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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내렸더니 남성용 사각팬티…인종차별 논란 ‘활활’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04 10:06:38
조회 2937 추천 3 댓글 12

인종차별 논란 디자인
139만원 바지부터 신발까지
“다분히 의도적인 마케팅”

“바지 안에 남성용 사각팬티를 연결했다. 인종차별 느낌이 든다.”

한 틱톡 사용자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가 출시한 1190달러(약 1390만원)짜리 바지를 자신의 SNS에 올리며 한 말이다. 해당 바지의 이름은 ‘트롬페 로일 바지(Trompe L’Oeil pants)’로 바지 안에 남성용 사각팬티를 연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게시물은 20만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인종차별 디자인이라는 것에 공감했다.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발렌시아가가 바지를 엉덩이까지 내려 속옷을 보이게 입는 ‘새깅(sagging)’을 흉내 냈다고 말한다. 새깅은 1990년대 흑인 힙합 뮤지션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패션이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도덕적 문란, 불쾌감 등으로 해당 스타일을 금지해 논란이었다. 발렌시아가가 이런 과거를 가진 스타일을 제품으로 출시해 다시 한번 인종차별 논란에 불을 지핀 셈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마르키타 감마지 아프리카나 연구 부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스타일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웃음거리가 아닌 중요한 문화적 요소다. 발렌시아가는 그것을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매출을 위해 문화를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발렌시아가는 천 조각을 연결해 하나의 옷으로 만든 디자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번에 출시된 디자인엔 ‘트레이닝 복과 결합된 청바지’와 ‘티셔츠 위에 겹쳐진 단추 달린 셔츠’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디자인과 논란은 인터넷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인종차별 디자인으로 논란이 된 브랜드는 발렌시아가뿐만이 아니었다. 세계적으로 논란이 돼 출시가 무산된 제품도 있다. 어떤 브랜드가 인종차별 논란 중심에 있었는지 알아봤다.

인종차별 논란이 생긴 발렌시아가 바지. /틱톡 캡처

블랙페이스 연상하는 구찌 스웨터·프라다 장식품

2019년 구찌는 한 스웨터 때문에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된 제품은 얼굴 반을 덮는 검은색 스웨터로 입 모양을 따라 구멍이 나 있고 그 주변에는 붉은색 입술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사람들은 구찌 스웨터 디자인이 ‘블랙페이스’ 연상한다며 흑인을 비하하는 디자인이라고 비난했다. 블랙페이스는 흑인이 아닌 사람이 흑인 흉내를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고 흑인의 두꺼운 입술을 강조하기 위해 입술을 과장해서 표현하는 분장이다. 1960년대에 인종차별 행위로 비판받고 금지됐다.

논란은 계속 커졌고 결국 구찌는 SNS를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판매를 중단했다. 2019년 9월 구찌는 “방한 목적의 울 점퍼(스웨터)로 문제를 일으킨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즉시 해당 제품을 수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조직 전반에 걸쳐 다양성을 높이고, 이번 사건을 큰 배움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블랙페이스 논란은 구찌뿐 아니었다. 2018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블랙페이스를 연상하는 장식품으로 비판을 받았다. 해당 제품은 ‘프라다말리아’ 라인 중 하나로 원숭이를 닮은 얼굴을 한 장식품이다. 검은색 얼굴에 두꺼운 빨간 입술을 가진 캐릭터다. 미국 인권 변호사 치니에 에지(Chinyere Ezie)가 프라다 매장에 진열된 이 장식품을 발견하고 SNS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에지는 “블랙페이스가 2018년에도 건재하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역사는 계속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글을 올렸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당시 프라다는 “우리는 전 세계의 다양한 패션과 문화의 아름다움을 기념하는 제품들을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불쾌감을 준 프라다말리아 제품들을 시장에서 철수했고, 이번 사태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제품을 모두 수거했다.


구찌 터틀넥 스웨터, 프라다 장식품. /구찌 홈페이지,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백인우월주의 떠올린 나이키 신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2019년 한 운동화 출시 계획을 철회했다. 해당 제품이 백인우월주의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나이키는 당시 미국 독립 243주년을 기념해 에어맥스 한정판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한 사진을 공개했다. 한정판 에어맥스에는 뒤꿈치 부분에 미국 독립 초기 형태의 성조기가 새겨져 있었다.

이 성조기가 문제였다. 뱃시 로스(Betsy Ross)라 불리는 이 성조기에는 13개의 별이 그려져 있는데, 미국 독립 초기 13개 주의 노예제와 백인우월주의를 연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성조기는 백인우월주의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KK)’과 미 나치당이 사용 중이기도 하다. 결국 나이키는 논란이 번지자 결국 신발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소매점에 납품했던 모든 제품을 회수했다.


벳시 로스 성조기를 새긴 나이키 신발, 발목보호대를 연결한 아디다스 신발. /나이키, 아디다스 캡처

마치 족쇄 같다…노예 제도 

2012년에는 아디다스 신발이 논란에 휩싸였다. 아디다스는 당시 제레미 스콧과 협업해 플라스틱 발목 보호대가 달린 운동화 JS 라운드하우스 미즈를 선보였다. 해당 운동화는 발목 주위에 채울 수 있도록 체인으로 연결된 발목보호대가 함께 달려있다. 아디다스는 SNS를 통해 “격렬한 운동을 하면 신발이 벗겨지기 쉬우니 발목을 고정하는 것이 어떠한가?”라며 제품을 홍보한다.

그러나 이 발목보호대가 아디다스의 발목을 잡았다. 사람들은 이 제품을 두고 노예를 상징하는 족쇄가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발목 링이 흑인 노예, 죄수를 연상시킨다”, “압제 역사는 극복되지 않았는데 조소를 보내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노예는 패션 모티브가 될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아디다스 측은 “해당 제품은 아디다스의 2012년 가을/겨울 시즌 신상품용으로 특이한 패션 감각을 지닌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의 작품이다. 노예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아디다스가 인종차별 논란에 중심에 선건 그때뿐만이 아니다. 과거 ‘흑인 역사의 달’을 기념하면서 출시한 울트라부스트 특별판도 논란이었다. 해당 제품은 면으로 제작된 흰색 운동화였다. 흑인 역사의 달은 노예시대로부터 미국·유럽에 정착한 아프리카계 이주민들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문제는 운동화 소재였다. 면(목화)은 노예해방 전후에 흑인들이 주로 재배했던 품목이다. 흑인을 비하할 때 쓰이는 단어기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아디다스는 “흑인 역사의 달을 인정하고 기려야 한다는 아디다스의 신념의 정신이나 철학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해당 제품을 모두 철수했다.

패션 업계에서 인종차별이라는 문제가 연속해서 불거지자 여론은 브랜드들이 사과는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도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전문가 역시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과거 크리스 길모어 위기 관리 마케팅 전문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짧은 시간 내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해 논란을 일으키는 방식은 오래된 마케팅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사전에 수많은 이들이 제품을 검토했을 텐데도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인종차별을 형상화한 제품들을 선보이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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