키우고 플로깅까지… 친환경 사업 활발

일부 자동차 회사들은 아예 실질적인 친환경 사업을 벌이기도 한다. 꿀벌을 키우는 롤스로이스처럼 말이다. 유엔(UN)은 2017년 5월 20일을 세계 꿀벌의 날로 지정하고 전 세계 야생식물의 90%, 식량의 75%가 생산되는 데 필수 매개체 꿀벌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보호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롤스로이스가 꿀벌 프로젝트로 수확한 꿀. /롤스로이스 홈페이지 캡처


같은 해 롤스로이스는 꿀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롤스로이스는 영국 굿우드에 있는 생산 공장에 양봉장을 마련하고 서식지 파괴와 지구온난화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에게 안전한 서식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약 17만㎡ 규모의 롤스로이스 양봉장에는 25만 마리의 꿀벌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벌꿀은 일년에 96㎏으로 이 꿀은 팔지 않고 고객에게 선물로 제공한다.

포르쉐는 2017년부터 본사가 있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꿀벌 약 300만 마리를 기르고 있다. 양봉장 면적은 4만㎡, 포르쉐가 연간 생산하는 꿀은 400kg이다. 포르쉐의 꿀은 라이프치히 고객 서비스센터에서 병당 8유로에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은 꿀벌 보호에 쓰인다.

러닝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 ‘플로깅’ 행사를 연 볼보./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는 2019년부터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으로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러닝 캠페인 ‘헤이, 플로깅’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스웨덴어 ‘이삭을 줍다(Plocka Upp, 플로카 업)’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인 ‘플로깅(Plogging)’을 통해 기후 변화의 위기 속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안전한 지구 만들기 문화를 전파하고자 기획됐다. 

올해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티셔츠와 양말, 장갑, 가방, 쓰레기봉투 등이 들어 있는 ‘헤이플로깅 패키지’를 판매했는데 3000명이 구매 및 기부에 동참해 판매 수익금 약 6000만원을 기록했다. 볼보는 기부금을 더해 약 3억원을 환경재단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식 고취와 환경 회복을 위한 정화 캠페인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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